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일 열린 제1회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 축사를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한국에너지공대는 2017년 문 대통령이 국내 첫 에너지 분야의 특성화대학을 목표로 ‘임기 내 개교’를 공약했던 곳이다. 그러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부담 속에 연간 6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전이 2031년까지 1조 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점을 놓고 야권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학교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심장’으로 불리는 호남(나주시 빛가람동)에 지어진다는 것을 놓고도 매번 선거때마다 “선거용 개교”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난해 3월 ‘한전공대특별법’을 제정해 올해 개교를 밀어붙였다.
결국 ‘한전공대’로 불리던 한국에너지공대는 벌판에 4층짜리 본관 건물 한 동만을 완성한 상태로 대선 7일 전이자, 문 대통령의 임기를 2개월 남겨놓은 이날 개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군산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 열린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다만 최근 기존의 탈원전 정책을 뒤집는 듯한 발언을 했던 문 대통령은 이날은 원전과 직접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까지처럼 지구를 아프게 하고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탄소중립’이라는 인류의 새로운 질서 속에서 에너지 대변혁기를 선도해야 하고, 그것이 여러분이 걸어가야 할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교한 한국에너지공대는 부영그룹이 기부한 옛 골프장 부지에 지어졌다. 학생 전원에게 무료 기숙사 제공과 첨단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한 창업 지원 등을 약속하며 올해 학부생 107명과 대학원생 49명이 입학했다.
그러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학생들은 인근 골프텔에서 지내야 한다. 강의동, 도서관, 기숙사 등의 완공 목표 시점은 2025년이다. 당초 목표로 했던 교수진 100명 중 현재까지 채용된 인원은 48명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