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키운 김오수,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
최근 국민의힘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오수 검찰총장을 두고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김 총장을 윤석열 당선인처럼 키우자”며 만든 대선 포스터 패러디물에 적힌 문구다.
18일 온라인과 SNS 등에는 김 총장의 사진과 대선 포스터를 합성한 사진이 이목을 끌었다. 이 포스터에서 김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타나 있다. 포스터에 적힌 문구는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라는 윤 당선인 대선 슬로건에서 이름만 바꿔 넣은 것이다.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이어가다 사퇴 압박을 받은 끝에 대권 주자가 됐다. 이처럼 김 총장도 반복되는 사퇴 압박에 굴하지 않으면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총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여권 안팎에서는 김 총장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서 김 총장에게 “윤석열의 길을 걸으시라. 우리도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또 세워봅시다”라며 “총장의 임기는 법상 보장이 되어있으니”라고 했다. 그는 김 총장을 향해 “남은 임기 1년 반 동안 윤석열 정권 수사로 법과 원칙을 세우면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라고 말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16일 페이스북에서 “무엇을 덮으려고 검찰총장(에게) 나가라고 하는가”라며 “정권 교체시 검찰총장 임기보장, 역대 대통령들은 지켜왔다”고 지적했다.
노 의원은 “시급히 감춰야 할 것이 있는가? 정적을 압박할 일이 있는가? 투표지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검찰을 정치권력의 끄나풀로 전락시키려 하는가? 단단히 켕기는게 있지 않고서야 이렇게 서두를 일인가?
역대 어느 정부가 취임식도 하기 전에 검찰부터 장악하려고 했는가?”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유임시켰다. 심지어 MB(이명박)도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유임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윤 당선인 측근 권성동 의원은 지난 1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총장을 향해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정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김 총장은 다음 날 대검찰청 대변인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