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단독]불기소된 모욕죄···평생 가슴 속 멍울로 남아 '미안하다, 홍영아!' 본문

⚔️ ​ 국가&국제범죄단체(공자학원.알루미나티.삼극회.미피아.야쿠샤)./⚔️ 경제.금융.투기범죄 수사.

??? [단독]불기소된 모욕죄···평생 가슴 속 멍울로 남아 '미안하다, 홍영아!'

Ador38 2021. 7. 13. 08:59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2021.07.13. 06:00

이재명 "세상 떠나는 날까지 청소노동자로 일했던 여동생 생각"

2분기 실적 기대감…뉴욕 증시 또 최고치

© 경향신문 고(故) 김홍영 검사를 괴롭혀 죽음으로 몰아간 혐의로 김모 전 부장검사가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다음날인 지난 7일 김 검사의 아버지 김모씨(69)가 쓴 일기. 김홍영 검사 유족 대리인단 제공

 

“김○○ 징역 1년. 이 세상은 어제도 오늘도 같은 시간에 해가 뜨는구나. 나에게는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는데. 그저 너무 원망스럽고 한이 맺힐 뿐이구나….”

 

경향신문이 12일 고 김홍영 검사 유족 대리인단에게서 받은 김 검사 아버지 김모씨(69)의 일기 내용이다. 1심 법원은 지난 6일 하급자인 김 검사를 괴롭혀 죽음으로 몰아간 의혹을 받는 김모 전 부장검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아버지 김씨는 선고 다음날 ‘김○○ 징역 1년 선고를 보면서’라는 제목으로 일기를 썼다. 항소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검찰에 이 일기를 제출했다. 항소해달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 9일 항소했다. 검찰은 항소 기한(13일)을 하루 앞둔 이날까지 항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김씨는 일기에 “징역 1년이 과연 홍영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면죄부가 될까. 아마 그는 징역 1년에도 반성하지 않을 것이다. 참 어리석은 사람이다”라고 적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이던 2016년 3~5월 김 검사의 등이나 어깨를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김 검사는 폭행·폭언에 시달리다 2016년 5월 목숨을 끊었다. 김 전 부장검사는 재판에서 “손바닥으로 피해자의 등을 접촉했으나 폭행의 고의는 없었다”라고 했다.

 

대한변협이 2019년 11월 김 전 부장검사를 고발하자 검찰은 지난해 10월 폭행 혐의로만 기소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이기 때문이다. 모욕 혐의는 유족의 고소 가능 기간인 6개월이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했다.

 

김씨는 법을 잘 몰랐던 자신을 탓했다. 김씨는 “홍영이 성격상 모욕 부분이 (죽음의)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 생각하는데 기소되지 않는 게 정말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며 “친고죄는 6개월 이내 고소해야 한다….

 

나는 늦게 감찰기록을 본 후 알았는데 평생 가슴 속에 멍어리로 남아 있겠구나. 면목이 없구나, 아비로서…”라고 적었다.

 

검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김 전 부장검사의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명예훼손죄를 검토하라는 의견을 냈다. 변협도 같은 취지로 항고했지만 서울고검은 지난 4월 기각했다.

 

변협은 대검에 재항고한 상태다. 김씨는 “(검찰의 감찰이 끝난 뒤) 감찰보고서를 요구했으나 외부로 유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지 못했다”며 “그 이유가 김○○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가 생각하니 ‘내가 무척 바보스럽구나’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법무부는 2016년 8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전 부장검사를 해임 처분했다. 당시 대검 감찰본부는 감찰 결과 형사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고발하지 않았다.

 

아버지 김씨는 “감찰에서 폭행, 강요, 모욕, 명예훼손 등으로 당연히 고발돼야 할 사건인데 적당히 뭉개버려 감찰 역시 ‘제 식구’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이 고발 초기에 ‘제 식구 감싸기’ 느낌이 들게 미적거린 부분도 나에게는 많이 힘들었다”고 적었다.

 

김씨는 일기 마지막에 김 전 부장검사를 향한 질문과 회한의 말을 남겼다. 김씨는 “한 가지 묻고 싶다. 김○○! 내가 만일 고관대작이었다면 그렇게 (김홍영 검사를) 무시했을까. 미안하다, 홍영아!”라며 “혹시 교통 신호 하나라도 홍영이한테 해가 될까 조심조심 살아온 내가 바보인가. 인과응보, 사필귀정을 반드시 기억하라”고 적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허진무기자 페이지 - 경향신문

경향신문 기자

www.khan.co.kr

ⓒ경향신문(http://www.kha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