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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무더기 떨어지는 겨울 밤 창가에서 본문

😀 Ador 빈서재

별무더기 떨어지는 겨울 밤 창가에서

Ador38 2012. 3. 1. 14:03







별무더기 떨어지는 겨울 밤 창가에서
 
시인은 밤하늘을 사랑합니다
시인은 겨울의 밤하늘을 사랑합니다
양심을 먹여 살리는 엄숙한 그 무엇이 있다 믿기에
몰래 띄운 꿈과 희망이 아직은
파르스름히 떠있다 믿기에
날마다 별똥별들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가없이, 허공중에 지는 생명 앞에
너무도 
나약하게 지는 삶 앞에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어느새 시인은 노래도 잊어갑니다
살찌우던 양심도 조금씩 파먹고 있었습니다
가난 위에서도 초연하던 고통이 아파옵니다
드디어 시인은 자신을 세상에 내어놓았습니다
세상의 저울 위에 뉘었습니다
아무도 시인의 무게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모두, 냄새로 
먹이를 쫓아 몰려가는 광어들뿐입니다
양심이 만들어준 시인이었고
그래서 우리가
시인 아니었을 때 사랑하여 온
앞으로도 사랑하여야할 영혼은, 날마다 집을 나서면
하늘이 아닌
땅 위에서만 찾느라 어디서 무얼 하는지도 모릅니다
저울 위에 올려진 양심이 금붕어처럼 파닥입니다
드디어는 세상에서는 시인은 죽었습니다
그렇지만, 시인의 시는 믿어도 좋습니다
그러나, 시인의 삶은 믿지 마십시오 
그러나, 새벽에 
허기진 배를 양심으로 채운 시는 믿어도 좋습니다
봄이 오면, 부디
삼경도 넘은 겨울밤 창가를 지키다 꾸는 이 꿈 
산골 토담에도, 푸른 기와지붕에도 
파릇한 새싹, 많이 돋아났으면 좋겠습니다
2012.02. 방사선 치료중 며칠 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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