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이덕환의 과학세상] (602) 미세먼지 대응노력 본문

⛄⛄ 팬데믹.보건위생.백신

[이덕환의 과학세상] (602) 미세먼지 대응노력

Ador38 2017. 5. 23. 23:05

디지털타임스

[이덕환의 과학세상] (602) 미세먼지 대응노력

입력 2017.05.23. 18:15 댓글 6

석탄화력발전소·경유차 퇴출 효과 미흡
화학 ·기상학 전문성 획기적 강화 필요

새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경유차를 퇴출시키겠다는 공약을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길 모양이다. 이제는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환경권을 지켜주는 일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도 강화한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국정농단에 지쳐버린 우리에게는 가뭄에 단비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미세먼지를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였다. 관리기준도 설정했고, 대도시에 미세먼지 측정 장치도 설치를 했다. 그렇다고 미세먼지가 갑자기 등장했던 것은 아니었다.


공기 오염은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던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골칫거리였다. 당시에는 미세먼지가 아니라 매연·스모그·악취라고 불렀을 뿐이다.


우후죽순처럼 세워지던 공장에서 내뿜는 오염 물질이 문제였다. 가정에서 난방·취사용으로 사용하던 연탄에서 발생하는 오염도 심각했고, 비포장도로에서 날아오르는 흙먼지의 양도 엄청났다.


개방된 하수도, 재래식 화장실, 오염된 한강에서 발생하는 악취도 참기 어려웠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상황에서 대기오염에 신경 쓸 여유는 없었다.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를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였다. 등유와 도시가스(LNG)를 사용하고, 수세식 화장실을 도입하고, 하수구를 정비하고, 한강의 수질 개선을 위한 투자도 했다.


무연 휘발유를 도입하고, 자동차의 배기가스 규제도 시작했다. 정유사의 탈황 시설을 확충해서 휘발유와 경유의 품질도 개선했다. 모두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자동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대도시의 대기 환경은 오히려 악화되어 버렸다. 1년 중 시정거리가 5㎞ 이하인 날이 1995년의 74일에서 2000년에는 101로 크게 늘어나버렸다. 서울의 대기오염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개최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월드컵 개최를 앞둔 2000년에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서 서울에 CNG 시내버스를 도입하는 파격적인 정책도 시행했다.


대기환경 정책은 대부분 경유 자동차 규제에 집중되어 왔었다. 모든 경유 자동차에 의무적으로 매연저감(DPF) 필터를 장착시키고, 환경개선분담금을 부과했다.


그 덕분에 시커먼 매연을 내뿜던 대형버스와 트럭은 대부분 사라지는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유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환경부 미세먼지 대책이 투입하는 비용에 비해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과연 경유 자동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다. 경유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가 전체의 67%나 된다는 환경부의 주장이 의도적으로 왜곡된 것이고, 사실은 도로에서 날아올라가는 비산먼지가 훨씬 더 심각했다는 감사원의 지적도 있었다.


더욱이 환경부가 고집스럽게 추진했던 경유 자동차 중심의 미세먼지 절감 노력은 2013년 중국에서 최악의 미세먼지가 밀려오면서 완전히 힘을 잃어버렸다.


이제 경유 자동차와 석탄 화력발전소 중심의 미세먼지 대책은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도시가스(LNG)를 사용하는 가정용 보일러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무시할 수 없고, 도로와 농지 또는 석탄 화력이나 제철소의 석탄 야적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의 양도 엄청나다.


2016년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도로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가 전체의 26%나 된다. 퇴출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승용 경유차는 배기가스 규제가 잘 지켜지고 있다는 사실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미세먼지의 발생과 확산에 대한 종합적이고 융합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화학과 기상학에 대한 전문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대기 중에 배출된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뭉쳐져서 미세·초미세먼지가 되고,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우리에게 온다는 상식을 벗어난 어설픈 전문성으로는 미세먼지 해결이 불가능하다.


강풍과 함께 날아오는 황사와 달리 중국발 미세먼지(스모그)는 서풍이 불면 흩어져 버린다. 중국을 설득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근거와 논리를 마련하는 일도 강화해야 하고, 온실가스 대책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탄소문화원장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