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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병준]이래서 돼겠는가? - 일사불란 일본, 중구난방 한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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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병준]이래서 돼겠는가? - 일사불란 일본, 중구난방 한국

Ador38 2012. 9. 14. 16:56

[기고/안병준]일사불란 일본, 중구난방 한국

기사입력 2012-09-14 03:00:00 기사수정 2012-09-14 03:00:00

 

안병준 한국신문윤리위원 경북도 독도정책자문관

독도의 방파제 실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비정부기구(NGO)인 독도수호대 김점구 대표가 관계 부처에 몇 가지 문의를 했다. 담당 공무원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니 국무총리실의 정부합동독도영토관리대책단에 물어보라”고 했다. 대책단에 연락했더니 “우리는 협의체일 뿐”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김 대표는 정부가 형식적 임기응변의 핑퐁식 행정을 편다고 비판했다.

이 일화는 지난달 30일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서울 배재학당에서 열린 ‘독도 글로벌 홍보전략’이라는 기획토론회에서 소개한 것이다. 독도 수호에 대응하는 한국의 현황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에피소드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정부 학계 민간 개인 그리고 독도를 행정구역으로 두고 있는 경상북도 등에 수많은 독도 관련 단체와 연구소가 있지만 체계적, 유기적이지 못하다.

일본은 총리실 안에 대외비 조직을 갖추고 장기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그들의 특성처럼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준비한다. 대동아공영론(大東亞共榮論)을 명분으로 아시아 각국을 침략했던 것처럼, 정교한 각본을 짜 놓고 움직인다.

예산도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외교통상부의 독도영유권 공고화 사업 예산은 3년째 23억2000만 원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다 내년 42억 원으로 늘긴 했지만 일본이 올해 영토 대책비로 책정한 10억 엔(143억 원)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난다.

독도에 대해 역사적 지리적 실효적 지배 사실만 강조할 것이 아니다. 목소리를 높여서도 안 된다. 체계적 장기적 준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군의 모든 조직을 네트워크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예산의 편성과 효율적 집행, 전략의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현재의 대내외 활동은 일관성 없이 중구난방인 측면이 있다. 매년 7, 8회 열리는 대책반 회의는 부처간 의견 교환과 현황 보고만 있을 뿐이지 강력한 집행력과 지휘력이 미미한 상태라는 지적이 있다. 반장도 총리실 국장급이다.

독도와 관련해 국제법 전문가의 양성과 대폭적인 지원도 긴요하다. 이들이 세계 각국의 유수한 국제법 전문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진출해 직간접 영향력을 갖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인 송상현 교수가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재선에 성공한 사실은 중요한 디딤돌이라 하겠다.

역사적 자료 발굴과 공표 문제는 어떠한가. 최근에도 한일 양국에서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입증하는 수백 년 전 고문서가 발견되었지만, 이보다 일본이 독도를 편입했다고 주장하는 1905년 무렵의 증거를 차곡차곡 모으는 것이 국제법상 더 의미가 있다는 게 국제법 전문가의 지적이다. ICJ는 고문서보다 상대적으로 명확한 근현대 자료의 증거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요 자료를 발굴했을 경우는 이를 공개 발표하는 것보다, 은밀하게 축적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언론도 이에 협조하는 자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또 독도에 정부사무소(울릉군, 경비대 등) 이외에 거주민 지원과 환경 보호 등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더 많이 설립해 영유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지금은 자체의 ‘푸독’(푸른 울릉독도 가꾸기회) 하나뿐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독도 방문 유치도 국제 사회의 독도 승인을 유도하는 데 유리하다.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한국인 예술가 문인들이 독도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도록 유도하고 ‘독도 공연’을 하는 것도 고려할 가치가 있다. 애국적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일시적 광고판을 설치하는 일도 좋긴 하나,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국가적 네트워크 구축의 절대적 긴요성을 말해 주고 있다.

안병준 한국신문윤리위원 경북도 독도정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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