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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700억 자금수혈…자회사 풀무원식품에 무슨일이? 본문
풀무원 700억 자금수혈…자회사 풀무원식품에 무슨일이?
해외사업 악화, IPO도 무산…'사모펀드 투자회수-유상감자-자금지원' 악순환
풀무원 (232,500원 7500 -3.1%)이 자회사 풀무원식품에 700억원대 자금 지원에 나섰다. 해외사업 손실 확대로 당초 계획했던 IPO(기업공개)가 무산되자 풀무원식품에 1000억원을 투자했던 홍콩계 사모펀드 SIH(스텔라인베스트홀딩스)가 자금을 회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풀무원은 이달 중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해 400억원을 자회사 풀무원식품에 출자한다. 풀무원식품이 사모펀드에 자금을 빼주기 위해 주식(220만2096주, 1482억원)을 소각하는 유상감자를 단행하면서 부채비율이 치솟자 긴급 조치에 나선 것이다. 또 300억원대 전환사채(CB)를 발행해 풀무원식품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美-中-日 해외사업 고전…"사업 포기 안 한다"=풀무원식품이 자금난에 빠진 것은 미국, 중국, 일본 등 부진한 해외사업 탓이다. 풀무원 미국법인은 지난해 1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2004년 '와일드우드 내추럴 푸드'(프리미엄 두부), 2009년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냉장파스타·소스류) 등 현지 식품업체를 인수하며 공격경영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누적 순손실이 7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69억원을 투자해 지분 48.8%를 인수한 일본 두부업체 '아사히식품공업'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78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합작법인 '상해포미다유한공사'도 지난해 12억원의 손실을 냈다. 풀무원식품은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손실이 큰 미국 사업은 이효율 사장이 직접 챙기기로 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사업은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구조조정보다는 현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은 아직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매년 매출이 80∼90%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 역시 지난해 처음 시장에 진출한 만큼 시간이 지나면 사업이 안정될 것으로 풀무원측은 기대했다. ◇IPO 무산…풀무원까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당초 4월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던 풀무원식품의 IPO는 사실상 무산됐다.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상장을 추진할 경우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풀무원식품 유상감자와 풀무원 BW, CB 발행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풀무원식품은 유상감자 이전에 170%였던 부채비율이 감자 직후 509%로 높아졌다. 풀무원으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으면 274%로 낮아지지만 여전히 감자전보다 100%p(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지주회사인 풀무원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가 각각 65.8%, 32.0%로 안정적이지만 풀무원식품 증자 참여로 순차입금이 늘고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유상감자와 자금지원으로 풀무원과 풀무원식품의 재무여력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풀무원식품의 실적이 개선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모기업 풀무원을 포함한 계열사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지유 clio@mt.co.kr 머니투데이 산업2부 송지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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