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개월 영아 강간·학대살해 20대, ‘화학적 거세’ 가능성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2021.08.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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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20개월 영아를 강간·학대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가 경찰 유치장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20개월 된 아이를 성폭행하고 학대·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에 대해 ‘화학적 거세’로 알려진 성 충동 약물치료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2부(유석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살해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혐의를 받는 A(29·남)씨와 사체은닉 등 혐의를 받는 B씨(25·여)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숨진 영아는 B씨의 딸이다.

 

지난 6월 15일 새벽 술에 취한 있던 A씨는 자신의 집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은 뒤 주먹과 발로 1시간가량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숨진 아이의 친모인 B씨와 함께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숨겨뒀다. 아이의 시신은 7월 9일 발견됐다.

 

검찰 수사에서 A씨는 학대 살해 전에 아이를 강간하거나 강제 추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체를 은닉한 뒤 B씨와 아이의 행방을 묻는 B씨의 어머니에게 “성관계하고 싶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아를 상대로 끔찍한 범행을 저질러 놓고도 성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정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B씨의 범행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그에게 성 충동 약물 치료 명령을 함께 내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성 충동 약물치료는 약물 투여와 심리치료를 병행해 성 기능을 일정 기간 억제시키는 조치다. 검사가 청구하면 정신과 전문의 진단과 감정을 거쳐 법원에서 치료 명령을 하게 된다.

 

성폭력 범죄자의 성 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성충동약물치료법)에 따라 성폭력 범죄자 중 재범 위험성이 있는 19세 이상의 성도착증 환자가 그 대상이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A씨의 성 충동 정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뒤 검찰에서 관련 청구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성 충동 약물 치료 명령은 2015년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으로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 상태다.

 

대전지역의 한 변호사는 “A씨와 관련해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것만 봐도 이 사람은 자신의 성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지극히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A씨에 대한 정밀한 조사 및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성 충동 약물치료의 필요성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31일 말했다.

 

하지만, 신중론도 나온다. 다른 변호사는 “성 충동 약물치료는 매우 업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우선 A씨에 대한 정신적 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나서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10월 8일에 열리는 공판에서 A씨에 대한 구형량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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