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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강이 흐르리 - 이외수 본문

🌱 Ador 사색. 도서.

강이 흐르리 - 이외수

Ador38 2012. 4. 20. 08:25





          강이 흐르리 - 이외수


          이승은 언제나 쓰라린 겨울 이어라
          바람에 베이는 살갗
          홀로 걷는 꿈이어라

          다가 오는 겨울에는 아름답다
          그대 기다린 뜻도
          우리가 전생으로 돌아 가는 마음 하나로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
          눈을 맞으며 걸으리니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마다
          겨울이 끝나는 봄녘 햇빛이 되고
          오스스 떨며 나서는
          거미의 여린 실낱 맺힌 이슬이 되고
          그 이슬에 비치는 민들레가 되리라

          살아있어 소생하는 모든 것에도
          죽어서 멎어 있는 모든 것에도
          우리가 불어 넣은 말 한 마디


          사랑한다고
          비로소 얼음이 풀리면서
          건너가는 나룻배
          저승에서 이승으로 강이 흐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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