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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명숙... 법을 조롱하다

Ador38 2015. 8. 25. 16:43

[기자수첩] 수감 직전까지 法治 조롱한 한명숙… 검찰도 책임있다

입력 : 2015.08.25 03:00

"저는 구치소 안에서 여러분은 밖에서… 진실이 이기는 역사 만들자"
속죄는커녕 끝까지 궤변… 형 집행 늦춘 檢이 빌미준 셈

박상기 사회부 기자 사진
박상기 사회부 기자

 

24일 오후 1시 40분 한명숙(71) 전 총리가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서울구치소 앞에 나타났다.

그는 오른손엔 성경, 왼손엔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꽃을 들고 150여명 지지자 앞에 섰다.

 "저는 오늘 사법 정의가 이 땅에서 죽었기 때문에 상복(喪服)을 입었습니다. 저는 결백합니다."

5년 전 처음 검찰 조사를 받을 때 한 전 총리는 성경을 손에 쥔 채 묵비권을 행사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을 땐 백합을 들고 검찰을 비난했다.

 

 지난 20일 대법원에서 불법 정치 자금 9억원 수수죄로 징역 2년이 확정됐지만, 이날 모습도 그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 때 그 진실은 언제든 밝혀지는 것"이라며 "저는 (구치소) 안에서, 여러분은 밖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 내자"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박범계·이미경·임수경·정청래·진성준 등 동료 의원 10여명과 지지자들은

 "한명숙은 무죄다"라고 외쳤다.

 

여럿이 울음을 터뜨렸고, 한 전 총리가 구치소 쪽으로 이동하자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검은돈을 받은 전직 총리는 민주화 투사인 양 구치소로 걸어 들어갔다.

전직 총리가 실형을 사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한 전 총리는 그런 불명예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대법원 판결 직후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선 무죄"라고 했다.

22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노 전 대통령 묘역 방명록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습니다'라고 썼다.

 

한 전 총리가 받은 9억원 중 3억원은 대법관 13명 전원이 유죄로 볼 정도로 증거가 명백했다.

하지만 판결 이후 한 전 총리의 행보는,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24일 오후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지자들이 준 백합을 들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4일 오후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지자들이 준 백합을 들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그가 이렇게 사법부 판결조차 무시하고 '법치(法治)'를 농락할 수 있었던 데엔 검찰이 나흘간의 말미를 준 것이 한몫했다.

통상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다 실형이 확정된 경우엔 당사자에게 하루의 시간을 준다.

 

검찰은 처음엔 한 전 총리에게도 20일 판결 직후 21일 출석을 통보했다.

하지만 병원 진료와 신변 정리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자 검찰은 구치소 수감을 24일로 미뤄줬다.

전직 총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준 특혜였다. 하지만 그는 특혜의 시간을 법원과 검찰을 조롱하는 데 썼다.

검찰 관계자는 이 특혜에 대해 "일반인에 비해 한 전 총리는 도주 가능성이 거의 없고, 병원 예약도 잡혀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한 전직 검사장은 "한 전 총리가 신변 정리와 거리가 먼 행동을 했을 때 즉시 강제 구인 조치를 검토했어야 옳다"며

"정치인의 판결 불복과 일탈 행위에 대해 검찰이 너무 무신경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와 일행이 이날 구치소 입구에서 벌인 행사 명칭은 '진실 배웅'이었다.

지난 나흘간 한 전 총리가 보인 행태를 보고 검찰 수사와 사법부가 밝힌 '진짜 진실'을 오해하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새로 생겼다면,

그 책임은 검찰에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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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데스크에서] 한명숙의 거짓말

입력 : 2015.08.22 03:00

최원규 디지털뉴스본부 차장
최원규 디지털뉴스본부 차장

 

불법 정치자금 9억원 수수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에 한명숙 전 총리가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라고 하는 걸 보면서

어쩌면 그가 '나는 깨끗하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정한 돈은 한 푼도 안 받았다는 그의 주장과 다른 팩트(사실)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5만달러 뇌물 사건' 첫 재판이 열린 2010년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가 총리로 있던 2006년 공기업 인사 청탁 명목으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았다고 검찰이 기소한 사건이다.

그는 "삶과 양심을 돈과 바꿀 만큼 세상을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다. 남의 눈 피해 돈 받아 챙기는 일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사건은 무죄가 확정됐다.

곽 전 사장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말은 사실인 것처럼 비쳤다. 검찰이 이어 '9억원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수사했지만, 민주화 투쟁 경력을 앞세운

그의 청렴 이미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정말 그의 말은 진실일까.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하고 취재했던 나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5만달러 사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팩트만 봐도 그렇다.

 

곽 전 사장은 "2009년 한 전 총리에게 1000만원(100만원권 수표 10장)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5만달러와 별개의 돈이다. 곽 전 사장이 인출한 이 수표 중 3장이 한 전 총리 남동생 통장에 입금됐다.

검찰은 이 부분을 본안과 관련이 없다고 해서 따로 기소하지 않고 재판에서만 공개했다.

곽 전 사장은 또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 시절이던 2002년 8월 함께 골프용품점에 가 일제(日製) 혼마 골프채 등 골프용품을 사줬다"고

증언했다. 그는 수표로 998만원을 결제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은 "한 전 총리가 골프 모자만 들고 나왔다"고 했지만,

당시 매장 전산 자료엔 구매자가 '한명숙'으로 적혀 있었다. 이쯤 되면 누구 말이 거짓인지 뻔한 것 아닌가?

한 전 총리가 2008년과 2009년 곽 전 사장 소유의 제주도 골프빌리지를 26일간 무상으로 사용했고, 한 전 총리 일행이 친 골프 비용을

곽 전 사장이 대납해 준 사실도 검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한 전 총리 측은 "골프는 치지 않았다"고 했지만 당시 골프장 캐디는 "한 전 총리가 90타에서 100타 사이를 친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곽 전 사장에 대해 "기업을 잘 운영하는 기업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2006년 12월 20일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과 점심을 했고,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건설업자 한만호씨와

저녁을 했다.

 

곽 전 사장이 5만달러를 건넸다고 한 바로 그날이다.

한 전 총리는 검찰에서 성경책을 손에 들고 묵비권을 행사했다.

재판 과정에선 '양심'을 들먹였고, 무죄가 선고됐을 때는 '청렴'을 상징하는 백합을 들고 기자들 앞에 섰다.

그 양심은 대체 어떤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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