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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서 교훈 얻은 대만…중국 침공 대비 안간힘

Ador38 2022. 6. 15. 10:37

강영진 

2022.06.14. 12:24
 
 
 
뉴시스 [타이베이=AP/뉴시스]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이 2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서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대만 정부와 군대가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방어 태세를 정비하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만의 방어태세가 군대의 권위주의 분위기에 따른 훈련된 인력 확보의 어려움, 예산 감축 등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지만 이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이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내세운 명분 중 하나가 러시아의 부활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도 대만이 중국의 부활을 위해 필요하다고 오래동안 주장해왔다. 많은 대만 사람들이 우크라이나가 강력한 군대에 맞서 싸우는 모범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대만 방위 체제는 예산부족과 병력 부족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기존의 군 지휘부가 새로운 방위 전략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대만은 전투기와 잠수함을 운영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징집병들의 복무기간이 너무 짧고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예비군 훈련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업군인을 확보하려는 군의 노력은 적은 보수와 군의 권위주의적 분위기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화를 촉발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최근 예비군을 상대로 한 훈련이 기간도 길어지고 훈련도 훨씬 고되졌다고 컴퓨터 프로그래머 우췬슌이 말했다. 매일 지휘관들이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31살인 우는 "우크라이나가 먼저 스스로를 지켜내야 다른 나라들이 도와줄 것임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대만의 방위는 기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처해 있다. 미국이 군대를 보내 대만을 지켜줄 것인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그럴 것이라고 시사했지만 미국은 명시적으로 안보 보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중국을 자극하거나 대만이 독립하는 것을 촉발하지 않기 위해 균형잡기를 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대만을 평화통일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으며 침공시 경제적, 외교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기에 침공을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중국은 갈수록 경고를 강화하고 있다. 웨이핑허 중국 국방부장은 최근 중국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전투기를 거의 매일 대만 상공에 진입시키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하루에 30대의 전투기를 진입시키기도 했다.

중국의 움직임에 따른 우려가 갈수록 커져 왔다. 전 대만 국방부장인 마이클 차이는 "우리는 시간이 부족하다. 러시아는 순식간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중국 인민해방군도 대만을 침공할 지 누가 알겠냐?"고 했다.

대만은 장개석 총통이 1949년 망명한 이래 중국 본토를 수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왔다. 이를 위해 전투기 등 값비싼 무기를 사들이거나 개발해왔다. 그러나 빠르게 증가해온 중국에 비해 군사력이 크게 약한 상태가 되면서 전략을 수정해왔다. 미 당국자들과 일부 대만 전략가들은 최근 대만이 소형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기뢰를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는 소형 함정들과 견착식 대공미사일인 스팅어 미사일과 휴대용 하푼 대함미사일을 대거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무기는 탱크나 대형 함정과 달리 공격 표적이 되기 어렵다.

대만에 대한 전면 침공은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과 대만의 당국자들은 중국이 조만간 침공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대만은 고슴도치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침공할 경우 미국이 지원할 수 있는 시간을 버는 작전이다. 차이 대통령은 지난 2019년 대만이 24시간을 버티면 중국이 국제적 압박을 받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전략을 바꿔 하푼미사일을 최우선적으로 구매하려 하지만 일부 군 지도자들의 저항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작은 무기는 중국에 맞설 능력을 과시하는데 미흡하다고 말한다.

중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 있어야 중국을 억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투기가 있어야 중국군대가 대만 주변에 집결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형 무기들에 대한 정치적 지지도 더 크다.

중국이 침공한다면 대만 방어력은 미국 지원없이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부에선 미국의 구체적인 약속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를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대만은 1980년대 후반 민주화되면서 새로 선출된 정부가 군예산을 줄이면서 군사력이 위축됐다. 대만군은 16만9000명이며 예비군은 200만명에 달하지만 중국군은 현역만 200만명이다.

대만 정치 지도자들은 또 징집제도를 폐지하고 직업군인 자원병 제도를 전면 도입하려 시도해왔다. 그러나 보수가 낮고 군대의 권위주의적 분위기가 여전해 유능한 직업군인을 확보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18세 이상의 모든 남성들의 의무인 징집병들은 매우 형식적으로 훈련을 받는다. 몇십년 전까지 징집병들은 3년을 복무해야 했고 매일 5km씩 뛰어야 했지만 현재는 100m만 달려도 지치는 사람에 맞춰 훈련을 하고 있다. 현재의 복무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고 하루 구보 거리도 3km에 불과하다.

차이대통령 정부는 징집병 복무기간을 1년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예비군 훈련기간도 1주일에서 2주일로 늘려 전투훈련 시간도 충분히 확보하려 한다.

대만 TV에서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이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두고 토론을 벌인다. 의회에서 의원들은 대만군의 대비태세를 걱정한다. 유력 인플루언서들은 대중이 나서서 대만을 지키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위기감이 중국의 침공에 무관심하고 미국이 도와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낙관론에 빠져 있던 대만의 방위 태세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차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방위태세 강화에 활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략을 연구하는 전문가팀을 지명했다. 그러나 차이대통령이 아직 정치적 지지가 충분하지 않은 국방비 증액 등 방위력 강화 정책을 밀어부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대만의 국방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예비역 해군 제독 리시민은 우크라이나처럼 민간인들로 구성된 영토방위군 창설을 촉구했다. 이 조직이 중국의 침공을 막는 창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도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다.

최근 한 주말에 20여명의 주민들이 타이페이 인근 공원에서 열린 실제 총처럼 만든 공기총 사격훈련에 참가했다. 주차된 차량과 버스들 주변에서 포복하며 가상적들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일부가 쓰러지자 다른 사람들이 달려가 안전한 곳으로 끌어당겨 지혈하는 훈련도 있었다.

이 훈련에 참여한 21살의 대니 시는 학교에서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해 참가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길 원한다고 했다. 그는 "대만 사람으로서 더 심각하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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