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연합뉴스 지난달 13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심각해진 미국에서 홑겹 천 마스크는 감염 방지에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비확진자가 같은 공간에 있을 때 마스크 종류에따라 감염되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에 대한 미국산업위생전문가협의회(ACGIH)의 분석 결과를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CGIH의 분석에 따르면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한 공간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있을 때 감염에 필요한 만큼의 바이러스가 비감염자에게 옮겨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이었다. 둘 중 한 명이 천 마스크를 쓰면 감염까지 5분이 늘어나고, 둘 다 천 마스크를 썼다면 12분 정도 늘어난 27분 후에 감염됐다.
감염자와 비감염자 모두 N95마스크를 써서 바이러스 통과율 10%를 유지하면 감염에 걸리는 시간은 25시간으로 늘어난다. 둘 다 마스크를 꼭 맞게 착용해서 바이러스 통과율을 1%로 봉쇄한 조건에서는 감염에 필요한 시간이 2500시간이 된다. N95 마스크는 미국 직업안전위생국(NIOSH)이 인증한 마스크로 한국의 KF94 등급에 해당한다.
N95, KF94 등 인증받은 보건용 마스크는 비말뿐 아니라 공기 중에 한참 동안 떠다닐 수 있는 ‘에어로졸’도 상당수 걸러낸다. 비말의 수백 분의 1 크기인 에어로졸은 바이러스의 전달체 역할을 한다. N95, KF94 등 보건 마스크는 빽빽한 섬유 필터뿐 아니라 입자를 끌어당기는 정전기 필터도 들어간다.
하지만 이런 필터에 비해 구조가 느슨할 수밖에 없는 천 마스크는 비교적 크기가 큰 비말을 차단할 수는 있어도 에어로졸 등은 막기가 어렵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상황에서 천 마스크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브리검 여성병원의 라누 딜런 의사는 “아예 안 쓰는 것보다는 뭐라도 쓰는 게 낫지만 천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N95 마스크만큼 방어력이 안 나온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의 감염병 전문가 모니카 간디는 “모든 사람이 천 마스크만 혹은 (한 겹짜리) 수술용 마스크만 쓴다면 사실상 아무것도 안 쓴 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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