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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아름다운 나날 - 허수경 본문

🌱 Ador 사색. 도서.

* 아름다운 나날 - 허수경

Ador38 2012. 6. 24. 11:29

 * 아름다운 나날 - 허수경 
검은 비닐봉지도 사진을 찍어놓으면
꼭 물결치는 바다처럼 보입니다 어떤 영화에서 보았습니다
모래 한 바께쓰를 확대하면 꼭 낙타가 쓰러져 죽어가는 사막처럼 보입니다 
역시 어떤 영화에서 보았습니다 
아마도
하수구의 녹슨 파이프 속을 찍으면
누군가 잘라낸 제 목을 들고 걷고 있는 대륙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태어나기도 전에 죽어가는 어린 신부들이 살고 있는 그 대륙처럼요.
영화에서 보았습니다 
검은 비닐봉지 바다위해
교회당이 서고 새로 세워진 교회당 속 고무신을 신고 떡국을 얻어먹러 다니는 
어린 신부들을 보았습니다 
아무도 첫 월경을 축하하지 않았습니다
첫시험을 치르고 가까운 구리광산 옆에 선 중국루에서 엄마, 나 곧 돈 벌 거야,라고 
어린 신부들은 말합니다
어이, 마누라 아직도 울고 있나,라고 어린 신랑이 물어보면
여보, 우린 곧 멸망할 거야...어린 신부는 답합니다 
울고 있는 어린 신부의 눈을 확대해서 찍으면
태어나기도 전에 구걸을 하러 다니던 코끼리의 등처럼 보이지는 않을까요?
영화에서 보았습니다
영화를 사랑합니다
그 말을 할 때마다 울고 싶어요
사용기간이 지난 약을 그 대륙에 팔러 나선 유럽의 약장수처럼
검은 비닐 바다를 통과해서 사막 바께스 속을 지프차로 건너 가던
학살자의 검은 안경처럼
울고 싶어요. 
그 말을 할 때마다 영화가 보고싶어요 
누군가 우릴 수탈했어,라고 그곳 인권운동가가 인터뷰를 하면
누군가가 누구인가를  자꾸 묻고 있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 안에 앉아 비닐봉지 바다나 바께스 사막을 봅니다
울고 싶어요
아름다운 나날입니다.....Ador 꾸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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