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iframe width="760" height="560" src="https://www.youtube.com/embed/bDp_UBovguQ?list=RDCMUCR1DO0CfDNPVdObksAx508A"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allowfullscreen></iframe>
- 미
- 다음 불로그
- Today
- Total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 미쓰비시 줄사택 전부 보존? “흉물”이라던 주민들 왜 돌아섰나 본문
심석용 기자
2021.10.06. 05:00
정창현 한국한의약진흥원장 “국민과 함께하는 한의약의 가치 만들겠습니다"
서울, 학생이 살기 좋은 도시 세계 3위 올라
© 제공: 중앙일보 지난 4일 오후 인천 부평구 미쓰비시 줄사택 전경. 한때 일본 군수공장에 강제 징용된 노동자들의 합숙소였던 이곳은 현재 6동만 남아있다. 심석용 기자
지난 4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2동 행정복지센터. 건물 뒤편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집 수십여 채가 눈에 들어왔다. 상당수가 외벽 칠이 벗겨졌고 지붕의 기와는 깨져있었다.
쓰레기더미와 잡초에 가려진 골목 너머엔 자물쇠가 채워진 구식 화장실이 있다. 인근에 사는 김현회(59)씨는 “과거 징용 노동자가 사용하던 곳”이라며 “예전에 철모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철거예정’이란 빨간 글씨로 도배된 이곳은 미쓰비시(三菱) 줄사택이다. 1938년 히로나카상공(弘中商工)이 노동자 숙소로 만들었고, 4년 뒤 미쓰비시 제강이 인수했다.
집이 줄지어 있다고 해서 줄사택이라 불렸다. 조선인 근로자 1000여명이 머물렀고, 광복 후엔 일반인이 살았다. 한땐 16개 동이 빽빽했지만, 하나씩 철거돼 현재 6동만 남아있다. 1동은 집 10여채로 이뤄진다.
© 제공: 중앙일보 4일 오후 미쓰비시 줄사택 외벽에 빨간색 글씨로 '철거'라고 적혀있다. 심석용 기자
4일 오후 미쓰비시 줄사택 외벽에 빨간색 글씨로 '철거'라고 적혀있다. 심석용 기자
그간 미쓰비시 줄사택은 논란의 중심이었다. 주민은 흉물이라며 철거를 요구했지만, 학계에선 일제 강제노역의 흔적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다. 2019년 부평구가 4개 동을 철거해 주차장을 짓고 줄사택 흔적을 박물관에 전시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이 “문화재 등록 등을 검토해 역사적 장소로 후대에 전해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최근 엉켰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다. 자문기구인 미쓰비시 줄사택 민관협의회(협의회)에서 ‘줄사택 전부 보존’으로 의견이 모이면서다. 앞서 부평구는 협의회에 3가지 방안을 내놓았다.
줄사택 최소 보존과 공영주차장 추진이 핵심인 1안, 줄사택과 공영주차장을 비슷한 규모로 만드는 2안, 줄사택 전체를 보존하고 다른 곳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3안이었다.
예상과 달리 다수가 3안을 택한 건 주민들이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앞서 주민들은 줄사택을 철거한 뒤 공영주차장을 짓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고민 끝에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더 넓은 부지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방향을 택했다는 게 주민들의 말이다. 최대한 보존된 큰 ‘미쓰비시 줄사택’을 주장하는 학계와 큰 ‘주차장’을 원하는 주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줄사택이 등록문화재가 되면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한몫했다. 등록문화재는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근대 건축물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지방세 감면·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나건식 부평2동 주민자치위원회장은 “줄사택과 주차장이 공존하는 것보다 다른 부지에 공영주차장을 만드는 방안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제공: 중앙일보 4일 오후 미쓰비시 줄사택 골목이 쓰레기와 잡초로 뒤덮여 있다. 심석용 기자
협의회는 다음 달 다시 회의를 열고 세부 사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철거·보존 논의를 넘어 줄사택 활용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게 협의회의 구상이다. 부평구는 향후 협의회 의견을 토대로 최종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3안이 채택되면 주차장 용지를 새로 매입해야 한다”며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 등에 대해선 인천시와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장원 인천재능대 실내건축학과 교수는 “줄사택을 보존하고 주차장 용지를 새로 마련하면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든다”며 “상징적인 근대문화유산의 경우 이렇게 사회 전체가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크 투어리즘 차원에서 근대문화유산은 되도록 보존하는 편이 맞다”며 “사회적 합의를 거친 뒤 기준을 마련해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단독]'김치코인' 3.7조 증발 위기…폐업 직전 거래소 180개
노컷뉴스
“필수 접종 백신 22종 중 국내 제조 백신 6종 뿐, 자급률 27%”
중앙일보
폐교서 극단 선택한 공무원…메모엔 “살 떨려서 일할 수 없어요”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