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주현미 - 동백꽃 일기 (1958)외... 본문

♬ IN 음악

? 주현미 - 동백꽃 일기 (1958)외...

Ador38 2022. 5. 22. 21:03

조회수 93,691회

 
구독자 17.4만명

 
 
 
 
노래 이야기
 
지난 2016년 90세를 일기로 소천하신 '얼굴없는 가수' 손인호 선생님의 노래 중 하나인 '동백꽃 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지금껏 주현미TV를 통해 손인호 선생님의 곡이 가장 많이 소개될 만큼 남긴 히트곡이 많은 가수시지요.
'나는 울었네'와 '비 내리는 호남선'의 히트 이후 1958년 '한 많은 대동강'과 '해운대 엘레지'가 발표되고 같은 시기에 이 '동백꽃 일기'도 공개되었습니다.
 
이 무렵은 작사가 천봉 선생님과 작곡가 한복남 콤비의 역량이 빛을 발하던 시기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익히 아시는 손인호 선생님의 '짝사랑'이나 '청춘등대'를 비롯해 한복남 선생님이 직접 노래를 부르신 '엽전 열닷냥', 남백송, 심연옥 듀엣으로 잘 알려진 '전화통신', 김정애 선배님의 곡 '앵두나무 처녀' 등이 바로 천봉, 한복남 콤비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흘러간 삼년 세월 일기장 속에 남쪽 바다 물새 우는 고향 포구를 잘 있거라 떠날 때 목이 메어 잘 가세요 네 그리운 그 아가씨 사진이 한 장 밤마다 적어보는 일기장 위에 이 내 마음 동백꽃 핀 고향 포구를 잘 있거라 사나이 가는 길에 잘 가세요 네 손에다 쥐어주던 만년필 하나"
 
제주도를 비롯해 남도 지방을 중심으로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 가사를 볼 때 노랫속 정확한 지명을 유추해내기는 힘들지만 천봉 선생님의 삶을 들여다보면 배경이 어디인지 어느 정도 짐작은 할 수 있겠네요. 1923년 부산 서구 초장동에서 출생한 천봉 선생님은 본명이 천상률(千祥律)로, 1941년 경찰로 근무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 행진곡', '부산을 부른다'와 같은 노래에서 보듯 부산 토박이의 감성으로 '동백꽃 일기'를 썼다고 볼 수 있겠지요. 유난히도 꽃잎이 붉고 아름다운 동백꽃은 우리 가요의 단골 소재로 자주 등장하기도 하지요. 우리가 어렸을 적, 멀지 않은 과거를 떠올려보면 머리를 단장할 때 이 동백기름을 바르기도 했지요.
 
가사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만년필'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겐 구시대의 유물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 만년필은 노랫속 시적인 표현이라기 보다는 실제로 그 당시 만년필이 대중적인 필기구였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한국에 볼펜이 처음 전해진 것이 1945년 해방 이후 미군들에 의해서였는데, 대중적으로 널리 쓰여진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니 이 노래가 발표된 1958년에는 실제로 필기구라고 하면 만년필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노랗게 색이 바랜 수십년 전의 일기장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거예요. 그 안에 정성스럽게 써내려간 인생과 사랑의 이야기들. 하루를 마치고 일기장에 만년필로 정성스레 일기를 쓰는 대신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그' 오래된 일기장 속에는 어떤 사연들이 담겨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