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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학 엔지니어 키우고 싶어…한국공학대로 이름까지 바꿔”

Ador38 2022. 4. 29. 07:53

남윤서 기자 - 7시간 전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 제공: 중앙일보박건수 한국공대 총장은 “교육혁신 일환으로 기업과 교수, 학생이 메타버스에서 만나 연구하고 수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진영 기자

박건수 한국공대 총장은 “교육혁신 일환으로 기업과 교수, 학생이 메타버스에서 만나 연구하고 수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진영 기자

지난 3월 한국산업기술대는 한국공학대학교(이하 한국공대)로 이름을 바꿨다.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의 개명(改名)은 흔한 사례는 아니다. 지금까지 주로 모집난을 겪는 지방대가 이름을 바꾸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의 정체성과도 같았던 ‘산업’, ‘기술’이라는 명칭을 없애고 ‘공학’을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 박건수 총장을 만나 새로운 이름과 함께 대학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대학명을 바꾼 배경은 뭔가.
 
“지금은 전통 산업도 디지털 신기술과 융합해 첨단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 인력 수요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산업계에 인재를 공급하는 대학의 역할도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장 중심 기술인력을 넘어서서 공학 전반을 아우르는 엔지니어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기존 학교명이 다 담아내지 못한다고 봤다.”
 
한국공대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이라는 명칭이 갖는 가치는 꼭 지키고 싶었다. 그다음으로 여러 명칭을 검토했는데 ‘공과대학’은 다른 대학과 이름이 겹치는 문제가 있기도 했다. 결국은 우리가 산업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려면 깊이 있는 공학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학대학’을 선택했다.”
 
이름을 바꾸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반대에 부딪히는 대학도 많은데.
“교직원과 학생 지지는 90%가 넘었다. 학교가 위치한 시흥시 지역사회에서도 적극 지지해줬다. 동문 중에는 우려를 표하는 분도 있었지만 설득을 통해 이해를 구했다.”
 
© 제공: 중앙일보한국공대 기술혁신파크 앞에 새 대학명과 로고가 그려진 조형물이 서 있다. [사진 한국공대]

한국공대 기술혁신파크 앞에 새 대학명과 로고가 그려진 조형물이 서 있다. [사진 한국공대]

한국산업기술대는 ‘국립대 같은’ 사립대다. 1997년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세운 대학이기 때문이다. 현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단지공단 소속 사립대다.
 
당시 정부는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우수한 산업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게 설립 목적이었고, 그 목적이 그대로 대학명에 반영됐다.  
 
‘산업기술’이란 명칭을 뺐는데, 대학의 목적도 달라지나.
“어느 대학이든 기술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은 똑같은 목표다.
 
대학의 정체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포지션이 더 확장됐다고 보면 된다. 기존에 산업부가 처음 만들 때는 현장 중심 인력 양성을 표방했지만,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공학과 과학 분야로 넓히려고 한다.”
 
3월 비전선포식에서 산학협력 특성화 1위란 목표를 제시했다.
“산학협력이란 단어조차 낯선 시절에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이란 기치를 내걸고 만든 대학이다.
 
대학 안에 가족 회사와 교수, 학생이 함께 연구하고 교육하는 ‘엔지니어링 하우스’(EH)란 개념을 처음 만들었고, 지금은 가족 회사가 4000개 이상으로 늘었다. 그런데 20여년 지나면서 우리 대학뿐 아니라 많은 대학이 산학협력을 하고 있고, 이제는 산학협력의 대표인 우리가 새로운 걸 제시할 때라고 본다.”
 
국내 공학대학 10위란 목표도 발표했는데. 다른 공대와의 차별점은 뭔가.
“우리는 산업단지에 있으면서 항상 기업과 함께하고 현장 중심의 실용적 기술과 인재 양성에 주력하는 대학이다.
 
원천기술이나 순수기술에 주력하는 연구중심 대학과는 다르다. 사회 변화를 먼저 읽고 기업을 이끌어가는 산학협력이 필요하다. 대학원도 로봇 모빌리티, 탄소중립 에너지, 바이오헬스, AI·메타버스, 반도체 등 5개 분야로 특성화하려고 한다.”
 
앞으로 가장 주력으로 내세울 전공은.
 
“학사 체제를 바꿔서 앞으로는 AI소프트웨어, 지능형 모빌리티, 차세대 반도체, 에너지 등 4개 융합 단과대학을 신설하려고 한다. 가장 먼저 주력하려는 것은 반도체다.
 
우리가 반도체 관련 장비나 기술에 상당히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탄소중립 도시인 시흥시와 협업해서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에너지 분야를 강화하려고 한다.”
 
지난해 메타버스 수업을 선보였다.
 
“캠퍼스를 메타버스로 만들겠다는 대학도 있는데, 우리는 교과목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메타버스 기반으로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공학 실습실을 선보였다. 학생이 VR기기를 쓰고 실제 실습을 할 수 있는데, 굉장히 만족도가 높다.
 
올해는 학생이 집에서도 실습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해서 신입생 대상 기초교과 프리스쿨을 진행해봤다. 대기업에서 만든 플랫폼을 차용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직접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게 큰 차이다.”
 
우수 인재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고교생들이 대학 전공을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 올해 1월엔 서울로봇고와 함께 고교학점제 연계형으로 ‘반도체 교육캠프’를 진행했다. 이론부터 40시간 이상 집중 실습까지 하면서 반도체 제조 공정 전반을 체험해보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는 전국 고교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직접 찾아가며 한국공대를 알리려고 한다.” 
 
박건수 총장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년 제3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해 특허청 국제지식재산연수원장,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산업정책실장, 산업혁신성장실장 등을 지냈다. 산업 정책과 통상 분야 전문가로, 2019년 12월 제8대 한국산업기술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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