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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전기도 위기"…50년전 오일쇼크보다 '더한 놈' 온다

Ador38 2022. 6. 4. 09:25

김연주 기자 - 어제 오후 5:19

휘발유부터 천연가스와 석탄까지 모든 에너지 가격이 널뛰고 있다. 전 세계가 1970년대 오일 쇼크를 뛰어넘는 위험에 놓여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른다. 산유국이 대규모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유가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경고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석유, 가스 전기 위기 동시 발생"  

 
3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석유와 가스, 전기 위기가 동시에 발생했다"며 "1970년대와 80년대에 비해 훨씬 큰 위기로 장기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롤은 특히 유럽에서 휘발유와 디젤의 공급 병목현상과 함께 내년 겨울 유럽에는 천연가스 배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몇 년간 에너지 부문의 투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일 쇼크 재현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과거와 달리 현재 위기는 석유에 국한되지 않고, 에너지 전반이 들썩이는 데 있다. 

© 제공: 중앙일보[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휘발유와 경유가 동시에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난 29일 오전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9일 기준 휘발유는 전날보다 0.68원 오른 리터 당 2008.3원에 경유는 0.09원 오른 리터 당 2005.71원을 기록했다. 2022.05.29. jhope@newsis.com
 
 
실제로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MMBTU(백만열량단위)당 8.485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3달러 수준이던 가격이 3배로 뛰었다. 지난달 초에는 장중 9달러를 넘어서며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탄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같은 날 북·서유럽으로 운송되는 석탄의 선물은 올해 들어 137% 상승한 t당 323.50달러를 기록했다.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호주 석탄 가격도 140% 넘게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와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5차 제재안으로 인해 앞으로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OPEC 증산 결정에도 유가 상승 지속 

 
국제 유가도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이날 증산 규모 확대에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OPEC 플러스'(OPEC+)는 오는 7∼8월 각각 하루 64만8000 배럴 증산하기로 합의했다. 기존 증산량보다 50%가량 많다.   

유가 급등에도 꿈쩍않던 OPEC+가 인플레이션 소방수로 나섰지만 유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40% 오를 배럴당 116.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8일 이후 가장 높았다.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주는 등 공급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 영향이다.  

© 제공: 중앙일보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세계 경제는 치솟는 에너지 가격을 견뎌냈지만, 이제 인내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IEA는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벗어나려 최근 금수 조치 등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에 따른 공급 부족이 유럽에서 배급제를 포함한 극단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석유와 천연가스 분야의 투자가 줄어든 것도 현재 에너지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는 요인이다. 국제에너지포럼(IEF)에 따르면 지난해 석유·가스 분야의 투자액은 3410억 달러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투자액(5250억 달러)보다 23%나 줄었다. 

"수요, 투자 부족, 공급 중단 겹친 '퍼펙트 스톰'"

 
조 맥모니글 IEF 회장은 “에너지 분야의 강력한 수요와 (코로나19로 인한) 투자 부족,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중단 등이 겹친 현 상황을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라며 “코로나19에서 경제 회복을 위협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켜 사회 불안을 부채질하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에너지값 급등으로 그치지 않는다. 이상 고온과 가뭄 등으로 전력에 과부하가 걸리면 각국의 전력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CNN은 “지난달 미국 전력 당국은 올여름 심각한 전기 부족으로 정전과 단전이 잇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최고 에너지 고문으로 일했던 로버트 맥널리는 “전 세계가 한심할 정도로 준비가 안 된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그야말로 시계 제로다. CNN은 “외교적 노력으로 전쟁이 끝나고 대러시아 제재가 풀리며 공급 부족 문제가 번에 해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에너지 수요 붕괴를 야기할 만큼 깊은 침체가 발생하면 에너지 위기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 잡으러 바이든 사우디 방문 추가  

© 제공: 중앙일보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한편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예정된 유럽과 이스라엘 순방 일정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추가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유력 반체제 인사 암살에 대응해 사우디를 '왕따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유가 급등과 러시아 제재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며 사우디와의 '관계 재건'으로 방향을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NYT는 “이번 방문은 도덕적 분노에 대한 현실 정치의 승리를 의미한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의 석유를 대체하고 세계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다른 에너지 생산국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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