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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예비의사라고 ‘데이트 폭력’ 봐주는 것이 법치국가인가

Ador38 2015. 12. 3. 18:25

[사설]예비의사라고 ‘데이트 폭력’ 봐주는 것이 법치국가인가

동아일보

입력 2015-12-03 00:00:00 수정 2015-12-03 01:57:33

 

 

인터넷 검색창에 ‘조선대’를 치면 ‘조선대 폭행남’ ‘조선대 의전원’이 자동으로 뜬다. 조선대 의학전문대학원생 A 씨(34)가 동기생 여자친구 B 씨(31)를 4시간 반 동안 감금 폭행했는데도 예비의사라는 이유로 가벼운 처벌을 받은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선대는 그제 A 씨를 제적 처리했고 교육부는 어제 조선대를 상대로 실태 조사에 나섰지만 여론에 떠밀린 뒷북 조치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A 씨는 3월 28일 새벽 B 씨와 통화하다 전화 응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B 씨의 집에 찾아가 폭력을 휘둘렀다. 당시 B 씨가 녹음한 파일에서 퍽퍽 때리는 소리와 여자의 비명소리, “오빠 살려줘” 하고 사정하는데도 “열 셀 때까지 안 일어나면 또 때린다”며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소리를 들으면 심장이 떨릴 정도다.

B 씨가 갈비뼈 2개가 부러지는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는데도 광주지법 형사3단독 최현정 판사(여)는 10월 A 씨에게 1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학교에서 제적될 위험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선고 이유는 장차 의사가 될 ‘금수저’여서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고백과 다름없다. “학교에서 A 씨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는 B 씨의 요청을 사법부의 최종 판결까지 지켜보겠다며 8개월 넘게 외면한 조선대 의전원이 어떻게 ‘생명의 존엄성을 깊이 인식하고 올바른 품성을 기르는’ 교육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연인 관계의 상대로부터 폭행, 상해, 강간·강제추행, 살인미수 같은 ‘데이트 폭력’을 당한 사람이 최근 5년간 3만6362명이나 됐다. 피해자 대부분이 신체적 약자인 여성이고 갈수록 살인, 강간 등으로 흉포화하는 추세여서 ‘사랑싸움’이 아닌 심각한 범죄 행위로 다스려야 마땅하다. 야만적 폭력범도 예비의사라고 봐주는 법조인이 있는 나라를 법치국가라고 할 순 없다. 2심 판결을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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