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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임명은 이해충돌" 밀어붙인 이건리, 권익위 떠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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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국 임명은 이해충돌" 밀어붙인 이건리, 권익위 떠난다

Ador38 2019. 12. 17. 11:25

[단독]"조국 임명은 이해충돌" 밀어붙인 이건리, 권익위 떠난다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왼쪽)이 지난 3월 사회관계 장관회의에 참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이 사무처장은 지난주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왼쪽)이 지난 3월 사회관계 장관회의에 참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이 사무처장은 지난주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이건리(56·연수원 16기)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사의를 표명했다. 
 

'김태우 공익신고, 조국 이해충돌' 밀어붙여
"상황따라 흔들리는 정의에 괴로워 해"
임기 절반 남기고 사임, 靑내부서 당황

"흔들리는 정의(正義)에 괴로워해"

 

검찰 출신인 이 부위원장은 지난주 박은정(67) 권익위원장에게, 16일엔 권익위 직원들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이 부위원장이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현 정부의 정의(正義)에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권익위가 지난 2월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공익신고자로 인정하고, 지난 9월 부인이 기소됐던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9월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당시 권익위는 조 전 장관의 아내가 기소된 상황에서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냈다.[뉴스1]

지난 9월 9월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당시 권익위는 조 전 장관의 아내가 기소된 상황에서 장관직 수행은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냈다.[뉴스1]


"김태우·조국 원칙대로 가야합니다"

 

당시 권익위 내부에선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것에 부담을 느꼈지만 이 부위원장이 "원칙대로 가야한다"며 고심하던 박 위원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 부위원장은 조 전 장관뿐 아니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명예훼손 사건을 서부지검서 수사토록 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충돌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부위원장과 인연이 있는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 부위원장은 누구의 편도 아닌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며 "청와대와 권익위의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고민이 깊었을 것"이라 말했다. 
 
2013년 법무부가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이기도 했던 이 부위원장은 같은해 말 검찰 퇴임식에선 일반 직원에게도 제공되는 퇴임용 관용차를 타지 않았다. 이젠 공직자가 아니란 이유에서였다.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권익위는 김태우 전 특감반원이 법적으로 공익신고자로 인정했다. 임현동 기자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리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수사관이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권익위는 김태우 전 특감반원이 법적으로 공익신고자로 인정했다. 임현동 기자


이건리 사표에 당황한 靑

이 부위원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에 권익위는 물론 청와대서도 당황해하는 눈치다.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의 장관직 수행을 놓고 청와대와 각을 세웠던 고위공직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권익위가 김 전 특감반원과 조 전 장관에 대해 예상치 못한 입장을 내놓을 때마다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서도 이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정확한 이유를 확인하려 아직 사표 수리를 결정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부위원장이 16일 직원들에게 '내 할 일을 모두 마쳤기에 이젠 떠날 때가 되었다. 자리엔 욕심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과 같은 검사 출신으로 반부패 업무를 함께 맡아왔던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지난주 사의를 표명하고 정부를 떠난 상태다.
 
     
2017년 11월 박형철 당시 대통령 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답변을 듣고있다. 이 사무처장과 반부패업무를 함께 맡아왔던 박 비서관도 지난주 정부를 떠났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박형철 당시 대통령 비서실 반부패비서관이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답변을 듣고있다. 이 사무처장과 반부패업무를 함께 맡아왔던 박 비서관도 지난주 정부를 떠났다. [연합뉴스]


5.18 특조위 위원장 출신  

전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13년 대검 공판송무부장(검사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이 부위원장은 2017년 9월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현 정부와 인연을 맺었다. 
 
이 부위원장은 특조위를 이끌며 5.18 민주화운동 당시 군이 시민을 향해 헬기 사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2월 7일 이건리 당시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장국방부에서 특조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2월 7일 이건리 당시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장국방부에서 특조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후 이듬해인 4월엔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청와대는 이 부위원장을 "반부패 총괄기구인 권익위의 정체성을 확립할 적임자"라 발표했다. 
 
이 부위원장의 재임 기간 권익위는 '버닝썬 제보' 공익신고를 검찰에 이첩하며 경찰총장으로 불린 민정수석실 '윤규근 총경(구속기소)' 수사에 기여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추가 뇌물(51억) 제보를 검찰에 전달한 것 역시 권익위였다. 
 

총선 아닌 로펌 돌아갈 듯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이 부위원장이 떠난 뒤 권익위가 지금과 같이 소신과 원칙을 지켜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표가 수리되면 본인이 속해있던 법무법인(유한) 동인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 등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단독]"조국 임명은 이해충돌" 밀어붙인 이건리, 권익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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