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티나게 팔린 EV6 타보니…SUV 탈을 쓴 스포츠카[시승기]기아 관계자는 "원 페달 드라이빙의 경우 브레이크 기능까지 있어야 하기에 실제 제동이 걸리는 것"이라며 "내연기관만 타시던 고객들에게는 이질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차 특유의 높은 가격대가 단점이다.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모델 에어 4730만원, 어스 5155만원 △롱 레인지 모델 에어 5120만원, 어스 5595만원 △GT-Line 5680만원이다. 한정적인 전기차 보조금 없이는 중형 SUV인 제네시스 GV70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EV6는 경쟁 전기차의 준중형 SUV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격과 성능 양면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차다. 현재 테슬라Y 보다는 주행거리가 짧지만 가격은 더 저렴하다. 아이오닉5와 비슷한 가격대임에도 보다 뛰어난 주행 성능과 최대주행거리를 보인다. 충전속도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가속 페달 하나만으로 가속·감속·정차가 가능한 4단계의 경우 발을 떼면 급정거를 하듯 속도가 급격히 줄었다. 길이 자주 막히는 시내서는 중립기어로 전환하지 않아도 페달에서 발을 떼고 쉴 수 있어 편리했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좀처럼 적응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도로에서 1~2단계가 가장 편안했다.
EV6의 경우 회생제동 단계를 0~4단계 및 자동 모드로 선택할 수 있는데 0단계를 선택하고 운전할 때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단계를 올릴 수록 가속 페달에서 발을 살짝만 떼도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차가 흔들리며 멈췄다.
시승하면서 스마트 회생 시스템을 켜놓고 달려 전기를 절약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회생제동을 통해 감속할 때 발생하는 제동력을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회생제동을 켠 채 주행은 전반적으로 익숙해지기 어려웠다.
충전구는 후면부에 위치했지만 이날 배터리 소모가 크지 않아 충전까지는 하지 않았다. 800볼트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며, 10분을 충전해도 13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전기차 관련 설문조사마다 '구입시 우려 사안' 1위를 기록하는 최대주행거리는 EV6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국내 기준 475㎞, 국제 기준 510㎞다. 경쟁사에 비하면 100~200㎞ 정도 부족하지만 실제 타보니 생각보다 배터리 소모가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