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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도 두 번이 끝이었다”

Ador38 2015. 9. 8. 22:50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도 두 번이 끝이었다”

홈플러스의 새주인 MBK파트너스, 그들의 어두운 과거

하지만 진실은 전혀 다르다. 화려한 등장 신(scene)의 주인공은 사실 전형적인 양치기 소년이다. 쉽게 말하면 돈을 위해서는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악랄한 헤지펀드다.

 

‘토종 사모펀드’라는 수식어도 진실과는 거리가 있다.

그들은 그저 국적 없이 전 세계를 전전하며 먹잇감을 잡아채는 무(無)국적 금융 해적일 뿐이다.

7, 8일 각 언론의 경제면을 뜨겁게 달군 홈플러스의 새 주인공 MBK파트너스.

 

그들은 2008년 국내 3위의 케이블TV 업체 C&M을 인수했을 때에도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2013년 ING생명을 인수했을 때에도 똑같은 약속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C&M 노동자 109명을 해고했고, ING생명에서도 150명의 직원을 거리로 내몰았다.

 

그런 그들이 이제 국내 2위 할인마트 업체인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강제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이솝 우화에서도 양치기 소년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은 딱 두 번만 통한다. MBK파트너스의 “구조조정은 없다”는 약속은 이번이

세 번째다(물론 앞의 두 약속은 ‘뻥’으로 드러났다).

 

한국 사회가 이 세 번째 약속(거짓말일 가능성이 농후한)을 순진한 표정으로 믿고 또 방치해야 하나? 아니면 그 약속이 세 번째 거짓말이

되지 않도록 강력하게 압박해 홈플러스 노동자의 삶을 지켜내야 하나? 정확한 판단을 위해 MBK파트너스가 한국에서 보여줬던 과거 행각과

그들의 실체를 점검해본다.

 

 

양치기 소년의 첫 번째 거짓말

 

지난해 12월 31일, 동료들의 복직을 외치며 서울 프레스센터 앞 20여m 높이의 광고판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던 C&M 노조원 강성덕 씨와

임정균 씨가 감격적인 표정으로 땅을 밟았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 그들이 그 높은 곳에 올라가 농성을 벌인 지 꼭 50일 만이었다.

 

 

씨앤앰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승계 합의로 50일 간의 고공농성을 마친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 임정균, 강성덕 씨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광고판에서 내려가고 있다.
씨앤앰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용승계 합의로 50일 간의 고공농성을 마친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 임정균, 강성덕 씨가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광고판에서 내려가고 있다.ⓒ정의철 기자

 

 

C&M은 서울 강남, 노원, 용산 마포, 경기 일부와 울산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영업을 하는 국내 대표적인 케이블TV 전송 사업자다.

이 회사에 양치기 소년이 등장한 것은 2008년, ‘국민유선방송투자’라는 매우 한국적인 이름의 회사가 C&M을 통째로 인수하면서부터다.

초창기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주인은 호주계 투자법인인 맥쿼리로 전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회사의 실소유주가 바로 MBK파트너스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MBK파트너스가 왜 국민유선방송투자라는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했는지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당시 방송법에 따르면 케이블방송 전송 사업자의 지배구조는 외국계 지분이 49%를 넘을 수 없도록 제한돼 있었다.

호주계 맥쿼리와 연합한 MBK파트너스는 ‘국민유선방송투자’라는 애매한 이름의 법인으로 방통위 심의를 통과했다.

 

그들은 “국민유선방송투자의 주요 투자자는 대부분 한국인”이라고 밝혔지만, 정확한 투자자 구성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국적이 모호한 MBK파트너스가 외국 자본을 끌어들인 뒤 방송법을 통과하기 위해 요상한 이름의 페이퍼 컴퍼니를

앞세웠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아무튼 MBK파트너스는 이렇게 국내 케이블TV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그들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새 주인을 맞은 C&M은 순조롭게 영업을 진행했다. 꾸준히 800~900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내던 이들은 2012년 영업이익 1307억 원이라는

최고 성적표를 손에 쥐었고, 2013년에도 1000억 원이 넘는(1098억 원) 영업이익을 냈다.

 

그런데 이 호황기에 C&M은 갑자기 구조조정의 칼날을 뽑았다.

1000억 원대 영업이익의 성적표를 손에 쥔 2014년 7월 갑자기 109명의 하청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이다.

C&M 노동자들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길고 긴 파업 투쟁에 나선 시점이 바로 이때였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도대체 왜 MBK파트너스는 꽤 돈을 잘 벌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을 실시했을까?

또 MBK파트너스는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라고 이유를 밝혔는데, 그렇다면 그 동안 회사가 벌었던 돈은

어디다 다 까먹었을까?

 

C&M이 갑자기 구조조정의 칼날을 뽑아든 이유는 충분히 추정이 가능하다.

 

보통 구조조정 펀드(PEF:Private Equity Fund), 즉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이들이 기업을 매수한 뒤 그것을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최대 기간이 약 5년이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기업 경영에 관심이 없다.

그저 싼 가격에 회사를 사서 최장 5년 정도 알토란(!)같이 회사의 자산을 빼 먹은 뒤 비싼 가격에 이를 팔아 잇속을 챙긴다.

애초 투자 목적 자체가 ‘먹튀’라는 이야기다.

 

2014년이 바로 MBK파트너스가 먹고 튈 타이밍이었다.

이미 투자를 한 지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회사를 팔고 튀기 위해서는 최대한 군살을 빼야 한다.

마침 당시 인수 대상자로 떠올랐던 국내 모 기업은 반(反)노조 성향이 엄청난 회사였다. MBK파트너스가 한참 잘 나가던 C&M에 뜬금없이

구조조정의 칼날을 들이민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이것이었다.

 

경영위기 운운도 말이 되지 않았다. 투기자본감시센터에 따르면 C&M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48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 중 절반이 넘는 2557억 원은 MBK파트너스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됐다.

 

이 빚이 어떤 빚인가? 애초 MBK파트너스는 C&M을 인수할 때 2조 2000억 원을 내기로 했다.

그런데 이 중 70%에 달하는 1조 5600억 원은 C&M의 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사들일 회사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그 회사를 인수할 돈을 충당하는 LBO(Leverage Buy Out)라는 유명한 투기 기법이다.

 

C&M 직원들이 피땀 흘려 번 회사의 영업이익이 MBK파트너스의 빚잔치에 쓰인 것이다.

하지만 빚을 갚고도 C&M의 금고에는 여전히 돈이 남아 있어야 했다. 5년 간 MBK파트너스의 빚을 갚아주고도 이 회사에는 1647억 원의

당기순이익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MBK파트너스는 이 돈의 81.6%인 1,344억 원을 배당금이라는 명목으로 홀라당 꺼내 가져가버렸다.

 

 MBK파트너스는 회사가 번 돈 대부분을 빚 갚는 일과 배당금으로 다 빼먹어버리고, 더 비싼 가격에 회사를 팔겠다며 109명의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며 뻥을 친 양치기 소년 MBK파트너스가 한국 사회에 보여준 첫 번째 거짓말이었다.

 

 

양치기 소년의 두 번째 거짓말

 

양치기 소년 MBK파트너스의 두 번째 거짓말은 보다 노골적이었다.

MBK파트너스가 ING생명을 인수한 것은 2013년 말. 그런데 그들은 이듬해 7월 ING생명 노동자들의 30%에 해당하는 270여 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나섰다. 기업을 인수한 지 7개월 만에, 그것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짓말’을 한 지 5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는 어쩌면 ING생명 직원들과 한국 사회가 MBK파트너스라는 먹튀 자본의 본질을 너무도 몰랐던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MBK파트너스는 회사를 인수한 지 3개월 뒤인 2014년 2월 정문국 씨를 새 사령탑(CEO)으로 선임했다.

 

정 사장은 알리안츠생명 사장으로 일할 때부터 일방적으로 성과급제를 도입해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빚었고 이 와중에 99명의 지점장을

해고한 전력이 있는 ‘구조조정 전문가’였다.

 

정 사장의 취임 소식이 들리자 그의 전력을 잘 알던 ING생명 노조는 사장 선임에 당연히 반대했다.

하지만 정 사장은 취임 직후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포장했다. 정 사장은 취임식에 앞서 먼저 노조 사무실부터 찾았다.

그리고 “인위적 구조조정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그는 취임식에서 “업계의 모든 설계사들이 와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겠다”고까지 공언했다.

 

그로부터 꼭 5개월 뒤에 그는 전체 직원 30%에 이르는 구조조정 안을 들이밀었다.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개하는 노조원들에게 정 사장이 던진 메시지는 “이번 구조조정은 결코 인위적인 것이 아니다”라는 한 마디였다.

 

그렇다면 ING생명이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을 벌여야 했을 정도로 회사 사정이 안 좋았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구조조정 안이 발표되기 직전해인 2013년 이 회사는 무려 253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구조조정을 추진한 2014년 수익성은 더 좋아져

이 해에만 300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기업을 인수했을 당시 “절대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대로 얼마든지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회사를 이끌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최대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비싸게 팔아먹는 일만이

관심사였을 뿐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홈플러스 매각

 

MBK파트너스가 그동안 한국 노동시장을 휘저으면서 한 말은 항상 똑같았다. “우리가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 언제 구조

조정 자체를 안 하겠다고 했느냐”라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구조조정, 그러니까 노동자들을 삶의 터전에서 잘라내는 행위 중에 ‘인위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도 “강제적인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이 말은, 그들의 지금까지 행각에

비춰볼 때 “강제적 구조조정을 안 하겠다고 했지, 구조조정 자체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로 해석돼야 마땅하다.

 

사실 굵직한 사례 두 개만을 들어서 ‘두 번의 거짓말’이라고 표현했을 뿐...,

 

MBK파트너스는

지금까지 인수한 HK저축은행, 웅진코웨이, 네파 등의 회사에서 숱하게 구조조정 이슈를 뿌리고 다닌 전형적 금융 해적이었다.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MBK 파트너스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 내부 안내판에는 MBK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돼 있지 않다.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인수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고 있는 가운데 8일 오후 MBK 파트너스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 내부 안내판에는 MBK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돼 있지 않다.ⓒ뉴시스

 

 

많은 언론들이 MBK파트너스를 ‘토종 사모펀드’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은 미국 시민권자다.

그는 국제 M&A시장에서 ‘김병주’가 아니라 ‘마이클 킴’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MBK파트너스가 끌어 모은 자금도 대부분 해외에서 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의 홈페이지에도 자신들의 국적이 한국임을 밝히는 어떤 대목도 없다. 사실 국적을 초월해 기업을 사냥하는 이 글로벌 해적들에게

국적은 전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속성이다. 쌀 때 삼키고, 노동자들을 해고한 뒤, 비쌀 때 팔아먹고 튀는

그 근본적 속성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홈플러스가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면서 “이제 그 일은 끝난 사안”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차피 매각 전쟁에 뛰어든 모든 후보들이 금융 해적인 PEF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PEF의 홈플러스 인수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홈플러스의 매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야 한다.

 

홈플러스가 얼마에 팔리느냐는 애초 한국 국민들이 관심을 쏟을 일이 아니었다.

매각으로 돈을 챙긴 이들도 영국 자본(테스코)이었으니 말이다.

 

‘홈플러스’라는 이름의 카테고리 안에서 한국 사회가 지켜야 할 것은 단 하나, 매장에서 최저임금에 가까운 박봉으로 묵묵히 일했던

한국 노동자들의 삶이다.

 

그들의 삶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몫이다.

먹튀 자본에게 한국 노동시장이 유린되는 반복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홈플러스 매각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삶을 지키는 일로

마무리돼야 한다.

 

MBK의 세 번째 외침, 즉 “구조조정은 없다”는 약속은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지키도록 강제해야 한다.

홈플러스 매각 사태는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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