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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자동차 M&A 명장면] 34. 영국 럭셔리카 쌍두마차 벼랑 끝에서 부활 본문
[역사를 바꾼 자동차 M&A 명장면] 34. 영국 럭셔리카 쌍두마차 벼랑 끝에서 부활
Ador38 2014. 12. 11. 11:36[역사를 바꾼 자동차 M&A 명장면] 34. 영국 럭셔리카 쌍두마차 벼랑 끝에서 부활
인도 타타에 인수된 재규어·랜드로버…독자 경영, 과감한 투자, 디자인 혁신 삼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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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프랑스의 세계적 자동차 경주 대회인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 지배, 30년 뒤인 1989년 미국 포드로 매각, 적자 누적. 2007년 다시 인도 타타에 인수.’
영국의 고급차 브랜드 재규어의 역사를 두 줄로 요약한 문장이다. 영국 왕실이 인정한 럭셔리 브랜드이자 레이싱 대회에서 활약한 스포츠 세단이었지만 경영난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과거 대영제국의 지배 아래 있었던 국가인 미국과 인도의 기업에 인수·합병(M&A)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영국 왕실이 사랑한 유서 깊은 명차
재규어와 함께 영국 왕실 의전 차량으로 사용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랜드로버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승차감과 정숙성을 가졌다. 동시에 미국의 지프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오프로더이기도 하다. 하지만 재규어만큼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과 인도는 물론 영국군의 군용차로도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1994년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적이었던 독일(BMW그룹)에 팔려 나가기도 했다.
변화 없는 디자인과 낮은 품질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외면 받았던 영국의 럭셔리 카의 쌍두마차는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두 브랜드를 인수한 인도 타타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안 칼럼이 빚은 디자인이 재규어와 랜드로버를 상승 궤도에 올려놓았다.
두 브랜드 중 역사가 오래된 것은 랜드로버다. 1877년 존 켐프 스탈리와 윌리엄 서튼이 설립한 자전거 제조사 ‘로버’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버는 1903년 자전거에 가솔린엔진을 얹은 모터사이클로 영역을 넓혔다. 제1차 세계 대전 기간에는 군용 트럭을 만들기도 했다. 1946년 이 회사의 모리스 윌크스, 스펜서 윌크스 형제가 랜드로버 시제품을 개발했다.
사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랜드로버는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처음 소개됐다. 이를 본 영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다목적 군용차로 만들어 공급했고 종전 후 일반 대중에게도 판매됐다. 미국의 지프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차가 바로 랜드로버다. 1970년에는 랜드로버 내에서도 하이엔드를 지향하는 브랜드 ‘레인지로버(RANGE ROVER)’를 내놓아 고소득층을 공략했다.
회사의 뿌리는 랜드로버가 오래됐지만 자동차 자체로만 보면 재규어의 역사가 더 길다. 1922년 윌리엄 라이온즈가 모터사이클 사이드카 제작사인 ‘스왈로 사이드카 컴퍼니’를 설립했다. 이후 1935년 재규어 브랜드의 첫 차량인 ‘SS 재규어 90’과 100을 내놓았다. 랜드로버보다 13년 먼저다. 당초 재규어의 정확한 브랜드명은 ‘SS 재규어’였다. 하지만 독일 특수부대인 ‘SS부대’와 이름이 같다는 비판을 받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SS’를 빼고 사명을 재규어로 정했다.
재규어는 1951년 경주차 ‘C타입’으로 르망 24시 내구 레이스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프랑스 소도시 르망에서 매년 열리는 80년 역사의 유서 깊은 경주다. 24시간 동안 서킷을 가장 많이 달린 경주차가 우승하는 방식이다.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건 주행 성능은 물론 차량의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규어는 C타입으로 1953년 한 차례 더 우승한 뒤 새로운 경주차인 D타입으로 1955~1957년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 우승과 함께 XK120·XK140·XK150·E타입·XJ 등 유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고성능 차를 내놓으면서 고급차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두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마냥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오일쇼크와 경기 침체 등을 거치면서 회사의 주인이 계속 바뀌었다. 로버는 1967년 레일랜드자동차에 흡수됐고 이듬해인 1968년 레일랜드자동차가 재규어를 보유한 브리티시모터홀딩스와 합병하면서 브리티시레일랜드(BL)로 거듭났다. BL은 오일쇼크를 버티지 못하고 1975년 국영화됐다. 사명도 BL공사로 바뀌었다. 이 회사는 11년 뒤인 1986년 다시 로버그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로버그룹은 1988년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에 인수되면서 다시 민영화됐다. 여기까진 영국 내에서 이사를 다닌 셈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는 해외로 이민을 다녀야 했다. 1994년 1월 로버그룹은 BMW가 이 회사 지분 80%를 8억 파운드에 인수하면서 국적을 바꿔 달았다. BMW는 다음 달인 2월 혼다가 갖고 있던 나머지 지분 20%도 사들였다.
로버그룹이 갖고 있었던 로버·랜드로버·미니는 자연스레 BMW그룹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재규어는 BMW그룹에 인수되기 전인 1989년 미국의 포드로 넘어갔다. 랜드로버도 BMW그룹에 6년간 머무른 뒤 2000년 3월 부채를 떠안는 조건으로 포드에 매각됐다. 1968년 BL에 이어 둘째로 재규어·랜드로버가 한 지붕 아래 있게 된 것이다.
영국서 독일로, 미국으로…수차례 주인 바뀌어
랜드로버는 1995년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이 10만 대를 넘기는 등 시장에서 제법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BMW그룹에 수익을 안겨주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는 포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포드는 랜드로버·재규어·볼보·링컨·애스턴 마틴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한데 묶어 1999년 프리미어오토모티브그룹(PAG)을 설립했다.
최고경영자(CEO)에는 BMW그룹의 대주주인 크반트 가문에 의해 경질되다시피 물러난 볼프강 라이츨레 전 BMW그룹 회장이 임명됐다. 라이츨레 CEO는 PAG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랜드로버는 2007년 ‘디스커버리 3’ 모델이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등 다소 선방했지만 재규어는 힘을 쓰지 못했다.
오히려 포드에 인수된 후 ‘포드의 엔진과 섀시에 재규어의 껍데기만 뒤집어 쓴 차’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재규어 특유의 클래식한 디자인은 더 이상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지 못했다.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서 37년 동안 일하다 포드의 새 CEO로 영입된 앨런 멀럴리는 2006년 10월 1일 자리를 옮긴 후 곧바로 PAG에 메스를 들이댔다. 링컨만 남기고 다 팔기로 한 것이다. 2007년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그렇게 다시 매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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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는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브랜드였다. 역사와 전통, 자동차 경주 대회와 오프로드에서 각각 쌓아 놓은 노하우만으로도 살 가치는 충분했다. 여러 회사가 관심을 보였다. 이 중엔 글로벌 완성차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온 현대차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1월 1일 포드는 인도의 타타그룹이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가격은 23억 달러였다. 타타그룹은 두 회사의 통합 법인, 재규어랜드로버오토모티브PLC(Jaguar Land Rover Automotive PLC)를 출범시켰다.
자동차 업계는 타타그룹의 재규어랜드로버 인수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포드의 매각 발표 후 타타그룹의 부도 확률을 나타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가격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발라지 자야리 모건스탠리 자동차 산업 애널리스트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없고 비용만 드는 가치 파괴적 인수”라고 혹평했다. 자동차 후발 주자인 타타그룹이 재규어랜드로버의 선진 기술만 빼내고 럭셔리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시킬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자동차 업계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인도는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영국의 문화와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 인도 특유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갖게 하는 진실성 있는 태도가 있었다. 타타그룹 측의 “재규어랜드로버의 독자 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졌고 두 회사는 자신의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본사는 영국에 있고 주요 경영진도 영국인들이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20억 파운드(3조4740억 원)를 투입했다.
이안 칼럼, 새로운 숨결 불어넣다
재규어랜드로버 부활의 일등 공신 중 한 명은 수석 디자이너 이안 칼럼이다. 타타그룹은 이언 칼럼에게 디자인 전권을 위임했다. 그는 ‘본드 카’로 잘 알려진 영국 스포츠카 애스턴 마틴을 디자인하는 등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었다. 그는 2008년 등장한 중형 세단 ‘XF’를 가리켜 “이름만 빼고 모든 걸 다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때까지 재규어를 상징하는 네 개의 둥근 헤드라이트와 밀림의 맹수 재규어가 뛰어나가는 형상의 엠블럼 ‘리퍼’를 없앴다. 모두 버리되 재규어 본연의 모습을 충실하게 담은 XF는 “전통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판매량도 늘었다. 2010년 출시한 대형 세단 ‘XJ’와 이듬해인 2011년 내놓은 랜드로버의 콤팩트 SUV인 ‘레인지로버 이보크’도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
타타그룹은 재규어랜드로버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는 데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다. 반조립 제품(CKD) 방식으로 랜드로버를 들여와 조립한 인도산 랜드로버는 현지 내수 판매만 했다. ‘메이드 인 유나이티드 킹덤(Made in UK)’의 위상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타타그룹의 이런 전략은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2009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에 매출액 49억4950만 파운드(8조5113억 원), 4억240만 파운드(6948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듬해인 2010 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에 65억2720만 파운드의 매출과 2350만 파운드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같은 해 4월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기준으로 재규어랜드로버의 가치를 140억 달러(15조1620억 원)로 평가했다.
4년 만에 가치가 6배 이상 뛰어올랐다. 2014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는 매출 193억3860만 파운드, 영업이익 18억 7900만 파운드의 실적을 기록했다.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새로운 변화도 계속 시도하고 있다. 재규어는 이안 칼럼의 주도로 과거 재규어의 전성기를 상징했던 모델인 E타입의 21세기 모델인 F타입을 출시,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와 함께 콤팩트 세단 ‘XE’의 양산 모델도 2014년 공개했다. BMW 3 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와 경쟁하겠다는 의도다. 재규어도 본격적으로 판매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랜드로버도 그동안 회사의 주력 모델 중 하나였던 콤팩트 SUV ‘프리랜더’를 단종하고 간판 모델 ‘디스커버리’의 5인승 모델인 ‘디스커버리 스포츠’를 2015년부터 판매한다. 두 브랜드의 2013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판매량은 37만 대, 2014 회계연도는 43만 대다. 향후 중국 사업 확장까지 이뤄지면 추가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먼 길을 돌아온 재규어랜드로버의 전성기는 이제 다시 시작됐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최진석 한국경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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