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습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 멈춤 없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씀에 공감한다, 정치는 실천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생전 김 전 대통령은 정치인의 도덕성을 강조했죠.
그런데 얼마 전(11월 29일) 한겨례 신문이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대선 투표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는 거였죠. 응답자의 36%는 국정수행 능력을, 20%는 정책과 공약을 꼽았습니다. 도덕성도 14%로 높게 나타났죠. 정치 경험과 소속 정당은 각각 5%로 낮았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국정수행 능력 27%로 평균보다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 반면 청렴·도덕성은 19%로 높았죠. 이재명 후보는 능력 면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정수행 능력이 50%로 높게 나왔죠. 이어 정책과 공약이 20%였습니다. 반면 청렴·도덕성은 4.6%로 매우 낮았습니다.
여당서도 도덕성 문제 제기
이낙연 캠프의 설훈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을 날카롭게 비판했죠. “이 지사의 결함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지지하는 분들이 그 흠결을 안 보려고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있는 게 제일 큰 문제다. 본선에서 그게 다 드러났을 때 감당할 수 있겠느냐. 도덕성 없는 후보는 본선에서 못 이긴다.”
이재명 후보는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9월 10일 그는 “정치인의 도덕성은 주권자에게 위임받은 권한을 비리나 부정부패처럼 사적목적으로 남용했느냐로 판단된다. 제게 단 한 톨의 먼지나 단돈 1원의 부정부패라도 있었다면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노무현 김대중과 다른 이재명
김대중 정권의 핵심 인사였던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도 "만일 김대중의 민주당이었다면 이재명 후보 정도의 도덕성을 가진 인물은 구의원 공천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이사장은 지난 10월 뉴스뻥과의 인터뷰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도덕성에 있어서 문재인 노무현 디제이와 비교할 수 없다”고 했죠.
야당의 윤석열 후보는 가족들의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부인과 장모 등 처가 의혹이 계속 일고 있기 때문이죠. 10월 15일 경선토론에서 홍준표 의원은 “본인 리스크, 부인 리스크, 장모 리스크. 이렇게 많은 리스크를 가진 후보는 처음 봤다, 도덕성 문제에 관해서는 이재명 후보와 피장파장”이라고 주장했죠.
정치는 실천도덕
하벨은 정치를 실천도덕이라고 봤죠. 도덕적이지 못한 리더는 사회에 큰 해악을 초래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무능하다는 겁니다. 공자는 덕이 재주보다 많으면 군자요, 그 반대면 소인이라고 했습니다. 도덕성은 리더의 필수 요건이란 이야깁니다. 대선을 석달 앞둔 지금,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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