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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진 희생’으로 위장한 삼성중공업의 ‘책임경영’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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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원진 희생’으로 위장한 삼성중공업의 ‘책임경영’

Ador38 2015. 9. 8. 23:06

‘임원진 희생’으로 위장한 삼성중공업의 ‘책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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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삼성중공업 홈페이지.ⓒ삼성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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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중공업이 겉으로는 임원 감축을 골자로 한 경영난 해소 계획을 세웠으나,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2분기 1조5천48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 9천142억원에 달했으나 작년 1천830억원에 그치면서 무려 80%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영악화 원인으로는 해외 플랜트 사업의 원가분석 능력 부재, 잦은 설계변경, 주요 프로젝트 사업 견적 계산 오류, 시장 축소로 인한 저가 수주 경쟁 등이 꼽히고 있다.

 

이처럼 경영위기에 처한 삼성중공업은 ‘책임경영’을 내세워 적자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임원을 최대 30% 감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내용은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책임경영의 본질은 ‘임원 감축’ 아닌 ‘희망퇴직’

 

삼성중공업이 공언한 ‘책임경영’ 방침의 핵심은 얼핏 '임원 감축'인 것처럼, 구체적으로는 고액 연봉(박대영 사장의 작년 연봉은 10억4천700만원)을 받는 임원들을 희생시키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하지만 그 본질은 임원 감축의 이면에서 진행되고 있는 희망퇴직 계획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차장·부장급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임원 감축 계획과 달리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민중의소리>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9월부터 오는 11월 초까지 3단계에 걸쳐 차·부장급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1차 희망퇴직 접수는 차장·부장급을 대상으로 이달 11일까지 받으며 신청 대상은 저성과자, 조직에 방해되는 사람, 3년간 하위 고과 2회 이상 기록한 자, 병가를 사용한 자 등이다. 1차 희망퇴직을 신청자는 2억원(54세 기준)을 보상받을 수 있다.

 

2차 접수는 올해 10월 10일까지 진행되며 보상액은 1차 신청 때 받는 2억원의 80%다. 3차 접수는 11월 초까지이며, 보상액은 1억 2천만원이다.

이 같은 방식의 구조조정 움직임은 이미 지난해부터 감지돼왔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경우 그룹 미래전략실로부터 지난해 2월부터 8월까지 대대적인 경영진단을 받고, 후속 조치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차·부장급을 포함해 1천여명 수준을 감축한다는 얘기가 작년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올 2분기 기준 삼성중공업 직원 수는 1만4천여명이다.

 

사측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사팀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박대영 사장 역시 지난 7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점검회의에서 희망퇴직 계획과 관련해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확답을 하지 않았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그룹 경영진단의 후속조치로 지난해 말 서울 본사 내 부서 일부를 이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서울에서 거제로 발령받은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이직한 직원들이 상당수 발생하면서 자연스럽게 일부 인원이 감축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책임 전가는 생산직 노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현재까지 총 14차례 임금협상 교섭을 벌였으나 사측은 기본급 동결이라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까지 맞물리면서 노동자협의회는 오는 9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다른 조선업체 노동조합과 함께 공동파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일반노조 관계자는 “매년 반복되는 적자 수주와 풍력사업 실패로 경영악화를 불러온 것은 도대체 누구의 책임이냐”면서 “회사가 어려우면 당연히 노동자들도 권리를 양보할 수 있지만, 사측은 그 책임을 오로지 노동자들한테만 전가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임원 감축이 아니라 물갈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원 감축’ 역시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현재까지 퇴직 통보를 받은 임원은 8일 기준으로 박모(59) 전무를 포함한 9명이다. 원래 삼성중공업의 임원은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총 110명인데, 현재까지 감축한 임원은 전체 임원의 10%에도 못 미친다.

 

연말까지 4개월 정도가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임원 감축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과정에서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 조치도 단행됐다.

 

임원 감축이 진행되는 동안 민모(57) 상무 등 기존 상무 5명이 전무 승진자에, 상무 명단에 없던 부장급 2명이 임원 승격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 감축이라는 대외적 발표를 감안한다면 다소 의미가 퇴색되는 인사 조치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일반노조 관계자는 “임원 감축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감축이 아닌 물갈이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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