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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00년 전 조선 제일 소리꾼들 모인 희귀사진 나왔다 본문
[단독] 100년 전 조선 제일 소리꾼들 모인 희귀사진 나왔다
노형석 입력 2019.09.01. 14:56 수정 2019.09.01. 19:56
당대 최고 스타들 음반 레코딩 기념해 찰칵
영화사 연구자 한상언 박사 <한겨레> 에 공개
여전히 선명한 106년 전 사진 속에 당시 조선을 주름잡던 소리꾼 네 사람이 모여 있다. 근대기 동편제 판소리의 최고 거장 송만갑(1865~1939)과 경기·서도 잡가와 재담의 1인자였던 박춘재(1881~1948), <아리랑> 가요를 처음 음반에 녹음했던 기생 가객 조모란과 김연옥이다.
일제강점기 스타 연예인이었던 전통소리판의 남녀 대가 네 사람을 1913년 찍은 희귀사진이 발굴됐다. 영화사·출판사 연구자인 한상언(43) 박사는 1913년 일본축음기상회에서 촬영, 제작한 송만갑, 박춘재, 조모란, 김연옥의 음반 레코딩 기념사진을 최근 입수해 29일 <한겨레>에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네명의 예인들은 전통악기 장구를 가운데 놓고 둘러싼 모습으로 서거나 앉아 있다. 남성 예인인 박춘재와 송만갑은 장구 뒤에 서 있고 여성 예인인 조모란, 김연옥은 장구 양옆에 앉은 채 전면을 응시하는 모습이다.
박춘재, 송만갑은 대조적인 용모가 흥미롭다. 비슷한 두루마기 차림이지만, 박춘재는 머리를 양식으로 깎아 서울 소리꾼의 깔끔한 외양을 드러낸 반면, 상투에 갓을 쓴 송만갑은 투박한 남도 소리꾼 풍모를 내보여 눈길을 끈다. 사진 아래에는 한자로 ‘주식회사 일본축음기상회연주자’란 설명과 네 소리꾼의 이름이 인쇄돼 광고용으로 찍었음을 짐작게 한다.
한 박사는 “두어달 전 중국의 한 서적 경매에서 발견해 구입한 자료”라며 “국악계에 전설적인 고수로 이름이 알려진 근대기 예인들의 가장 오래된 사진기록이란 점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의 청장년 시절 전성기 용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10월17일부터 여는 개관 50돌 기념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내년 3월29일까지)에 선보일 예정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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