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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이콘’ Jeep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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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아이콘’ Jeep

Ador38 2016. 6. 9. 15:04


 

 

‘전쟁의 아이콘’ Jeep


지프(Jeep)는 전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 4륜구동(4WD)의 자동차다. 제2차 세계대전에 등장해 산악전과 기습작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능을 발휘하며 연합군 승리의 한 축을 맡았고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켰다.

지프의 전천후 능력은 전쟁 후에도 빛을 발했다. 민간용으로 개조된 지프는 성능과 편의사양을 보강해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오늘의 SUV(Sport utility vehicle)의 토양이 된 지프는 전쟁의 아이콘을 넘어 실용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또 다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프의 탄생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비롯됐다.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은 자국 내 전차개발이 금지되자 4륜구동 개발에 착수했다. 1937년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모델이 G-5다. 이 차는 오프로드의 강자인 메르세데스-벤츠 G-wagon(G-웨건 또는 G-바겐)의 바탕이 된 모델이기도 하다. 기동성이 탁월했던 G-5는 1940년을 전후해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특히 당시 전쟁의 당사국인 미국과 유럽 등 연합군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1942년형 윌리스 MB

 


독일의 월등한 기동력을 체감한 연합군, 특히 미국은 G-5에 버금가는 차량 제작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지형에도 운행이 가능한 4륜구동이면서 차체 무게는 가볍고 다양한 용도의 차가 필요했다. 물론 전쟁 이전부터 이러한 목적의 차량은 개발 과제이기도 했지만 G-5의 위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이상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독일 G-5의 맞불카드로 개발, 밴텀과 윌리스 경쟁 = 1940년 7월, 미국방성이 입찰 조건을 내놓았다. 큰 그림은 기존 포드 T-모델과 군용 모터사이클을 대체할 기동력이 우수한 단순한 정찰차량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인 조건은 매우 까다로웠다.

지프를 탄생하게 한 독일의 G-5


먼저 4륜구동은 필수이며 무게는 1,300파운드(약 589㎏·이후 2,160파운드로 조정)를 넘지 않아야 하고 적재중량 0.25t 이하에 3명의 승차정원이 조건이었다. 또 사각형 바디에 접이식 앞 창문에 이어 휠베이스는 2,032㎜, 최고속도 80㎞/h라는 조건도 지켜야 했다. 특히 49일안에 시험차 40대를, 75일만에 70대를 납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입찰 대상은 모두 135개 업체였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에 2개사가 입찰에 응했다. 미 육군에 정찰용 차량을 공급한 적이 있던 윌리스 오버랜드(Willy-Overland)와 아메리칸 밴텀(Bantom)이었다. 나중엔 포드(Ford)가 참여하게 된다. 맨 먼저 밴텀사가 250마일의 비포장 도로와 3,400마일의 내구성 테스트를 거친 시험차 ‘플리츠 버기’(훗날 영국에서는 블리츠 버기(Blitz Buggy)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된다)를 내놓자 윌리스 오버랜드사의 엔지니어링 부사장 델마 G. 루스(Delma G. Roos)는 ‘윌리스 쿼드’ (Willys Quad)를 내놓았다.

1942년형 윌리스 MA <출처: (cc) Wikipedia at Bukvoed>


포드는 퍼거슨 트랙터를 개조해 밴텀 블리츠 버기와 윌리스 쿼드 대비 차량 중량을 대폭 낮춘 GP를 개발했다. GP는 제네럴 퍼포스(General Purpose)의 머리글자로 ‘피그미’ (Pygmy·훗날 영국을 대표하는 4륜구동 ‘랜드로버’의 시초가 됐다)라고도 불리웠다. 각 사는 완성된 양산형 모델들을 1940년 여름 미군에 발표했으며, 70대의 시범 모델을 제작하도록 허가받았다.

미군은 1940년 11월 메릴랜드 주에 위치한 홀라버드 캠프(Holabird Camp)에서 세 차량을 인도받았다. 세 차량 차체 중량이 모두 미군이 처음 제시한 590㎏을 초과했으나 군은 먼저 제시한 차체 중량이 너무 가벼웠음을 인정하고 최대 중량 한도를 높였다.

한국전쟁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윌리스 M38A1 <출처: (cc) Wikipedia at JePe>


윌리스 36만여대 납품, 산악전·기습작전 활약 = 미군은 이어 1941년 3월 2차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밴텀은 1,500대의 40BRC 모델을 제작하는데 합의했으며, 포드는 개선된 GP 피그미를 1,500대 제작하기로 했다. 윌리스 오버랜드 역시 1,500대의 쿼드를 제작하게 됐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최종 제작의 주인공은 윌리스가 차지하게 된다. 윌리스 쿼드는 2륜과 4륜의 변환장치가 있었지만 밴텀의 버기에 비해 무거웠다. 반대로 힘은 월등해 결국 윌리스의 쿼드를 베이스로 해 밴텀과 포드가 이를 지원하는 쪽으로 미군의 결정을 이끌어냈다. 미군은 윌리스의 부족한 생산 시설을 감안해 포드에 설계도를 인계하는 방식도 결정했다.

지프 CJ7 <출처: 크라이슬러코리아>


초기의 지프(윌리스 MA)는 핸들에 변속기어를 장착했으며 원형 계기판과 좌측 핸드 브레이크가 탑재됐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지프는 모두 60만대 이상 생산됐는데 윌리스 오버랜드가 36만8000대, 포드가 27만7,000대의 지프를 미군에 납품했다.

지프의 활약은 대단했다. 산악전과 기습작전에서 특유의 기동력으로 독일 G-5에 맞먹는 활약을 펼쳤다. 각종 물자를 운반하기 위한 수송차나 부상자 운송을 위한 구급차로 개조되는 일도 다반사였다. 또한 실용적인 면도 뛰어났는데 마땅히 앉아 있을 의자나 물건도 없던 전쟁터에서는 보닛을 임시 테이블이나 식탁, 연설대 등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지프로 명명된 유래도 다양하다. 1941년 말부터 윌리스 MA에서 MB로 이름이 바뀌고 수십만대가 보급되면서 지프라는 이름이 널리 퍼지게 됐다. 미 육군 정찰차 제너럴 퍼포스의 머리글자인 ‘GP’에서 유래됐다는 주장과 포드사가 명명한 G.P.W(Government·P-Wheelbase·Willy‘s)를 빨리 발음한데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또 당시 인기 만화 ‘뽀빠이’에 등장하는 요술 강아지 ‘유진 더 지프’ (Eugene the Jeep)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아무튼 윌리스사는 1946년 ‘Jeep’라는 이름의 저작권을 획득했다.

지프 랭글러 YJ <출처: 크라이슬러코리아>


전쟁 후 민간활용 개조, 체로키·랭글러로 이어져 = 전후에도 지프의 활용 가치는 여전했다. 미국에서는 승용차와 레저용, 또는 농·축산업용으로, 유럽에서는 승용차와 농사용 차량으로, 일본에서는 한국전쟁을 계기로 안팎의 지프 수요가 급증하면서 경제 재건의 기초가 됐다.

참전 군인들 위주로 지프는 승용차 겸 화물차로 활용됐으며 윌리스사 역시 군용지프를 민간에 맞게 개조하기 시작했다. ‘윌리스 지프는 해가 지지 않는다.’ 라는 슬로건으로 생산된 지프는 1944년 시민차(Civilian Jeep first model of the Army)란 이름의 CJ-1A으로, 이듬해 8월에는 최초의 민간용 지프 CJ 2A가 발표됐다. 이 모델에서는 편의장치가 대폭 추가됐는데 테일게이트, 오토매틱 와이퍼, 대형 헤드램프, 연료주입구 잠금장치 등이 달렸다.

2012년형 지프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 <출처: 크라이슬러코리아>


이후 1953년 헨리 J 카이저가 윌리스를 인수하면서 회사명은 윌리스 모터로 바뀌었다. 1954년 CJ5가 큰 인기를 얻었는데 엔진과 액셀, 트랜스미션, 시트 등이 개선됐다. 특히 CJ5의 토양이 된 모델은 군용지프 M38 A1이었는데 1951년형 M38 A1은 한국전과 월남전에서 크게 활약했다. CJ시리즈는 국내에서 생산된 코란도(KORANDO) 초기 모델의 기본이 되기도 했다.

1970년 2월 다시 아메리칸 모터스(AMC)에 인수된 지프는 1974년 지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차로 알려진 체로키(CHEROKEE)를 세상에 내놓는다. 1987년에는 CJ시리즈의 생산 중단과 함께 CJ7의 오픈 바디 프레임를 공유하고 성능면으로 체로키의 사양을 대거 도입한 랭글러(WRANGLER·랭글러 YJ)가 출시됐다. 랭글러 YJ는 Jeep 모델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됐으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63만대 가량의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윌리스 MB·포드 GPW 제원

엔진 형식 : 2.2ℓ / 배기량 : 2199㏄ / 최고속도 : 80㎞/h / 차체형식 : 2도어 오프로더 외 / 트랜스미션 : 4단 수동 외 / 최대출력 : 54.0hp·4000rpm / 최대토크 : 13.2㎏·m·2000rpm / 전장 X 폭 X 전고 : 3327㎜ X 1575㎜ X 1829㎜ / 휠베이스 : 2032㎜ / 총 중량 : 1040㎏ / 디자이너 : Delma G. Roos / 생산년도 : 1941~1945년 / 생산국가 : 미국 / 생산대수 : 64만7000여대

 

 

          [클래식카] 29. ‘전쟁의 아이콘’ Jeep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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