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가을가지가 좋다?
지금 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채소는 선명한 보랏빛이 도는 가지다. 일본 속담에 ‘가을가지는 며느리에게 먹이지 말라’는 말이 있는데, 가을에 나는 가지가 특히 맛이 뛰어나 며느리에게 주고 싶지 않을 정도라는 뜻이다. 다른 계절에 비해 살이 통통하고 씨가 적으며, 가격도 부담 없다. 담백한 맛으로 다른 재료나 양념과 잘 어울려 다양한 요리로 활용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베지터리언(채식주의자)을 위한 메인요리에 가지를 주로 이용한다. 그리스에서는 가지를 주 재료로 한 ‘무사카그라탕’이 대표적인 요리일 정도다. 한글로 쓴 최초의 조리서인 장계향의 《음식디미방》에는 가지선, 가지찜, 가지느리미 등의 요리법이 수록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가지를 식생활에 활용했음을 엿볼 수 있다.
맛있는 가지는 표면에 윤기가 있고 상처가 없으며 선명한 보라색을 띤다. 손으로 만져 보았을 때 너무 물렁하지 않고 꼭지가 신선한 것을 고른다. 꼭지 크기에 비해 열매가 작은 것은 너무 일찍 수확한 것이고, 표면에 금이 가 있는 것은 늦게 수확한 것이므로 피한다. 상태 좋은 가지를 골라 먹기좋은 크기로 찢어 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꾸덕하게 말린 후 비닐팩에 넣어 냉장보관하면 겨우내 쫄깃한 가지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가지는 항산화 성분의 보고
가지의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계 색소 ‘나스닌’으로 매력적인 보라색의 주인공이다. 항산화 성분은 피로에 지친 신체를 달래고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일본농림수산성식품종합연구소의 실험결과에 의하면 가지가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PHA 등을 억제하는 효과가 뛰어나 항암채소로 손색 없다.
최근 생활습관병 예방, 피부건강 등 활성산소로 인한 노화와 질병을 예방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의학계와 식품업계의 큰 화두로 떠올랐다. 가지는 햇빛을 충분히 받았을 때 보랏빛으로 변하면서 나스닌이 풍부하게 생성되므로 색이 짙은 것을 고른다.
칼로리가 100g 당 19kcal로 적고, 부종을 제거하는 칼륨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가지의 영양소는 열을 가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고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필수지방산인 리놀렌산과 노화를 예방하는 비타민E의 흡수율이 좋아지므로 기름에 조리해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