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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세 남자 "국민 여러분, 대통령을 지켜주세요"

Ador38 2017. 5. 13. 09:40

문재인의 세 남자 "국민 여러분, 대통령을 지켜주세요"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구청장이 말하는 '문 실장' "소탈한 모습 평소 성품 그대로…연출·가식 NO"

뉴스1 제공 |입력 : 2017.05.13 08:05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를 지나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5.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를 지나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7.5.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직원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선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한손에는 정장 재킷, 한손에는 커피를 들고 참모들과 산책하며 허물없이 토의한다. 수행원을 뿌리치고 주민들에게 달려가 셀카 촬영에 응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보여준 탈권위적 행보에 국민이 환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모습에 뜻밖에 '시큰둥'한 사람들도 있다. 다름아닌 그와 예전부터 고락을 같이 했던 이들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서울 구청장들은 하나같이 "절대 연출이 아니라 평소 하던 그대로"라며 놀랄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참여정부 시절 1년2개월간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을 지내면서 '문재인 (비서)실장'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만났다.

보통 실장이나 수석쯤 되면 끼니는 밖에 나가 번듯한 식당에서 따로 먹는데 문 대통령은 달랐다. 일반직원식당에서 행정관,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렸다. 식사를 마치면 "커피 한잔 할까요?"라며 앞장섰던 그였다.

김성환 구청장은 "요즘 문 대통령이 보여주는 소탈한 면모는 1%도 가식이 아니다"라며 "오래 전부터 봐온 익숙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로 나선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노원구 제공)©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후보로 나선 김성환 노원구청장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노원구 제공)© News1



화제의 중심에 선 '서민 대통령'이 조금도 충격적이지 않다는 구청장은 또 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참여정부 청와대 부속실 행정관으로 문 대통령과 손발을 맞췄다. 2012년 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선거 때도 캠프에서 그를 도운 15년 된 동지다.

이창우 구청장은 "(문 대통령은) 체질적으로 형식에 얽매이거나 권위를 따지지 못 한다"며 "부하 직원에게도 항상 높임말을 쓰고, 상대방의 눈빛을 바라보며 끝까지 말을 들어주고 직언에도 귀를 기울이는 등 배려하는 자세가 몸에 배어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도 문재인 대통령과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인연이 깊다. 특히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민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었다. 그는 2012년 대선 패배 후에도 '문재인은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한다.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거듭 확신한 계기가 있었다고 한다.

2014년 친노·친문 그룹은 문 대통령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출마를 놓고 둘로 갈라졌다.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당 대표가 되면 당내 개혁에 앞장서야 하는데 성공하더라도 정작 대선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실제 '호남홀대론'은 이때 개혁 과정에서 나왔고 분당까지 이르렀으니 완전히 틀린 예상은 아니었다.

출마를 주장하는 그룹은 소수였는데 그중 한명이 김영배 구청장이었다. "요행을 바라지 말고 당신이 당 개혁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뜻밖에 문 대통령은 ‘소수의견’을 받아들였다. "숨어서 (대선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짧은 다짐 후 당선돼 계파청산, 탕평인사, 인재영입 등 당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김 구청장은 "문 대통령은 그때 당 대표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대선후보가 될 수 있었는데 상처를 각오하고 뚜벅뚜벅 걸어갔다"며 "이런 사람이야말로 대통령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1월 성북구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설명을 듣고있다.(성북구 제공)©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1월 성북구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영배 성북구청장의 설명을 듣고있다.(성북구 제공)© News1



최근 국민들의 반향은 집권 초기의 반짝 인기는 아닐까. 세 구청장은 고개를 저으며 그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리라고 낙관한다.

김성환 구청장은 "참여정부 5년간 국정운영을 실제로 담당해본 것은 매우 큰 자산"이라며 "굉장히 침착하고 사리분별이 정확한데다 옳고그름을 잘 판단하는 법조인의 기질도 갖춰 국정운영을 잘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성실함도 낙관의 근거다. 이창우 구청장은 11일 부속실 업무 자문을 요청받고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문 대통령과 우연히 마주쳤다. 활짝 웃으며 반갑게 맞아줬지만 오랜 대선레이스로 쌓인 피곤함은 감출 수 없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좀 쉬시라"고 권해도 "그럴 여유가 있나. 시기가 너무 엄중하다"며 단호히 고개를 젓는 문 대통령을 보며 안쓰럽지만 새삼 든든했다고 한다.

'문재인의 세 남자'들은 사실 걱정도 된다. 문 대통령의 미래가 녹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5년은 길고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사드, 북핵, 일자리, 개헌, 협치 등등 무엇 하나 쉬운 게 없다. 여론도 계속 우호적이지는 않을 게 뻔하다.

김성환 구청장은 "정치적 속성상 기득권 집단이 변화를 훼방하고 오류는 침소봉대하는 과정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배 구청장은 문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 후 위기의 미국을 구한 프랭클린 루즈벨트에게서 교훈을 얻기를 권했다. 루즈벨트는 '노변정담'으로 대표되는 국민과의 직접 소통으로 국가적 위기를 돌파했다. 그는 "1930년대 미국만큼 대한민국의 상황이 좋지않다"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을 믿고 뚜벅뚜벅 걸어가시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의 친구'였던 그도 집권 초기부터 반대파의 저항에 부딪히다 탄핵 위기까지 몰렸다. 집권 5년 내내 편할 때가 드물었다. 문 대통령이 다른 길을 걸으려면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창우 구청장은 "노 대통령도 시간이 갈 수록 정말 힘들어했다. 초유의 국가적 위기를 충분한 호흡을 갖고 해결 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문재인 대통령을 기다려주시고 또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동작구 제공)©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이창우 동작구청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동작구 제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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