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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잎새에게 - 정호승 본문
잎새에게 /정호승 하나님도 쓸쓸하다 하나님도 인간에게 사랑을 바라보다가 쓸쓸하시다 오늘의 마지막 열차가 소리없이 지나가는 들녘에 서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지 알 수 없어라 그대는 광한루 돌담길을 홀로 걷다가많은 것을 잃었으니 모든 것을 잃지 않았나니 미소로서 그대를 통과하던 밝은 햇살과 온 몸을 간지럽히던 싸락눈의 정다움을 기억하시리라 그대 가슴 위로 똥을 누고 가는 저새들이 그 얼마나 아름다우냐 사랑하고 싶은 인간이 없어 하나님도 쓸쓸한 저녁무렵 삶은 때때로 키스처럼 반짝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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