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北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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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北 잠수함

• 김태익 논설위원

• 입력 : 2015.08.25 03:00

작년 6월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동해안 잠수함 기지를 방문해 전투 훈련을 지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정은은 잠수함에 들어가 한쪽 눈 감고 잠망경을 보기도 했고, 수중 어뢰 발사를 참관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함장에게 침로도 정해주고 항해술에 나서는 묘술(妙術)을 가르쳐주면서 대담한 공격 정신을 강조했다"며

 "당 중앙은 잠수함 부대를 대단히 중시한다"고 전했다. 그로부터 1년 지난 올봄 북한은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SLBM)을

수중 발사하는 실험을 했고 이 자리에도 김정은이 참석했다.

▶눈에 띄지 않게 적에 접근해 치명적 타격을 가하는 것은 유사 이래 모든 전사(戰士)들의 꿈일 것이다. 잠수함이 전쟁에 투입돼

위력을 발휘한 것은 1차대전 때 독일군에 의해서였다. 1914년 독일군 잠수함이 한 시간 만에 영국 순양함 세 척을 침몰시키고

승조원 2200명 중 1459명을 수장(水葬)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영국 해군의 참모총장은 "넬슨 제독이 평생 전투에서

섬멸한 적군보다 더 많은 병사를 잃었다"고 개탄했다.

 

 

▶현재 남북한 군사력은 대한민국이 공군과 해군에서 앞서 있다. 해군의 경우 우리가 갖고 있는 함정은 총 20만t인 데 반해

북한은 6만t쯤이다. 그러나 잠수함은 다르다.

북한은 잠수함정을 78척 갖고 있어 미국 72척, 중국 69척, 이란 31척보다 많은 세계 제일 보유국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잠수함은 14척뿐이다.

▶일부에선 북한 잠수함을 '수중(水中) 경운기'라고 낮게 평가하기도 한다.

어떤 것은 낡고 오래돼 경운기만큼 소음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은 여전히 잠수함이 상대적 우위에 있는 비대칭 무기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은밀한 작전이 가능한 잠수함의 특성을 살리고 여기에 새로운 장비를 더해 잠수함을 대남(對南) 도발의 효율적 무기로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2010년 서해에서 작전 중이던 천안함을 어뢰 공격해 46명의 병사를 희생시킨 게 단적인 예다.

▶남북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북한이 동해와 서해에서 잠수함 50여척을 출동시켰다고 한다. 북한이 잠수함정의 70%를

작전에 투입한 것은 전례가 없고 군사 상식으로도 맞지 않는 일이다. 대한민국에 공포 분위기를 심어주려는 심리전의 하나일 수 있다.

여기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만약 저들이 잠수함으로 천안함 사건 같은 도발을 저지른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결의가

필요하다.

 

잠수함이 돌아갈 곳이 없어 바다를 표류하는 것은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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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