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쌀쌀한 가을 날씨엔 따뜻한 차를 많이 찾는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피로 회복과 원기 보충을 위해 환절기 때 차를 즐겼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한방차를 알아보자.
■ 30∼50대 남성, 인삼차
평소 원기가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몸이 차고 추위를 잘 타는 남성에게는 인삼이 좋다. 인삼은 그 약성이 '대보원기'라 해서 기운을 북돋아주는 대표 약재다. 생으로 그냥 먹거나 인삼차, 홍삼차 등으로 먹을 수 있는데, 몸에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인삼차를 마셨을 때 가슴과 머리 쪽이 화끈거리는 사람은 양체질이므로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상열감이나 목이 뻣뻣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사는 남성이라면 피로와 체력 회복에 도움을 주는 구기자차, 오미자차, 복분자차가 좋다. 한의학에서는 간의 기운이 떨어졌을 때 피곤함을 느낀다고 본다. 구기자와 산수유는 간의 기운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평소 술을 자주 마시거나 초기 감기 기운이 있다면 갈근, 즉 칡차가 제격이다. 칡은 땀을 흘리게 해 숙취를 해소해줄 뿐 아니라 몸의 열을 내리는 작용도 한다. 말린 차 재료 30~50g을 물 1에 넣고 1시간 정도 끓인 후 수시로 마시면 된다.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170F374A4E9EC66E0B)
■ 30∼50대 여성, 구기자차나 오미자차
환절기 때 푸석해진 피부가 신경 쓰이는 여성이라면 구기자차나 오미자차가 좋다. 한방에서는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할 때 피부가 건조해진다고 본다. 차는 몸 안의 수분을 보충해준다. 평소 변비를 앓거나 다이어트 중인 여성에게는 율무차, 둥굴레차, 옥수수수염차가 좋다. 몸 안의 신진대사를 높이고 공복감을 없앨 뿐 아니라 몸 안에 정체된 수분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율무는 식욕을 억제하고 붓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설탕과 함께 섞여 있는 율무차 제품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명심하자.
■ 50∼80대 노인, 오미자차나 인삼차
환절기 때 노인들은 잦은 기침을 한다. 이는 대부분 호흡기 점막의 기능이 저하되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오미자차나 인삼차가 마른기침을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기 위한 차로는 구기자차나 산수유차가 적격이다. 평소 소화가 잘되지 않거나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칼슘, 칼륨, 무기질이 풍부한 모과차가 좋다. 한방에서는 근육통과 관절염, 요통 치료에 모과가 쓰이는데, 변비가 있거나 신장·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손발이 차거나 추위를 잘 타며, 코가 막히고 재채기와 콧물을 달고 사는 사람은 생강차, 계피차, 대추차가 좋다.
■ 10∼20대 자녀, 계피차나 생강차 평소 감기나 비염 등을 달고 사는 아이들한테는 도라지, 생강, 은행, 꿀, 배, 대추 등으로 차를 끓여 마시면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다. 아이가 열이 펄펄 끓는 몸살감기에 걸렸을 때는 계피차나 생강차 등을 먹이면 열을 내리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목감기에는 레몬차, 초기 몸살감기에는 유자차가, 약한 감기에는 파뿌리를 물과 함께 끓여서 먹이면 도움이 된다.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리는 수험생이 국화차를 마시면 눈과 머리가 맑아져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한방차,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한방차가 우리 몸에 이로운 건 분명하지만, 한방차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한방차로 병을 치료한다고 과신할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차를 마심으로써 병을 예방하고 치료 과정에 도움을 주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한방차보약'은 아니지만 커피나 청량음료 대신 한방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다 보면 면역력을 높여 보약을 먹는 것과 유사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이롭다는 것이다.
농도 차가 커 한방차로 한약이나 보약의 효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한다는 개념으로 한방차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시중에서 파는 한방차는 상관없지만 한방차의 종류,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좋게도 나쁘게도 작용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감기에 잘 걸린다면 한방차를 통해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좋다. 다만 임신부의 경우 독성이 있는 약재나 어혈을 제거하는 약재가 포함된 차는 유산 위험이 있으므로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출처 : 한겨례 김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