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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1일 10만명 시대, 대학병원 덮친 코로나 진료·수술 연기 잇따라 본문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의 영향으로 상급종합병원의 검사·수술이 미뤄지는 등 의료시스템 마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의료진 격리자가 교수, 전공의, 간호사 가릴 것 없이 늘어나면서 최악의 경우엔 기존의 업무연속성계획(BCP)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 공백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의 A대학병원에선 이날 기준으로 내과 등 진료과 교수 17명을 비롯해 40명가량의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 중이다.
B국립대병원에서도 이번 주 들어 50여명의 의료진이 확진 또는 밀접 접촉 등의 사유로 격리됐다. 경기도 소재 C대학병원도 산발적인 감염 사례가 이어져 대체 의료진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 현장에서 이탈하는 의사·간호사들이 늘어나는 통에 진료에 차질을 겪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A병원에선 신경외과, 안과, 흉부외과 수술이 일부 미뤄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다른 의사가 대신 집도할 수 있는 수술은 일정에 맞춰 진행하고, 그렇지 않은 건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내과 소속 의료진이 확진된 서울의 D상급종합병원에선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진료에 공백이 발생했다고 한다.
원내 격리자 폭증으로 인한 의료기능 마비는 하루 10만명대 확진자 발생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유행의 정점 시기와 총확진자 규모(파악), 다수의 무증상·경증환자 발생에 대한 체계적 대응과 사회필수기능 유지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청은 그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각 의료기관에 BCP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내려보냈다. 골자는 확진자 발생 상황을 세 단계로 나눠 비필수적인 진료·검사 등을 축소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하며 확진 의료진의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이었다.
개별 의료기관의 상황과 가용 자원이 천차만별인 만큼 이를 고려해 실제 BCP를 수립·시행하라고도 안내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인력 수급 측면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데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기 이식이나 심혈관질환 등 고도의 외과수술은 의료진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두 명만 격리돼 빠지면 수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론적으론 BCP가 가능하지만 (완전히) 대체 가능한 인력이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대체 인력을 구할 수 없다면 확진자 격리를 최소화해 업무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미국 등 해외 여러 국가가 유행 폭증기에 취한 전략이지만 국내 의료 현장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확진 의료진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조차 BCP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면서 확진 의료진이 다시 근무하기까지 최소 격리 기간을 3일로 못박았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느 환자가 확진된 의사에게 수술을 받으려고 할 것이며, 누가 그 옆에서 3~4시간씩 보조를 서겠느냐”고 우려했다.
송경모 기자,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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