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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디지털 돈’이 온다, CBDC 공부합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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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디지털 돈’이 온다, CBDC 공부합시다

Ador38 2022. 3. 25. 07:37
신수지 기자
 
2022.03.2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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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들이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 연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대규모 CBDC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미 1억명이 넘는 디지털 위안화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디지털 달러 도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미국도 정부 차원의 CBDC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책임 있는 디지털 자산 혁신에 관한 행정명령’에서 백악관은 ‘잠재적인 미국 CBDC에 관한 연구 및 개발 노력’을 가장 긴급한 과제로 꼽았다.

 

백악관은 “이미 100개 이상의 국가가 CBDC를 탐구하거나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CBDC 발행이 국익에 부합하는 것으로 간주될 경우 CBDC 연구 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에 착수한 유로존 역시 2년간의 조사를 거쳐 2023년 디지털 유로 도입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은행도 지난해부터 ‘중앙은행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을 시작해 현재 모바일 기기를 통한 오프라인 결제와 국가 간 송금 등 2단계 실험을 진행 중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현재 CBDC는 개념적 논의를 넘어 실험 단계에 있다”며 “돈의 역사가 새로운 챕터에 접어들고 있다”고 했다.

 

◇금융 효율 높이는 CBDC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法定) 화폐를 뜻한다.

법정 화폐에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 것은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과 같지만, CBDC는 중앙은행이 가치를 보장하므로 법정 화폐와 동일한 신뢰도를 갖는다.

 

언뜻 생각하면 CBDC가 도입되어도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결제와 송금을 모두 디지털로 하는 ‘현금 없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디지털 결제·송금과 CBDC가 다른 점은 은행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기존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해 시중은행에 공급하고, 은행 계좌를 통해 개인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유통된다.

 

결제나 송금을 하는 과정에서도 반드시 은행 계좌를 거치게 돼있다. 반면 CBDC로 보유하는 돈은 모바일 전자지갑을 통해 개인이 중앙은행에 직접 예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결제 및 송금 과정이 단순해지고 거래 비용이 절감돼 금융 효율이 높아진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낙후된 개발도상국의 경우 CBDC를 통해 은행 이용이 어려운 저소득·소외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700여 개 섬으로 구성된 바하마는 2020년 세계 최초로 CBDC인 ‘샌드달러’를 상용화해 은행 계좌가 없어도 신분증만 있으면 모바일 전자지갑 앱을 열 수 있게 했다. 전자지갑 앱으로 QR코드를 읽거나, 사용자 아이디를 입력해 결제와 송금이 이뤄진다.

 

중앙은행이 돈 풀기와 조이기 등 통화 정책을 실행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진다.

펜실베니아 대학 로스쿨의 사라 해머 교수는 CNN에 “세금을 징수하거나 정부 자금을 분배하는 데 CBDC가 더욱 효율적이며, 현금을 이용한 불법 거래를 단속하느라 행정력을 소모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선진국들은 CBDC를 도입하면 국제 송금 시간을 단축하고, 수수료를 대폭 낮출 수 있어 자국 통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 패권 위협에 속도 내는 美

 

이미 기축통화국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미국은 오랜 기간 디지털 달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1월 발간한 CBDC 보고서에서 CBDC의 장·단점이나 해결 과제에 대해서만 나열할 뿐

 

디지털 달러 발행과 관련해선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채 “(보고서 발간은) 특정 결과를 진전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며, 궁극적으로 디지털 달러 발행에 대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이런 미온적 태도에 대해 션 스테인 스미스 뉴욕시립대 교수는 “이미 달러가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미국에 엄청난 경제적 이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도가 확 바뀐 건 자칫하다 달러 패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위안화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제외하자 중국의 ‘CIPS(국경 간 위안화 지급 시스템)’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CIPS는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고자 2015년 만든 독자적인 국제 위안화 결제 및 청산 시스템이다.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디지털 위안화 역시 달러 패권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까지 2억6100만개의 디지털 위안화 지갑이 열렸고, 총 거래액은 876억위안(약 16조8822억원)에 달한다.

 

중국 관영 매체 증권일보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조만간 톈진시와 항저우시, 푸저우시 등을 디지털 위안화 3기 시범 도시로 선정할 예정이다. 야마오카 히로미 전 일본은행 결제국장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국경 간 거래에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해 달러에 대항하는 통화 블록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 등 민간 가상 화폐 시장 규모가 지나치게 커진 것 역시 디지털 달러 도입을 서두르게 된 이유 중 하나다. 글로벌 가상 화폐 시장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 3조달러(약 3675조원)에 달한다.

 

특히 달러에 값이 고정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와 USD코인이 무서운 성장세로 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2020년 초 46억달러(약 5조6313억원) 수준이던 테더와 USD 코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1326억달러(약 162조3289억원)로 30배 가까이 뛰었다.

 

바이든 행정부는 행정명령에서 “미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가상 자산 공간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의 우선순위 및 민주적 가치에 부합하는 CBDC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CBDC

 

중앙은행을 뜻하는 ‘Central Bank’와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를 합친 용어로, 실물 명목 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를 뜻한다. 블록체인이나 분산원장 기술 등을 이용해 전자적 형태로 저장한다는 점에서 가상화폐와 유사하지만, 중앙은행이 보증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 등의 민간 가상화폐보다 안정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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