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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Car Talk] 흉내낼 수 없는 身土不二 - '두 달 완판' 신화 말리부 디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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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Talk] 흉내낼 수 없는 身土不二 - '두 달 완판' 신화 말리부 디젤

Ador38 2014. 7. 21. 18:21

[Car Talk] 흉내낼 수 없는 身土不二…퓨전으로 진화하다

매일경제

프라이팬에 고기가 익고 있다. 지글지글, 냄새 끝내준다. 한쪽엔 마블링이 예술로 박힌 수입산 소고기, 다른 한쪽엔 '투뿔' 한우다. 당신이라면 어떤 고기를 집겠는가. 두말하면 잔소리다. 당연히 토종이다. 차도 숙소도 마찬가지다. 수입, 제 아무리 좋아봐야 거기까지다. 그래서 준비한다. 카톡, 이번주는 신토불이 편이다.

▶▶'두 달 완판' 신화 말리부 디젤
곤지암ㆍ분당ㆍ일산 동분서주…기름 한번 넣으면 일주일 너끈
최고출력 158마력 '강철 심장 '워즈오토 올해의 엔진상 수상

= "네? 일주일요?". 귀를 의심했다. 시승을 일주일간 하라니. 일단 기름 걱정이 앞섰다. 웬만한 수입차라도 2박3일 바짝 타면, 기름 거덜난다. 아무리 토종 DNA가 섞인 한국GM의 베스트셀러 모델 '말리부 디젤'이지만 한 번 풀 주입에 일주일 버티는 건 무리일 터.

시승을 주선해준 대행사의 신혜리 씨가 웃는다. "타 보면 안다"고. 에이, 설마. 그런데 그 '설마'가 사람 잡았다. 곤지암, 분당, 일산, 미친 듯이 경기권 일대를 돌아다녔건만 결국 풀로 채운 기름 한 판을 다 못 쓰고 만 거다. 트립에 찍힌 평균 연비는 놀랍게도 ℓ당 13㎞. 이건 경이적이다. 아니, 신화다. 초도 물량이 두 달 만에 다 팔려나갔다는 '완판 신화'의 비결. 그게 놀라운 연비였던 셈이다.

알고 봤더니 '심장' 덕이다. 말리부의 디젤 엔진은 태생부터 다르다. 탄생지는 독일 오펠의 카이저슬라우테른 파워트레인 공장이다.

최고 출력 156마력. 파워도 1750~2500rpm 실용 주행 구간에서 35.8㎏ㆍm의 최대 토크를 제공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더 놀라운 건 터보(오버부스트ㆍoverboost) 기능이다. 이 심장, 급가속 땐 최대 토크를 38.8㎏ㆍm까지 끌어올린다. 위기의 순간, 더 빛을 발하는 토종 DNA가 제대로 녹아있는 대목이다. 워즈오토 올해의 엔진상 수상 기록,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수입 고기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토종 한우의 강점, 바로 촘촘함이다. 마찬가지다. 토종 DNA를 품은 말리부 디젤의 절대 매력 포인트가 이 촘촘한 안전 시스템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SBZAㆍSide Blind Zone Alert)이다. 사실 백미러 사각지대가 사람 잡는다. 성질 급한 기자는 운전하다 말고 아예 머리를 비죽 앞으로 내밀고 백미러를 본다. 그런데 말리부 디젤에선 그럴 필요가 없다. 당황하지 말고 유유자적, 백미러만 봐주면 끝. 백미러 아랫단에 반짝반짝 경고등이 비치면 신경 곤두세우면 된다.

물론 옥에 티도 있다. 최대 토크가 실용 주행 구간에 맞춰진 터라 엔진 회전수가 높은 고rpm대에 가면 차가 버거움을 느낀다. 어떻게 조절하더라도 약간의 불편함이 느껴지는 시트도 약점이다.

그래도 이 차, 매력 덩어리다. 고rpm대에 파워 좀 떨어지고, 약간 좀 불편하면 어떤가. ℓ당 13㎞의 경이적인 연비 앞에선 웬만한 약점들, 다 올킬(All kill)이다. 잊을 뻔 했다. 거품 쏙 뺀 가격. LS디럭스(자동변속기 기준)가 2703만원, LT디럭스가 2920만원씩이다.

▶▶ '투뿔' 토종 호텔 락고재
대청마루 카운터ㆍ황토 찜질방, 130년 한옥의 장점 쏙쏙 담아
리모컨 작동 비데ㆍ일본식 욕조…최첨단 편의시설로 업그레이드

= 이것저것 잴 것 없었다. 토종 DNA를 품은 말리부 디젤을 타고 곧장 달려간 곳은 북촌의 명물 '토종 호텔' 락고재. 우선 눈부터가 즐겁다. 각진 서양식 특급호텔, 정 없다. 숨이 턱턱 막힌다. 락고재는 정반대다. 곡선이다. 유연한 흐름과 시선에 전혀 거스름이 없다. 정겹다.

3년 전에 뻔질나게 드나들었으니 실로 오랜만이다. 그래도 변한 게 없다. 한결같은 맛, 그게 토종의 맛인 게다. 물론 락고재, 옛것 그대로의 한옥은 아니다. 말하자면 '업그레이드 판'이다. 그러니깐 이런 식. 한옥 장점만 쏙쏙 뽑아낸다. 거기에 현대식 편의성을 양념으로 톡톡 쳐 넣는다. 토종 DNA를 절묘하게 버무려낸 말리부 같다고나 할까.

아닌 게 아니라 닮았다. 범상치 않은 이름부터 그렇다. 락고재는 '옛것(古)을 즐긴다(樂)'는 뜻. 속도의 시대, 첨단의 시대에 옛것을 즐기라니,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마찬가지다. 말리부(Malibe). 차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서부에 위치한 휴양지 '말리부 비치'의 이름을 따 옮겨놓았다니. 그런데 아니다. 이 둘은 상식을 깬다.

락고재는 뿌리가 한옥이다. 한옥은 불편하다. 낡고 허름하다. 당연히 도심 한복판에 어울릴 리 없다. 그런데 버티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우리 결혼했어요' '쩐의 전쟁' 등 드라마 장소 헌팅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종로구 계동에 뿌리를 내린 락고재는 원래 진단학회가 쓰던 130년 된 한옥이다. 이걸 대목장 정영진 옹이 현대판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락고재를 즐기는 법, 간단하다. 먼저 소리로 느껴야 한다. 도심 한복판, 도저히 있을 것 같지 않은 나무 대문. 살짝 열면 '삐걱', 과거로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아내 이어지는 은은한 전통 음악.

자, 다음은 눈이 느낄 차례다. 곡선을 모티브로 한 전통 기와 담장. 한쪽에 놓인 단아한 정자. 자그마한 연못도 보인다. 그 옆에 놓인 장독대라니.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체크인 카운터'다. 이게 대청마루다. 넓은 마루 가운데 탁자에서 직원과 대화를 나눈 뒤 방을 배정받는다.

잊을 뻔 했다. 전통식 황토 찜질방이 있다는 것. 황토 중 가장 효험이 좋다는 천기토를 쓴다는데 늘 붐빈다.

방 안은 현대식이다. 화장실 변기엔 리모컨 시설을 갖춘 비데가 놓여 있다. 그 옆에 놓인 나무 욕조. 영락없이 일본 료칸 분위기다. 압권은 방바닥. 이게 옥이다. 총총 걸어만 다녀도 절로 기가 충만해진다. 홈페이지(www.rkj.co.kr)에서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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