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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 부회장 이재용의 병역문제는? & 48억상속으로 5조원 만들기 까지 불법 없었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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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삼성 부회장 이재용의 병역문제는? & 48억상속으로 5조원 만들기 까지 불법 없었다??

Ador38 2016. 12. 14. 04:21

  • [취재후] 이재용 부회장의 ‘병역’을 묻습니다
    입력 2016.12.13 (09:57) 취재후 | VIEW 167,903

          

    [취재후] 이재용 부회장의 ‘병역’을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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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재계 총수 9명이 출석한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화제가 된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습니다. 전체 질문의 2/3가 이 부회장에게 쏟아졌으니 '이재용 청문회'라 불릴만했습니다.

    국민들의 관심도 단연 이 부회장에게 쏠렸습니다. 이 부회장의 답변은 물론 눈빛과 미소, 심지어 '립밤'까지 기사가 되고,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에서 삼성이 다른 재벌보다 더 적극적으로 유착한 데다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 때문이지만,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상징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40대 나이에 최대 재벌 총수가 된 이재용 씨 개인에 대한 관심도 한몫을 했을 겁니다.

    이렇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스타' 경영인이지만,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베일에 가려진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한국 남성의 의무인 병역 문제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징병검사 1급→5급…‘허리디스크’로 면제

    이재용 부회장(이하 이재용 씨)이 징병 검사를 받은 건 대학에 다니던 1990년 6월입니다. 최고등급인 1급(현역 입영) 판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씨는 1년 반 뒤인 91년 11월에 재검사를 요청합니다. 이 재검에서 5급(입영 면제) 판정을 받습니다.

    지금부터 10년 전인 2006년 KBS 탐사보도팀은 공개된 각종 자료와 취재 내용을 종합해 이 씨의 병적기록표를 재구성해봤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5급 판정 사유는 '수핵탈출증', 이른바 '허리디스크'였습니다.

    종합병원 아닌 ‘안세병원’ 진단서…왜?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 씨가 당시 병무청에 제출한 진단서는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뗀 것이 아니었습니다. '안세병원'이라는 중소병원에서 발행된 것이었습니다.

    KBS가 재구성한 이재용 씨 병적기록표(일부)KBS가 재구성한 이재용 씨 병적기록표(일부)

    1급 판정이 내려질 만큼 건강했던 허리가 무슨 이유로 1년 반 사이에 군 복무를 면제받을 만큼 나빠졌을까요? 내로라하는 종합병원들을 놔두고 왜 중소병원에서 진단서를 떼었을까요?

    이런 의문을 풀기 위해 이재용 씨와 삼성그룹 홍보팀에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거듭된 요청에도 응하지 않던 이재용 씨 측은 한 달 반 만에 답변서를 보내왔습니다.


    안세병원, 1991년에는 ‘산부인과’ 전문

    서울 강남에 있는 안세병원은 2008년 경영 악화로 폐업하기까지 '척추디스크 전문병원' 간판을 달고 있었습니다. 이재용 씨의 진단명과 맞아떨어집니다.

    안세병원 외경 (2006년)안세병원 외경 (2006년)

    그런데 취재진은 안세병원을 조사하다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재용 씨가 진단서를 뗀 1991년에는 이 병원이 산부인과 전문병원이었다는 것입니다. 1984년 설립된 안세병원은 91년 당시 제법 유명한 산부인과병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척추 병원으로 탈바꿈한 건 1999년이었음을 여러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들어본 안세병원 측 설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산부인과 전문병원에도 '허리디스크 전문의'가 있을 수 있겠지요. 그래서 안세병원 측에 당시 기록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안세병원 측은 "척추 질환을 진료하려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전문의여야 하는데, 인사 기록을 뒤져보니 1991년에 정형외과 전문의가 한 명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알려왔습니다.

    여러 경로로 수소문해 서울 강남에서 개원의로 일하고 있는 그 전문의를 만났습니다.


    안세병원, CT 장비 없어…촬영 어디서?

    당시 허리디스크 진단서를 떼려면 CT(컴퓨터단층촬영)를 찍어 판독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취재 결과, 91년 당시 안세병원에는 CT 장비가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재용 씨가 진단서를 받는데 필요했던 CT 필름은 안세병원이 아니라 한 의원에서 촬영된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폐업한 해당 의원의 원장을 만나 물었습니다.


    취재진은 당시 안세병원 상황과 관련된 이런 취재 내용이 이재용 씨 측 답변과 다른 데 대해 해명이나 반론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이 씨 측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몇 차례의 독촉에도 불구하고, 이 씨도, 삼성도 아무런 답변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10년 전의 질문…더 미뤄선 안 될 답변

    위 내용은 2006년 11월 KBS <시사기획 쌈: 파워엘리트, 병역을 말하다>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바 있습니다. 당시 1년 가까운 취재를 거쳤지만 마지막 답변을 듣지 못한 채 방송을 내보내야 했습니다. 중대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미완의 보도'를 내보냈지만, 이재용 씨는 지난 10년간 아무런 법적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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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이 지난 지금, 취재진은 그때 못 들었던 이재용 씨의 답변을 받아내 '미완의 보도'를 제대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는 'CT 장비도 없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허리디스크 진단서를 뗀' 이유를 묻는 공개 질의서이기도 합니다. 답변을 받으면, 이를 반영해 후속 기사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10년 전 질문을 다시 꺼내 든 건 이재용 씨가 이제 삼성그룹 총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삼성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보여주듯 대한민국에서 삼성그룹 총수는 사실상 '경제 대통령'입니다. '경제 대통령'이 국민의 4대 의무를 이행했는지 정도는 국민들이 알 권리가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만에 하나, 이재용 씨가 부당한 방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해도 검찰에 불려갈 일은 없을 겁니다. 병역법 위반에 대한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입니다.

    수십억 원으로 삼성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는 '이재용 신화'를 병역 문제 따위가 깨뜨리지는 못할 거라는 얘깁니다. 취재진은 다만 기록으로 남을 진실을 원할 뿐입니다.

    [연관 기사] ☞ 48억으로 삼성 경영권 “불법은 없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청문회에서 "법적이든 도덕적이든 내가 책임질 것이 있으면 다 지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자 세계적 기업인 삼성의 리더다운 멋진 발언이었습니다.

    이 발언이 병역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되기를 기대하며, 6년 전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선대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온 국민에게 던진 화두를 되새겨봅니다.


    [취재후] 48억으로 삼성 경영권 “불법은 없었다?”

    입력 2016.12.03 (10:03) | 수정 2016.12.05 (17:42) 취재후 | VIEW 92,860

    [취재후] 48억으로 삼성 경영권 “불법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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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를 위해 국민의 자산에 손실을 입힌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전면적 수사에 나서면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은 많은 논란에 휘말리면서도 법적으로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재벌들에게도 교과서나 참고서가 됐지요. 한국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부를 만들어가는 기법들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방정식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하려면 책 한 권으로도 다 담아내기 어렵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와도 관련된, 가장 중요한 줄기 하나만 따라가보기로 하겠습니다.

    삼성가의 장자 이재용 씨가 48억 원을 5조 원으로 불리면서 삼성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기까지의 과정입니다. 개별 사건들로는 이미 알려진 내용이 많지만, 전체를 꿰어 들여다볼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이 과정을 들여다보면 신기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경제 공부도 됩니다.

    에버랜드 주인들, 헐값 ‘노다지’ 포기하다

    20년 전인 1996년 10월부터 시작합니다. 놀이동산 운영이 가장 큰 사업이었던 주식회사 에버랜드가 당시로선 이름조차 생소한 '전환사채(CB)'라는 걸 발행합니다. 전환사채를 사두면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언제든 주식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당시 비상장 기업인 에버랜드의 장외시장 주가는 8만 5천 원을 넘었고, 세법상 가격은 12만 7천 원 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때 쳐주는 가격은 주당 7천7백 원. 말 그대로 헐값이었죠. 사두기만 하면 몇 배는 남는 장사였습니다.

    에버랜드 이사회는 이 전환사채를 주주들(대부분 삼성 계열사)에게 배정하되, 주주가 포기하면 제3자에게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대주주인 중앙일보(48%)를 비롯해 제일모직(14%), 삼성물산(5%) 등 계열사 가운데 어느 한 곳도 전환사채를 사지 않았습니다. 자금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유학생 이재용, 48억으로 놀이동산 최대주주

    그러자, 에버랜드 이사회는 결의한 대로 제3자에게 배정합니다. 제3자는 이재용 씨를 비롯한 이건희 회장의 4자녀(고 이윤형 씨 포함)로 결정됐습니다.

    당시 미국 유학생인 28살 이재용 씨는 아버지에게서 받은 60억 원(증여세 16억 낸 합법적 증여였습니다)으로 계열사 주식을 사고파는 재테크를 잘해서 2년 만에 6백억 원으로 불려둔 상태였습니다.

    주주들이 100% 포기한 전환사채 가운데 절반을 이재용 씨가, 나머지 절반을 세 여동생이 사들였습니다. 이재용 씨가 낸 돈은 48억 3천만 원. 이 씨와 여동생들은 사들인 전환사채를 곧바로 주식으로 바꿨습니다.

    전환가격이 워낙 쌌기 때문에 그렇게 바꾼 주식은 125만 주나 됐습니다. 그전까지 발행된 에버랜드 주식 전체(70만 주)보다 훨씬 많았지요. 이재용 씨는 전환사채 투자로 62만여 주를 갖게 돼 지분율 25.1%로 국내 최대 놀이동산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법대 교수 43명이 '태클'을 걸었습니다. 총수 일가를 위해 계열사들이 이익을 포기했다며 배임 등의 혐의로 이건희 회장과 에버랜드 사장 등을 고발했습니다. 재판은 10년 넘게 이어졌습니다.

    1심과 2심 법원은 유죄를 선고했지만, 대법관들은 6대 5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주주들이 스스로 손실을 감수한 것이니 문제될 게 없다고 했습니다. 불법은 없었던 겁니다.

    [연관 기사] ☞ 12년 만에 ‘면죄부 판결’…의미와 파장은?

    놀이동산 회사의 변신 ①…계열사 일감으로 급성장

    이재용 씨가 최대주주가 된 뒤 놀이동산 회사는 빠르게 몸집이 커져갔습니다. 1999년 4천억 원이던 자기자본이 증자 한 번 하지 않았는데 10년 뒤 2조 3천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놀이동산 운영을 넘어 건설과 급식, 건물관리 등으로 사업 확장을 잘해나간 덕분입니다.

    에버랜드의 일감에 신경 써주는 '착한 기업'들이 많았기에 가능했습니다. 2013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살펴봤더니, 에버랜드는 삼성 계열사 43곳의 단체급식을 맡아서 연간 1조 4천억 원을 벌었더군요. 계열사들의 건물 관리도 비슷했습니다.

    에버랜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46% 선까지 치솟았습니다. 100원 가운데 46원을 계열사들에게서 번 겁니다. 요즘 같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없던 시절입니다. 당연히 불법은 없었습니다.

    놀이동산 회사의 변신 ②…삼성생명 사들여 ‘대박’

    놀이동산 회사의 더 주목할 만한 변신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이재용 씨가 최대주주가 된 다음해인 1997년, 에버랜드는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합니다.

    삼성생명 주식 42만 주(2.2%)를 1주당 9천 원에 샀습니다. 98년에는 훨씬 더 많이 사들입니다. 368만 주(20.7%)로 늘어납니다. 매입 가격은 역시 9천 원.

    1년 뒤인 99년 삼성자동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때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 350만 주를 채권단에 내놓으며 주당 70만 원을 인정받았으니, 에버랜드는 선견지명을 갖고 '노다지'를 사들인 셈입니다.

    이재용 씨 가족기업이 되다시피 한 에버랜드(이건희 일가 지분율 54%)에 누가 그렇게 많은 주식을 헐값으로 팔았을까요? 삼성 전·현직 임원 35명이었습니다. 이들 임원이 어떻게 많은 주식을 갖고 있었는지, 왜 그렇게 싼 값에 넘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이병철 창업주의 지분이 임원들 명의로 숨겨져 있다가 상속세 없이 대물림된 것이란 의혹만 제기됐을 뿐, 불법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2008년에 전·현직 삼성 임원들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생명 지분 16%를 갖고 있다가 삼성 특검에 적발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삼성생명은 고객들이 낸 보험료로 삼성전자 지분을 계속 사들여 최대주주가 됩니다. 에버랜드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씨가 자연스럽게 삼성그룹의 핵심인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 겁니다.

    에버랜드가 3백억 원 남짓으로 사들인 삼성생명 지분은 11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노다지'가 됩니다. 2010년 삼성생명이 증시에 상장돼 4조 원짜리 자산이 된 겁니다. 상호회사 성격이 강한 생명보험사의 상장 차익은 보험 계약자와 나눠야 하는 게 아니냐는 논쟁이 거셌지만, 법원은 모두 주주의 몫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불법은 없었습니다.

    [연관 기사] ☞ 삼성생명, 5백 원짜리가 11만 원으로

    놀이동산 회사의 변신 ③…‘삼성바이오’ 최대주주 되다

    2011년 삼성그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제약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합니다. 계열사 돈을 모아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최초 자본금 3천억 원을 삼성전자 40%, 에버랜드 40%, (구)삼성물산 10%, 외국인투자자 10%, 이렇게 나눠냅니다.


    당시 증시는 기업 규모와 현금 동원력 등을 따져봤을 때 삼성전자와 에버랜드가 동일한 비율로 출자한 것을 의외로 받아들였습니다. 사실상 총수 가족기업에게 미래가치가 높은 사업 기회를 최대한 밀어준 게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지만, 결코 불법은 아니었습니다.

    삼성전자의 '통 큰 양보'는 에버랜드가 4년 뒤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합병 비율을 산정할 때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신의 한 수'가 됩니다.

    제일모직(에버랜드) 상장, 48억 -> 3조 5천억

    에버랜드는 2013년 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인수하고, 회사 이름도 제일모직으로 바꿉니다. (뉴)제일모직(에버랜드)은 오랜 은둔 생활(비상장)에서 벗어나 2014년 12월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합니다.

    형제 기업들이 일감을 꾸준히 밀어주고, 삼성생명을 싸게 사들여 '대박'을 터뜨리고, 삼성전자와 동등한 지분으로 미래 사업을 이끌고 있으니, 투자자들에게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상장 첫 날, 이재용 씨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3조 5천억 원이 됐습니다.


    이재용 씨는 1996년 48억 원을 투자한 뒤 단 한 주도 사거나 팔지 않고 주식을 그대로 보유해왔습니다. 에버랜드 경영에 참여한 적도 없습니다.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의 철학처럼, 놀이동산 회사의 미래를 잘 내다보고 장기투자를 했을 뿐입니다.

    [연관 기사] ☞ 삼성SDS 이어 제일모직까지…편법 승계 논란 가열

    (뉴)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3조 5천억 -> 5조

    아직 갈 길이 남았습니다. 삼성그룹은 (뉴)제일모직이 데뷔한 지 1년도 안 돼 삼성물산과 합치기로 합니다. 두 회사가 힘을 모으면 사업에 시너지(상승) 효과가 생길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증시에서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등이 탐나는 데 삼성물산 주식이 별로 없어서 고민인 총수 일가를 위한 '묘수'라고 봤습니다.

    이재용 씨는 제일모직 지분 23.2%를 갖고 있었고, 삼성물산 주식은 한 주도 없었습니다. 이러면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할수록 통합 삼성물산에서 이재용 씨의 지분율이 높아지고, 계열사 지배력도 강해집니다.

    하지만, 합병 비율은 증시에서 주가로 결정되고, 합병 시점은 두 회사의 경영진이 판단합니다. 아무리 총수 일가라 해도 합병 비율을 유리하게 만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런데 이재용 씨에게는 운이 잘 따라주는 것 같습니다. 합병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제일모직 주가는 꾸준히 오르고 삼성물산 주가는 내려갔습니다. 독자적이고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국민연금도 공교롭게 모직은 사고 물산은 팔면서 제일모직 주가가 오르고 삼성물산 주가가 내려가는데 한몫을 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경영진은 하필이면 삼성물산 주가가 낮고 제일모직 주가가 높은 시점에 합병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적인 문제는 없었습니다.

    제일모직 1주가 삼성물산 3주의 가치를 갖는다는 1:0.35의 합병 비율에 결정적 영향을 준 것은 제일모직이 투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의 존재였습니다. 증시는 삼바의 미래 가치가 높다며 매우 후한 평가를 해줬습니다.

    합병 때까지 제일모직이 삼바에 투자한 금액은 4천 8백억 원이었는데, 합병 비율을 계산할 때 제일모직의 삼바 지분가치는 6조 6천억 원으로 평가(국민연금공단)받았습니다. 투자를 시작한 지 4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는 기업의 가치가 투자금의 10배 넘게 평가받은 겁니다.

    큰 형님 삼성전자를 비롯한 형제 회사들의 양보로 알짜배기 미래 기업의 최대주주가 된 덕을 톡톡히 본 셈입니다.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이재용 씨의 제일모직 지분 23.2%는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로 바뀌었습니다. 재용 씨는 제일모직(에버랜드)의 최대주주였을 뿐 삼성물산 주식은 한 주도 없었는데, 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삼성물산에서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이 상장된 첫날, 이재용 씨가 보유한 지분 16.5%의 가치는 5조 1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3조 5천억 원이 합병을 거치면서 9개월 새 1조 6천억 원 더 늘어난 셈입니다.

    자산만 늘어난 게 아닙니다. 옛 삼성물산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 4.1%를 이재용 씨가 통제할 수 있게 된 게 어쩌면 더 중요한 소득일 겁니다.

    ‘최순실 게이트’로 큰 고비…불법은 계속 없을까

    1996년의 48억 원은 이렇게 20년간 복잡한 과정을 거쳐 5조 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유학생 이재용 씨는 주식 48억 원어치를 꼭 쥐고만 있었을 뿐인데, 삼성그룹을 지배하게 됐습니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대체로 운이 좋았고 주변의 배려와 양보를 종종 받았을 뿐 불법은 없었습니다. 삼성물산 합병 과정이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와 얽힌 의혹이 일면서 큰 고비를 맞고 있지만, "불법은 없었다"는 이재용 씨의 신화가 깨질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연관 기사] ☞ ‘최순실-삼성-국민연금?’ 정말 국민을 배신했나

    우리 사회에는 세습을 통한 삼성의 경영권 안정과 국민경제의 이익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치권과 관료집단, 사법부, 언론계 등 이른바 '권력 집단'에서 그런 성향은 더 두드러집니다. 그것은 이재용 부회장 일가의 운을 좋게 만드는 큰 힘이었습니다. 그 기운은 여전히 강해 보입니다.

    이재용 씨가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사들이던 무렵,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한국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는 두고두고 회자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 후 20년, '이재용의 삼성'은 몇 류일까요?
    • [취재후] 48억으로 삼성 경영권 “불법은 없었다?”
      • 입력 2016.12.03 (10:03)
      • 수정 2016.12.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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