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잎새에게 - 정호승 본문

🌱 Ador 사색. 도서.

잎새에게 - 정호승

Ador38 2011. 11. 28. 12:26

잎새에게 /정호승


하나님도 쓸쓸하다

하나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보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

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

많은 것을 잃었으니 모든 것을 잃지 않았나니

미소로서 그대를 통과하던 밝은 햇살과

온 몸을 간지럽히던 싸락눈의 정다움을 기억하시리라

그대 가슴 위로 똥을 누고 가는 저새들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

사랑하고 싶은 인간이 없어

하나님도 쓸쓸한 저녁무렵

삶은 때때로 키스처럼 반짝거린다


친구 이야기 / 박인수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