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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이것만은 확 바꾸자!] 없어서 못 파는 '100만 원 초등생 가방'..누구에겐 한 달 월급

Ador38 2017. 3. 1. 21:11

세계일보

[연중기획-이것만은 확 바꾸자!] 없어서 못 파는 '100만 원 초등생 가방'..누구에겐 한 달 월급

안용성 입력 2017.03.01 12:51 댓글 1600

경기침체로 일용직 감소 등 직격탄/작년 1분위 월 평균 소득 144만원/5분위 834만원 달해.. 격차 벌어져 청년 양극화 문제 '수저론'도 대두 대학생 251만명 학자금 빚에 허덕 억대 재산 증여 청년은 3만명 육박

100만원 넘는 명품 책가방과 일반 책가방. 세계일보 자료사진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을 둔 A(37·여)씨는 얼마 전 뉴스를 보고 박탈감에 빠졌다. 100만원이 넘는 초등학생용 ‘명품 가방’이 없어서 못 팔릴 정도로 인기라는 기사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할인하는 3만원짜리 책가방을 구입한 A씨는 “아이가 학교에 가서 돈 때문에 주눅이 들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날로 심화해가는 양극화 현상으로 2017년 대한민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양극화는 세계화, 정보화 과정에서 생겨난 부산물이지만 각국의 대응 여부에 따라 그 정도엔 차이가 있다. 불행히도 한국은 국회와 정부, 시장이 양극화 추세를 강화시키는 쪽으로 움직였다. 정부가 실패했어도 경제성장이 지속됐다면 양극화는 완화될 수 있었겠지만 한국은 저성장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양극화는 경제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정치, 사회 갈등을 키운다. 이런 갈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천문학적 비용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 각 부문의 불균형은 성장동력 자체를 갉아먹는 해악을 초래한다. 종국에는 양극화의 수혜자처럼 보이는 부유층의 안전도 위협받게 된다.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커진 소득 격차

우리나라 소득 양극화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점차 개선되는 듯하더니 최근 다시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저소득층의 벌이는 쪼그라들고, 고소득층의 소득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명목·2인가구 이상)은 439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소득 규모만 놓고 보면 결코 적지 않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소득 증가율은 전년 대비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3년 이후 최저 증가폭이다. 더 큰 문제는 소득 증가율 감소가 주로 저소득층에서 나타났다는 점이다. 소득 하위 20%를 뜻하는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4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5.6%나 감소했다. 반대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은 1년 전보다 2.1% 증가한 834만8000원에 달했다.



1분위와 5분위의 소득 증가율이 엇갈리면서 ‘5분위 배율’도 상승했다. 5분위 배율이란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대표적인 양극화 지표 중 하나다.


5분위 배율은 2008년 4.98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은 후 복지제도의 도입 등으로 2015년 4.22까지 떨어지며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4.48을 찍으며 8년 만에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소득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크게 악화된 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영업자의 경쟁 심화, 임시일용직 근로자 감소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청년 양극화부터 노년 빈곤까지


최근에는 청년 양극화도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제 막 사회진출을 해야 하는 청년층이 학자금 빚에 허덕여야 하는 상황이다. 박광온 의원실에 따르면 2011∼2015년 대학생 251만명이 총 7조3924억원에 달하는 ‘든든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이에 따라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청년층도 점점 늘고 있다. 반대로 이른바 ‘금수저’라 불리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모 등으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아 세금을 낸 18∼25세 청년은 총 3만1709명에 달한다. 이들이 받은 증여자산은 총 4조2668억원으로, 1명당 1억3456만원에 해당된다.


청년층부터 시작된 양극화는 노년에 들어서며 빈곤으로 이어진다. 월 소득이 빠듯한 상황에서 자녀 사교육비와 대학 학비 등은 물론 결혼 이후까지 책임지는 문화 때문에 노후 자금을 모을 수 없는 구조다. 게다가 퇴직까지 빨라지면서 소득은 없고 쓸 데는 많은 가난한 노년을 맞게 되는 꼴이다.


우리나라 고령층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66세 이상 우리나라 고령층의 빈곤율은 49.6%로, OECD 평균(12.6%)과 비교해 4배가량 높은 수치다. 노인 빈곤율이 두 번째로 높은 호주(16.1%)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정부 “가계소득 확충방안 만들 것”


정부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지니계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불평등이 완화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0에 가까울수록 ‘완전 평등’을 뜻한다. 2015년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0.295로, 전년보다 0.007 하락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가계동향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니계수로 인해 불평등 수준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정부 통계는 소득 2억원 이상의 상위소득자가 대부분 누락되고 금융소득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 양극화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양극화의 핵심인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를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달 13일 “생계비 부담을 경감하고 실질적으로 가계소득을 확충하는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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