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고(堆敲).....글짓기와 마무리 마음가짐 ▒
1. 고쳐쓰기
1) 퇴고(堆敲)의 개념
이미 작성된 초고를 놓고 그 글에 미진한 점은 없는지, 불합리한 점은 없는지, 논지가
잘못 전개된 부분은 없는지, 빠진 것은 없는지, 불필요한 것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지, 원고
쓰는 양식에 어긋남은 없는지 등에 관하여 수정하고 보완하는 일을 말한다.
즉 퇴고는 독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문장을 비판하는 것이다. 독선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는가?
누가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인가?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의 문장을 볼 수 있어야만 한다.
2) 퇴고의 유래
중국 당대(唐代)말엽에 가도(賈島)라는 시인이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이응의 유거에 제함]
이라는 시를 다듬는 과정에서 글자 선택을 놓고 고민했다.
즉,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새는 연못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에서
승퇴월하문(僧堆月下門) [스님은 달빛 아래 절간 문을 밀친다.]으로 할 것인가,
승고월하문(僧敲月下門) [스님은 달빛 아래 절간 문을 두드린다.]으로 할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하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밀 퇴(堆)로 할 것인가, 두드릴 고(敲)로 할 것인가"를 곰곰히
생각하며 노새에 몸을 맡겨 정신없이 길을 가던 가도(賈島)는 맞은 편에서 고관의 행차가 오는
것도 몰랐다.
여전히 '퇴'와 '고'를 중얼거리던 가도는 그만 노새에 탄 채 고관의 행렬을 들이받고 말았다.
가도는 고관 앞에 끌려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앞에 꿇어 엎드려 시를 짓는 일에 마음이 팔려
그리 되었음을 사죄하고, '퇴'와 '고'의 문제를 변명으로 이야기하였다.
고관은 잠시 생각한 후'그건 퇴보다 고가 나으리라'했다. 이 고관이야말로 당시 경윤(京尹)
벼슬을 하고 있던 당대 문호 한퇴지(=한유, 韓退之)였다.
이 일이 있은 후로 한퇴지는 가도의 친한 글벗이 되었고, 세상 사람들은 글 고치는 일을
'퇴고'라 부르게 되었다.
3) 퇴고의 필요성
草稿는, 글의 내용(=문맥)과 표기법 두 갈래로 나누어서 검토를 해야한다.
문맥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숲을 다듬는 것이라 한다면,
단어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은, 나무 하나 하나를 바로 다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맥과 표현에 대한 검토 위주로 한 번, 맞춤법 위주로 또 한 번, 최소한 두 번의 검토를
하여야 한다. 문맥과 표현 위주의 검토는, 독자 입장에서 하여야 한다.
연극무대의 최종 리허설이다.
글쓰기에 주어진 시간이 1시간이라면, 최소한 마지막 10분정도는 퇴고에 써야한다.
글을 쓰는 도중에 주제에서 이탈하거나 논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퇴고를 함으로써만 바로잡을 수 있다.
글은 다듬을수록 좋은 글이 된다. 좋은 글은 내용의 전달 효과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독자의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따라서, 좋은 글이 되는 마지막 단계가 퇴고이다.
2. 퇴고의 원칙
1) 퇴고의 원칙
① 부가(附加)의 원칙
- 쓰여진 글에 있어서 빠진 부분과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것.
글쓰기 전에 의도했던 바가 잘 드러나 있는가, 너무 심한 비약으로 중간의 단계를 건너뛰거나
한 곳은 없는가, 논리적인 결함은 없는가 등을 주로 살핀다.
② 삭제(削除)의 원칙
- 글에 불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다거나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것들을 찾아 삭제하는 것.
쓸데없이 덧붙여 씀으로써 과장된 느낌을 주거나 표현이 지나쳐서 조잡하고 가식적인 느낌을
주는 부분은 없는가를 살핀다. 문장의 긴장미를 지니게 한다.
③ 재구성(再構成)의 원칙
- 글의 구성을 바꾸어 놓았을 때 더욱 효과적일 수 있는 부분이 없는가를 살펴보고, 문장
구성을 변경하여 주제 전개의 양상을 부분적으로 고치는 것.
2) 퇴고의 요령
① 전체의 검토
- 표현하고자 했던 내용이 충분히 표현되었는가, 주제는 확실히 자기가 말하고자 의도했던
대로인가, 좀 더 정확한 주제문을 나타낼 수는 없는가를 살핀다.
- 요점이 잘 드러나고 있는가, 주제 이외의 다른 부분이 오히려 강조되어 있지는 않은가,
의도했던 바와는 달리 해석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없는가를 살핀다.
- 세부적인 항목들이 모두 주제와 연관되고 조화되어 있는가, 중심 줄거리와 어긋나는 항목
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가, 까다롭거나 모호한 항목이 들어가 있지는 않은가를 살핀다.
② 부분의 검토
- 모든 단락이 하나의 주제 아래서 유기적으로 통일되어 있는가, 강조는 적절한가,
각 부분은 중요도에 따라 적절한 비율로 쓰여지고 있는가를 살핀다.
- 부분과 부분의 관계는 논리적으로 명료한가, 한 의견에서 다른 의견으로 옮아갈 때
그 발전을 명확하게 나타내고 있는가를 살핀다.
③ 문장의 검토
- 각각의 문장은 내용을 정확히 나타내고 있는가, 문법과 문맥에는 이상이 없는가를 살핀다.
④ 단어 및 용어의 검토
- 단어는 정확히 사용되고 있는가, 잘못 이해된 용어는 없는가를 살핀다.
- 독자가 이해하기 힘든 용어는 없는가를 살핀다.
- 잘못 쓴 글자나 빠진 글자는 없는가를 살핀다.
⑤ 최종 종합 검토
- 적어도 서너 번 정도 낭독을 하면서 어색한 곳이 없는가를 살펴본다.
- 맞춤법이 잘못된 곳은 없는가, 부호가 잘못 사용된 곳은 없는가를 살펴본다.
-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 번 읽어본 후, 그 글이 발표된 이후 후회할 부분은 없는가를
살핀다.
-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읽게 하여 충고를 듣는다.
3) 문장 평가의 기준
① 알기 쉽게 쓰여졌는가.
② 가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가.
③ 주제에 의한 통일이 이루어져 있는가.
④ 구체적이며 설득력 있는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는가.
⑤ 논리적이고 효과적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⑥ 단락 상호간의 연결이 긴밀히 잘 되어 있는가.
⑦ 내용을 정확히 전달하고 있으며 표현 능력이 풍부한가.
⑧ 정확하고 구체적이며 명확한 용어를 사용했는가.
⑨ 문법과 격식에 맞추어 썼는가.
⑩ 독창성이 있는가.
♬♬
글을 쓴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허나, 글쓰기 만큼 쉬운 것도 없답니다.
마음가는대로 쓰되, "무엇을 쓸 것인가?" 주제를 정하고, 많은 독서에서 익힌
단어의 이해나 배치, 그리고 퇴고를 염두에 둔다면, 좋은 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남을 위하여 쓰는 글이 아닌 다음에야, 이 세상에 다녀간 흔적으로 남겨도 좋은 글이
될 것입니다.
사느라 애쓴 흔적, 마음에 담아있는 상념들, 조용한 밤, 비라도 내린다면
더욱이겠지요~ 나혼자 볼 거니까 어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쓰시고.....
남에게도 보이고 싶을 때는, 거부감이 아니 들도록 남의 보는 입장에서 조금 수정하고요,
많은 이들에게 읽힐 생각이면, 퇴고나, 시인, 작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겠지요~
그런데, 아니러니하게도 이 중생은
아직, 퇴고를 하여보지를 못하였답니다~ ㅎㅎㅎㅎ
모두와 이별을 하여야할 즈음이면, 무슨 기별이 온다네요~?
그때쯤엔, 마지막 작업일려고 한답니다.
시작은 메모하는 버릇 부터입니다~
고운 시어가 떠오를 때,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것중에, 가슴에 와 닿는 그러한 느낌을
때와 장소를 가리지말고, 메모를 하여두는 습관도 도움이 된답니다~
이글은,
학창시절에 익혔던 교본?이었는데, 몇년 전, 사랑하는 친구로 부터 보내어 왔답니다.
몇줄의 나의 글에서, 혼란스럽고 뒤죽박죽 엉킨게 안쓰러웠던지..... 고마움 마음입니다.
98100510. 冬邨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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