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통사 고객 보상·혜택 쉬쉬..항의하면 주고, 모르면 넘어가고

이통사 고객 보상·혜택 쉬쉬..항의하면 주고, 모르면 넘어가고

안하늘 입력 2017.02.08 11:12 수정 2017.02.08 14:25 댓글 397개

이동통신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이나 혜택에 대해 쉬쉬하거나 숨기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해당 고객은 보상신청 및 개인정보 취급 동의서(현장비치), 요금 청구서(변경 전 이동통신사 요금제 확인용), 신분증 사본(본인 확인용)을 지참해 이동통신3사 직영매장에 방문해야 한다.

     

'CGV제휴서비스' 폐지 이의제기땐 위약금 면제
반환금 공개 안하고 되레 숨겨

KT는 올레 페이지를 통해 'CGV 제휴서비스' 폐지를 공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지 사항만 봐선 계약 해지시 발생하는 위약금을 보상해준다는 내용은 알 수 없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이동통신사들이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이나 혜택에 대해 쉬쉬하거나 숨기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말 'CGV 제휴 서비스'를 폐지한다. 이 서비스는 일반 요금제에 추가 요금을 내면 매달 영화티켓을 공짜로 지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고객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KT와 CGV 간 계약기간이 종료되면서 요금제는 사라지게 됐다. 이에 KT는 홈페이지에 관련 안내를 하고 있다. '상품 종료 시점에 약관에 정해진 각 서비스의 자동전환 상품으로 전환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고지일로부터 2개월 내 CGV패키지 종료를 이유로 이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이다.

문제는 이 서비스 때문에 KT를 선택한 고객 중 일부가 KT 고객센터에 불만을 표하기 시작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항의한 고객에게 KT에서는 한 달에 9000원, 최대 9만원의 위약금을 면제해주겠다고 안내했다. 이는 KT 홈페이지 공지사항에는 없는 내용이다. 고객이 직접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KT대리점에 문의해야 알 수 있다.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고객센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서비스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확인할 수 없다는 불만을 사고 있는 것.

고객이 약정 기간 내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휴대폰을 구입할 때 받았던 공시지원금을 일부 돌려내야 하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114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게 물어보거나 LG유플러스 매장에 방문해야 한다. 결국 한참동안 LG유플러스 상담원의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설명을 들은 후에야 반환금을 파악할 수 있다.

이밖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진행 중인 무제한 요금제 피해 보상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동통신3사의 'LTE 무제한 요금제'가 광고와는 달리 무제한이 아니라는 소비자단체 지적을 접수, 지난 2014년 10월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결국 이동통신3사는 광고 당시(2013년 1월~2015년 10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부가음성, 영상통화 및 데이터를 피해 보상으로 제공하기로 공정위와 합의했다.

그런데 광고 당시 사용하던 통신사를 지금까지 유지한 고객들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이후 통신사를 변경한 고객은 혜택을 받기 위해서 상당한 수고가 필요하다. 해당 고객은 보상신청 및 개인정보 취급 동의서(현장비치), 요금 청구서(변경 전 이동통신사 요금제 확인용), 신분증 사본(본인 확인용)을 지참해 이동통신3사 직영매장에 방문해야 한다.

특히 이동통신사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서비스 해지 후 6개월이 지나면 개인 이력을 삭제한다. 이에 따라 고객이 직접 2~3년이 지난 우편 혹은 이메일 형태의 요금 청구서를 구해야 해 사실상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보통신기술(ICT)정책국장은 "이동통신사들은 고객에게 받아야 할 돈은 소멸시효가 몇 년이 지나도 채권추심을 연장해서 지속ㆍ관리하고 있다"며 "반면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돈은 공개조차 제대로 안하고 오히려 숨기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