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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위성에 찍힌 러시아 군항(軍港) 입구의 돌고래용 우리, 무슨 용도인가 했더니 본문
이철민 선임기자 - 어제 오후 1:23
러시아 해군이 크림 반도의 주요 군항(軍港)인 세바스토폴 항구 입구에 훈련 받은 돌고래들을 풀어 놓은 것이 민간 위성 업체인 맥사 테크놀로지의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
미 해군의 잠수함 전문가는 27일 미해군연구소(USNI)에서 “이 돌고래들은 우크라이나 해군 특수부대원들의 수중 침투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맥사 테크놀로지 측도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USNI 뉴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맥사 위성은 세바스토폴 항구 입구의 양쪽 방파제 밖에 설치된 두 개의 돌고래용(用) 우리(pen)를 촬영했다. 이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동했다.
미 잠수함 전문가인 H I 서튼은 USNI 발표에서 “이 돌고래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할 무렵인 지난 2월에 설치됐다”며 “군사 훈련을 받은 돌고래들은 우크라이나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현재 미사일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이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전함들을 폭파하기 위해 항구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러시아 흑해 함대의 기함(旗艦)인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의 오데사 주에서 발사한 ‘넵튠’ 미사일에 맞아 결국 침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돌고래는 현재 과학계에 알려진 가장 정교한 수중 음파탐지(sonar) 능력을 갖고 있어, 전자 음파탐지기로는 포착하기 힘든 기뢰나 잠재적으로 위협한 물체를 상대적으로 쉽게 탐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UNSI 뉴스는 “해양 전문가들은 훈련 받은 돌고래가 탐지 및 무력화(無力化)할 수 있어, 잠수 공격부대원에 대한 효율적인 방어책으로 간주한다”고 전했다. 인간 잠수요원이 민첩성과 속도, 시야 확보에서 돌고래∙바다표범 등과 상대가 안 되고, 군사용 돌고래가 잠수요원을 포착해 해상에 부표를 띄우면 육상에서 공격하게 된다.
미국과 러시아 등이 예전부터 해양 포유동물을 군사용으로 훈련해 온 것은 비밀이 아니다. 미 해군은 샌디에이고 등지에서 1960년대부터 수중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훈련시켜온 것이 1990년대 비밀 해제된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2003년 ‘지속적인 자유(Enduring Freedom)’ 작전에서 바레인에 군사 목적의 훈련을 받은 바다 사자들을 풀어놨다.
러시아도 소련 시절부터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에서 전함에 폭발물을 부착하거나 기뢰 탐지를 위해 돌고래를 훈련시킨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후 세바스토폴의 돌고래 훈련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면서 인간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2014년 3월 러시아가 다시 강제합병하면서, 군사용 돌고래 훈련 프로그램이 재개됐다고, 모스크바타임스도 보도한 바 있다.
USNI 뉴스는 “러시아는 2018년 흑해 함대가 시리아 타르투스의 해군기지에 옮겨갔을 때에도, 이번에 맥사 위성에 포착된 것과 흡사한 돌고래 우리를 타르투스 군항 주변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4월23일 노르웨이 북부 해안에 특정 장치를 몸에 부착한 흰돌고래(벨루가)가 나타났을 때에도, 해양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스파이 돌고래로 추정했다.
러시아 해군은 서식지의 특성을 고려해, 북해 함대의 경우 벨루가(흰돌고래)를, 흑해 함대의 경우엔 병목 돌고래를 군사용으로 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1월에는 북한 남포항 부근에서도 돌고래용 우리가 위성사진에 찍혔다. 당시에도 미 해양 전문가들과 안보 분석가들은 이 돌고래들이 군사용 목적이거나, 평양 능라유원지의 돌고래쇼를 위해 훈련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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