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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쓰레기섬 이어 ‘물티슈섬’ 발견? [에코노트]

Ador38 2022. 7. 31. 10:01

박상은 - 어제 오후 6:00

미국 하와이 인근 북서태평양에는 일명 ‘쓰레기섬’이 있습니다. 바다에 둥둥 떠다니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섬을 이룬 것인데, 그 면적이 우리나라의 15배 정도라고 합니다.

© Copyright@국민일보영국 템스 강변에 쌓인 물티슈 쓰레기. BBC London 유튜브 캡처
 
 
 

그런데 최근 영국 템스강에선 쓰고 버린 물티슈로 이루어진 ‘물티슈섬’이 발견됐습니다. 변기에 버린 물티슈가 하수도에 흘러다니는 기름 성분과 결합해서 템스 강변에 쌓인 건데요. 물티슈섬의 크기는 테니스 코트 2개 정도 면적이고, 깊이는 1m를 넘는다고 합니다.

영국의 환경단체들은 수년 전부터 이 문제를 지적해왔는데, 결국 시간이 흘러 거대한 물티슈 덩어리가 템스강의 흐름까지 바꾸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 Copyright@국민일보영국 템스 강변에 쌓인 물티슈 쓰레기. BBC London 유튜브 캡처
 
 

단순히 다른 나라 일이라고 넘기기에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물티슈는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으니까요. 특히 아이를 키우는 집이나 자취생들에게 물티슈는 없어서는 안 되는 제품처럼 여겨집니다. 그런데 이 물티슈, 정말 ‘없으면 안 되는’ 물건일까요?

 

© Copyright@국민일보태평양 쓰레기섬 이어 ‘물티슈섬’ 발견? [에코노트]
 
 

물티슈 원재료 묻자 43%가 ‘종이’… 플라스틱 답변은 34%

지난해 6월 한 소비자단체가 20대 이상 소비자 636명을 대상으로 물티슈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물티슈 원재료를 ‘펄프(종이)’라고 답한 사람이 43.4%에 달했습니다. 21.7%는 ‘섬유’라고 답했고요. ‘플라스틱류’라고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는 34.9%에 그쳤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물티슈를 하루에 1장 이상 쓴다고 답한 소비자는 90.6%를 차지했습니다. 물티슈를 거의 안 쓴다는 응답은 9.4%에 불과했죠.

시중에 판매되는 물티슈는 대부분 플라스틱 계열인 폴리에스테르가 함유돼 있습니다. ‘티슈’라는 이름 때문에 일반 휴지처럼 여기기 쉽지만 물티슈 한 장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데에는 수십, 수백년이 걸립니다.

© Copyright@국민일보태평양 쓰레기섬 이어 ‘물티슈섬’ 발견? [에코노트]
 
 

물티슈는 당연히 미세플라스틱 문제와도 연결됩니다. 2020년 영국에선 템스강에 1초당 9만4000여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된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친환경’ 내세우는 물티슈들… 생분해·비데용은 괜찮을까

물론 요즘은 자연 유래 성분으로 만들었다며 ‘생분해’ ‘친환경’을 내세운 물티슈도 굉장히 많습니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한다면 가급적 폴리에스테르 같은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제품을 쓰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단어들이 ‘아무 데나 버려도 자연으로 돌아간다’거나 ‘변기에 버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생분해·친환경 물티슈라고 광고하는 제품의 주의사항을 잘 보면 “사용 후 변기에 버리지 말아 달라”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글씨가 워낙 작아서 모르고 지나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거죠.

‘비데용 물티슈’는 괜찮지 않으냐고요?

변기에 바로 버려도 된다고 하니, 비데용 물티슈를 물에 넣으면 바로 녹는 제품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비데용 물티슈는 ① 배관을 통과할 때 마찰에 의해서 물티슈 원단 조직이 풀어지고 ② 하수처리 공정에서 미생물에 의해 남은 조각들이 생분해되는 제품을 말합니다.

비데용 물티슈 역시 사용설명 부분을 자세히 보면 “하수도가 막힐 우려가 있으니 1~2장만 사용해야 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버리는 양에 따라서, 하수도 환경에 따라서 물에 풀어지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예 비데용 물티슈를 변기에 넣지 말아 달라고 안내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많습니다.

결국 비데용 물티슈라고 하더라도 최대한 적게 써야 환경에 이롭고, 하수 처리 공정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죠.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식당 일회용 물티슈’ 금지

일상생활에서 원치 않게 제공되는 물티슈도 있습니다. 특히 식당에서 그렇죠. 식당 물티슈는 손을 닦고 몇 초 만에 버려지는데, 그동안 정부가 관리하는 ‘일회용품’에는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합성수지 재질이 포함된 일회용 물티슈를 식당에서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자원재활용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보통 식당 물티슈는 플라스틱이 40~50% 함유돼 있는데, 이런 물티슈를 일회용품 규제 대상에 추가하기로 한 거죠.

‘식품접객업소 일회용 물티슈 금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시행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식당이나 카페에서는 위생 물수건이나 플라스틱이 함유되지 않은 물티슈를 사용해야 합니다. 환경부는 이 법령으로 식품접객업소에서 연간 28만 8000t의 플라스틱 재질 물티슈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티슈는 단순히 표현하면 ‘방부제를 넣어 축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만든 휴지’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무의식적으로 물티슈를 뽑기 전에 잠깐만 주위를 둘러보세요. 종이 휴지, 손수건, 행주… 물티슈를 대체할 물건이 있나 찾아보는거죠. 쓱 뽑아 쓰고 버리는 편리함만 조금 양보한다면 ‘물티슈 제로 라이프’, 의외로 어렵지 않을 겁니다.

‘환경이 중요한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매일 들어도 헷갈리는 환경 이슈, 지구를 지키는 착한 소비 노하우를 [에코노트]에서 풀어드립니다. 환경과 관련된 생활 속 궁금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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