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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본문

🌱 Ador 사색. 도서.

*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Ador38 2012. 4. 20. 07:58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 김재진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드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 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인사를 몇 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산사의 풍경처럼 먼 산 바라보며 몇 번이나 노을에 물들 수 있을까 산빛 물들어 그림자 지면 더 버릴 것 없어 가벼워진 초로의 들길 따라 쥐었던 것 다 놓아두고 눕고 싶어라. 내다보지 않아도 글썽거리는 먼 산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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