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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관예우 끝판왕”…한덕수 “나가도 너무 나갔다”

Ador38 2022. 5. 3. 06:07

심진용·김윤나영·문광호 기자 sim@kyunghyang.com - 어제 오후 9:15

© 경향신문정면 반박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앤장 고액 고문료 논란에 “국민 눈높이로 보면 송구”

외국기업 고액 월세·부인 그림 판매 의혹도 적극 방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한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이력과 고액 고문료 문제, 이해충돌 논란과 부인 미술품 거래 등 도덕성 이슈가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한 후보자는 고액 고문료 논란과 관련해 “송구스럽다”며 자세를 낮추면서도, 다른 의혹에 대해서는 언성을 높여가며 반박했다. 새 정부 초대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라는 점에서 청문 내내 여야의 기싸움이 치열하게 이어졌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두 차례 김앤장 근무 이력을 두고 “회전문에서도 역대급”이라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 근무와 고문료 논란에 대해 “국민 눈높이로 보면 송구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여러 차례 자세를 낮췄다. 한 후보자는 “전관예우의 끝판왕”이라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 지적에 ‘같이 일했던 공무원들이 특정 사안에서 김앤장에 있는 저를 도와주는 게 전관예우’라는 취지로 답하면서 “그런 건은 한 건도 없었다”고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후보자가 김앤장 고문을 할 때, 김앤장은 론스타의 법률대리인이었다”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한 후보자 후배 공직자들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한 후보자는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각종 기업과 단체에서 사외이사, 고문 등을 맡아 매달 총 3600여만원의 고액 보수를 받은 것을 “황제 꿀알바”라면서 사퇴를 촉구하자 “알바라는 표현은 조금 심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는 통상 분야 고위직을 지낼 당시 외국 기업에 고액의 월세를 받고 사업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 제기에도 “황당하고 터무니없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1989~1999년 10년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주택을 미국 통신업체 AT&T와 미국계 정유사 모빌(현 엑슨모빌) 자회사인 모빌오일코리아에 임대하며 월세로 6억2000만원을 받았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이 한 후보자가 모빌의 천연가스 사업 참여에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묻자 한 후보자는 “터무니없다” “황당하다”고 답했다.

화가인 배우자 최아영씨가 대기업에 자신의 그림 4점을 총 3900만원에 판매한 의혹도 제기됐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최씨 그림 1점은 1600만원에 효성에 팔렸고, 3점은 2300만원에 부영주택에 팔렸다”며 “부영주택의 미국 진출에 후보자가 도움을 줘서 그런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질의했다.

한 후보자는 “부영주택의 미국 진출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도운 바도 없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서양화는 아마추어인 최씨 그림이 지나치게 고가에 팔린 것 아니냐”는 신 의원 질의에는 “(서양화도) 프로급이다. 집사람은 초대작가, 심사위원 자격까지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자가 무역협회 회장 자격으로 2013년 아키히토(明仁) 당시 일왕 생일 축하연에 참석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역대 무역협회 회장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는 취지의 남인순 의원 질의에 “과거사로 인해 우리 경제나 미래가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며 “무역협회장은 무역하는 업체들의 조직이기 때문에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 방어에 총력을 쏟았다. 김미애 의원은 김앤장 근무 관련, “김앤장 고문이 순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비호했다.

한 후보자도 “김앤장에 간 하나의 목적은 제가 이제까지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 소위 공공외교를 하던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화답했다. 최형두 의원은 “왜 우리가 노무현 정부 때 총리하셨던 분을 다시 기용하려 하겠느냐. 그만큼 대내외 위기 상황이 심각하다”며 민주당 공세에 선을 그었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 시작부터 한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두고 공방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도대체 언제까지 자료 제출을 촉구하며 시간을 허비해야 하느냐”고 했고,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배우자 외화 송금, 저축, 해외계좌 개설, 주택자금 대출 현황, 건강보험 납부 현황 이런 기초적인 자료를 왜 제출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3일까지 진행된다. 국회 의석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이 인준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심진용·김윤나영·문광호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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