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차담회를 가지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한덕수 전 총리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오는 3일 발표가 유력하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한 전 총리와 임 전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 첫 총리 후보 최종 명단에 올랐다”고 말했다.
다른 윤 당선인 측 인사는 “당선인이 강조한 ‘능력이 검증된 경제통’이라는 인선 기준에 두 사람이 가장 부합한다”며 “하지만 최종 결정은 오로지 윤 당선인이 하는 것이기에 결과를 예단하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인수위 안에선 “이제부터는 윤석열의 시간”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핵심 변수였던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총리직 고사 뜻을 밝힌 것과 맞물려 인수위 내부에선 총리 후보 지명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본격적인 총리 인선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고,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4월 초에 발표해야 한다. 늦지 않게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당선인은 이르면 오는 3일 총리 후보를 지명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는 총리 후보 집무실도 마련돼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것도 인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윤 당선인이 총리 발표를 앞두고 주한미군 기지를 직접 방문하는 일정을 타진 중인데, 인선에서 의미 있게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당면 과제가 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은 용산 주한미군 기지 반환 문제 등 한미 관계와도 연결돼 있는데, 여기에서 새 총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경제통으로 외교에도 식견이 깊은 한 전 총리가 먼저 거론된다. 전북 전주 출신의 통상 전문가인 한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 미국 측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자 주미대사를 맡아 역할을 소화했다. 윤 당선인 측 인사는 “경제와 외교, 통상을 아우를 경륜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 총리는 10여 년 전 주미대사 시절 윤 당선인과 한 차례 조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지난 2월 10일 윤 당선인과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 인사회에서 한 테이블에 앉았다. 한 전 총리는 통화에서 “인사 검증에 동의한 것은 맞지만 총리로 내정됐다는 통보는 아직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