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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주자 인물 탐구- 황교안, 신앙으로 똘똘 뭉친 ‘공안通’…“심판이 선수뛰나” 반발도

Ador38 2017. 2. 8. 17:17
[정치] 대선주자 인물 탐구 게재 일자 : 2017년 02월 07일(火)
황교안, 신앙으로 똘똘 뭉친 ‘공안通’…“심판이 선수뛰나”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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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권한대행’ 딜레마 황교안(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서 절반이 ‘기독교 관련書’
“黃은 교회법 > 국보법 > 헌법” 조국 교수, 트위터서 비꼬아

김현희·임수경 사건 등 맡아  노무현 정권 때 검사장 탈락  장관 때는 통진당 해산 주도

흙수저 출신의 스토리 갖춰 ‘담마진’軍면제는 약점 작용  로펌 고문 고액수임료 논란

철저한 반공…‘보수 아이콘’ 출마 여부엔‘笑而不答’일관  만만찮은 ‘권력의지’ 보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대권 출마 의지를 묻는 질문에 ‘함구’하고 있지만 결국 대권 도전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관측이 점점 힘을 얻는다. 그를 제외하면 보수로 분류되는 잠룡 가운데 누구도 지지율 5%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황 권한대행은 보수 세력이 좋아할 만한 특성을 많이 갖고 있다.

그는 뚜렷한 국가안보관과 철저한 반공의식의 소유자다. 그는 또 흙수저 검사 출신에 풍부한 행정 경험을 보유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는 지난 2015년 6월 황 권한대행의 국무총리 인사청문특위에 증인으로 참석해 “공사 구분이 아주 분명하고 바른 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의 약점과 한계도 뚜렷하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의 총리라는 것 자체가 탄핵 정국과 맞물려 국정농단 공동책임론의 논거가 될 수 있다. 법무부 장관과 총리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병역 면제, 전관예우 의혹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심판자가 선수(대선주자)로 뛴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에서 보듯, 황 권한대행이 정치 야생(野生)에서 잘 버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황 권한대행의 독실한 신앙심은 종교 인구 중 상대적으로 많은 기독교인 비율을 보유한 한국 실정에서 자산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종교나 문화권에 있는 이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 ‘6大 키워드’로 본 黃


- 독실한 신자

황 권한대행의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그의 보수적 신앙관으로부터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사법연수생 신분이던 1983년 2월 침례신학대학 신학과(야간)를 졸업했고 전도사 생활도 했다.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 ‘종교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 등과 같은 기독교 관련 서적이 황 권한대행 저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신도 23명이 탈레반에 피랍돼 2명이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다. 개신교의 이슬람권에 대한 무리한 선교활동이 논란이 됐던 때였다. 수원 성남지청장이던 황 권한대행은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며 개신교 선교 방식을 옹호했다.

2012년 7월 발행한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는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돼야 한다.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황교안에게 법 규범의 우열 순서는 교회법→ 국가보안법→ 헌법”이라고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은 자신의 종교관에 대해 “대한민국을 죄악에서 건져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는다”고 밝히고 있다.

- 공안검사

황 권한대행은 부산고검장 시절인 2011년 5월 한 교회 강연에서 김대중·노무현정부 당시 공안검사들을 대거 한직으로 보낸 인사를 ‘환란(患亂)’이라고 표현한 일이 있다. ‘공안통 황교안’을 국민에게 각인시킨 것은 법무장관 시절 통합진보당(통진당)을 위헌 정당으로 헌법재판소에 제소해 해산시킨 일이다.

그는 2013년 9월 ‘이석기 RO 사건’이 발생하자 그해 11월 통진당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2014년 11월 26일 재판정에 나가 “북한식 사회주의의 실현을 꿈꾸는 통진당이 정당으로 존재하는 한 국가와 헌법을 수호할 수 없고 정당 해산의 방법이 아니고는 종국적인 국가안보의 확보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황 권한대행은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KAL기 폭파범 김현희 사건’ ‘임수경 밀입북 사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을 수사하면서 공안통으로의 능력을 발휘했다. 1998년 6월 ‘국가보안법 해설’이란 책을 낸 뒤 ‘미스터 국가보안법’이란 별명을 얻었다. 황 권한대행은 늘 “국가가 존속하는 한 체제 수호에 관한 법률은 반드시 필요하게 마련”이라고 집필 이유를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노무현 정권 내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직후 검사장이 됐다. 박영수 특검과의 관계도 흥미롭다. 박 특검은 2015년 6월 황 권한대행의 총리 인사청문회장에 나와 황 권한대행을 이렇게 평가했다. “상하 간 신망이 아주 두터운 분이었다. 장관들과 국회와 두루 협조하면서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아닌가 한다.”

- 보수주의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상당한 색소폰 연주 실력을 갖고 있다. 사진은 자신의 두 번째 CD 음반 표지 사진. 자료사진
통진당 해산 노력에서 보듯 그의 보수주의는 반공주의와 통한다. 황 권한대행은 2009년 펴낸 ‘집회시위법 해설서’에서 4·19 혁명을 ‘혼란’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했다.

황 권한대행의 보수주의 철학은 ‘헌법상 사상의 자유가 모든 사상을 다 수용할 수는 없다. 그 한계가 자유민주주의이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황 권한대행은 2013년 4월 22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에 미루어 판례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사인식도 대단히 보수적이다. 황 권한대행은 2015년 정부의 국정교과서 추진 국면에서 기존의 한국사 검정교과서에 대해 “김일성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선전매체들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선언 이후 비난의 초점을 반 전 총장으로부터 황 권한대행으로 옮겼다. 진보 그룹은 황 권한대행의 이념이 보수주의를 넘어 ‘수구(守舊)’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 검증

황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에 나설 경우 과거 인사청문회 때마다 그를 괴롭혔던 문제들이 다시 불거져 나올 수 있다. 특히 ‘병역면제’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수 진영의 후보로 나서면 대세론을 타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비교될 텐데, ‘병역면제 황교안’과 ‘공수부대 출신 문재인’이 대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1980년 신검에서 ‘만성담마진’이라는 피부질환으로 제2국민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당시 담마진 재발이 빈번하거나 3개월 이상 치료를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으면 면제 판정이 가능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학 진학 후 담마진으로 6개월 이상 병원 치료를 받았고 그 후로도 17년 동안 치료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 여당의 병역면제자가 병역필 야당 주자의 안보관이 불온하다고 공격할 수 있느냐는 프레임에 휘말리면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관예우 문제도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은 2011년 8월 부산고검장 퇴임 후 2013년 3월까지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일하면서 15억9000만 원을 수임료 등으로 받았다. 황 권한대행은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추궁에 “서민들에게 위화감을 주는 일”이라고 인정한 뒤 1억 원을 기부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등 검찰 출신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바람에 검찰 출신 이미지가 나빠진 것도 부담이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황교안 검증팀’이 꾸려졌다.

- 박근혜 시즌2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정부의 공동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보수세력 일각에서 ‘대권주자 황교안’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말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 때였다. 하지만 통진당 해산 결정이 결국 박근혜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 나왔다는 의혹을 사는 가운데 황 권한대행의 급부상은 야권으로부터 ‘박근혜 시즌 2’라는 공격 소재로 활용된다.

황 권한대행이 ‘박 대통령 덕’에 법무장관과 총리를 지내고 심지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오르는 이력을 쌓은 것도 ‘박근혜 아바타’ 논란을 키운다. 국정의 2인자였던 만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황 권한대행은 6일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협조 요청도 거부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황 총리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직을 수행할 뿐”이라며 “대통령은 대통령, 황교안은 황교안”이라고 말한다. 황 권한대행 측에서는 탄핵 국면에서 갈 곳 잃은 ‘샤이 보수’층이 황 권한대행의 등장으로 거처를 찾게 됐다는 자평도 하고 있다.

- 심판과 선수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3번이나 탈락하고도 버틴 것에서 황 권한대행의 만만치 않은 ‘권력의지’를 읽는 이들이 있다. 한 지인은 “황 권한대행이 사석에서 여러 번 대권 도전 질문을 받았지만 가타부타 대답하지 않더라”며 “이는 그만큼 대권 의지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최근 기자들로부터 대권 도전 여부 질문을 받을 때마다 애매한 화법으로 피해가거나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관하는 것과 닮았다. 잘 정돈된 그의 머리가 사실은 ‘가발’이라거나 최근 머리카락을 이식했다는 설이 나도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그가 대통령 직무를 대행하면서 다가올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심판자의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야권은 “심판이 선수로 뛰어서는 안 된다”고 그의 불출마를 압박한다. 황 권한대행 측은 “황 권한대행은 늘 법과 원칙을 중시해 왔으며 주어진 소임을 다할 뿐”이라며 야권의 비판에 의연하게 대응키로 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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