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이 불법 병역면제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병풍(兵風)' 파문을 일으킨 김대업(57) 씨가 도피 3년만에 필리핀에서 체포됐다.
2일 경찰과 검찰, 법무부 등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청에 파견 근무 중인 한국 경찰관(코리안데스크)은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30일 필리핀 말라떼의 한 호텔에서 김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붙잡아 수용소에 수감했다. 김씨는 사기 등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수배된 상태였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김대업 전직 부사관은 본인이 2001년 검찰 병역비리 수사에 수사보조요원으로 참여했다며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에 대한 녹음 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김씨의 주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이같은 아들 병역 문제(병풍)는 당시 젊은이들의 표심을 크게 자극해 이 후보가 낙선한 결정적 요인 중의 하나가 됐다.
김씨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장남이 돈을 주고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허위로 폭로한 인물이다. 김대업 전직 부사관은 본인이 2001년 검찰 병역비리 수사에 수사보조요원으로 참여했다며 "(이 후보 아들) 병역비리에 대한 녹음 테이프가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김씨의 주장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이같은 아들 병역 문제(병풍)는 당시 젊은이들의 표심을 크게 자극해 이 후보가 낙선한 결정적 요인 중의 하나가 됐다.
이후 조사 결과 이 후보 아들의 병역 면제는 체중미달 사유로 정당했던 것으로 드러났고, 해당 의혹을 제기한 김대업은 수사관 자격 사칭 등으로 기소돼 징역 1년10개월을 확정받았다.
김대업의 주장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이유는 그가 검찰 병역비리 수사의 수사보조요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누가 수사에 참여할 만한 자격이 전혀 없는 김대업을 수사보조요원으로 썼느냐는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김대업이 처음부터 병풍을 일으키려는 기획에 이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병역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책임자 중 한 명은 중요한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수 년 전 <월간조선> 기자와 만나 김대업에 대해 “위에서 시켜서 그랬다(수사보조요원으로 썼다)”고 말했다. 기자는 "역사의 진실을 밝혀야 하지 않겠냐"며 설득에 나섰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병풍 수사에서 검찰은 김대업을 수사에 참여시킨 검찰 간부들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정권 차원에서 기획과 뒷처리를 했다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선이 끝나고 한참 후에야 병풍이 허위로 판명났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회창 아들이 불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검찰은 김대업이 체포돼 한국으로 이송되면 병풍의 기획 여부와 그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