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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환자 가족 대처법] 가족과 대화·유대감 중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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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 환자 가족 대처법] 가족과 대화·유대감 중요

Ador38 2012. 10. 17. 16:16

▲ '긴 병 끝에 효자 없다'는 옛말이 있다. 병구완이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힘들다고만 할 게 아니다. 죽음으로 삶을 돌아볼 수도 있다. 사소한 집안일도 구성원끼리 나누고, 환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많이 주자.
 
남은 삶이 6개월이라 진단 받으면 말기 환자로 분류된다. 이들의 질병 마지막 과정에 접하는 신체적, 정신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의료 행위가 호스피스다. 호스피스 대상 환자 중 상당수는 암 환자다. 일부 전문가들은 항암 치료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호스피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말기 환자를 위해 가족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부산대병원 암센터 완화의료센터의 도움말로 가족들의 대처법을 알아봤다.

■ 시간을 나눠라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과의 유대감이다. 가족 또한 환자와의 적절한 교감이 중요하다. 요양원이나 간병인에게 맡겨 놓았다가 막상 환자가 떠나고 나면 후회하는 이들이 많다.

하루 일과표 작성해 책 읽기·목욕 등 도와주길
간병·경제적 부담은 가족 간 공평하게 나눠야
임종현상 등 잘 파악하고 의료진과 항상 협력을


환자와의 유대감을 높이려면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환자에게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손을 잡아 주고, 이야기를 들어 주고, 환자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도와준다. 가족들이 시간표를 짜서 환자가 되도록이면 혼자 있지 않도록 한다.

조금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하루 일과를 기록해 보자. 매일 아침 환자가 하고 싶은 일 목록을 만들어 가족이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다. 세수나 편지쓰기, 책 읽기, 영화 보기, 목욕 등의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가족이 곁에서 도와주는 것이다. 일지를 기록하면 가족이나 간병인이 해야 할 일을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가족 간에 공평하게 돌봐라

환자를 돌보려면 가족 구성원의 협력이 필요하다. 가족 구성원 중 한두 명에게만 부담이 몰리지 않도록 서로 배려해야 한다.

간병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허심탄회하게 상의한다. 경제적 부담은 어떻게 할 것인지, 누가 주 간병인이 될 것인지, 주 간병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밥과 반찬 준비, 집안 청소 등 살림은 어떻게 나눠서 할 것인지 등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간병 기간이 길어지면 가족 구성원 사이에 갈등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간병 부담을 공평하게 나누고 함께 대처해 나간다면, 가족의 애정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 고통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라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자체보다 남아 있는 시간 동안의 고통이다. 환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는 두려움과 근심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는 가족에게 짐이 되지 않을까,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것은 아닐까, 감정적으로 통제력을 상실하면 어떻게 하나, 죽음 이후 가족과 친구들은 어떻게 하나 등의 걱정을 많이 한다. 이런 생각과 감정을 털어놓으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자연스레 대화를 유도하기 어렵다면 가족 가계도를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 본다. 환자를 중심으로 3대의 가계도를 그린 후 각 구성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하도록 도와준다. 또 갈등이 있는 구성원이 있다면 화해 여부나 방식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 환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라

환자는 병이 깊어질수록 가족에게 점점 의존하게 되는데, 이때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이들이 많다. 말기 환자는 인간적 품위와 통제 능력을 상실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 사소한 것이라도 환자 스스로 결정하고, 가족들이 존중한다면 그런 상실감을 줄일 수 있다. 제한되고 어려움이 많은 상황 속에 처해 있기 때문에 '선택의 자유'가 큰 위안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을 편하게 하는 이불, 베개 등 생활 도구, 먹고 싶은 음식과 입고 싶은 옷, 목욕이나 치료 일정 등 작은 부분부터 환자의 의사를 존중한다. 또 장례식 절차, 제사 방식, 재산 분배 등 사후 벌어질 일에 대해서도 환자의 의견을 묻고,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각종 의료 행위에 대해 의사 결정도 미리 해 둔다. 적극적인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영양제 투여, 심폐소생술 등을 할 것인지를 정한다. 이런 결정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상황 이전에 하면 혼란을 피할 수 있다. 사전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자는 생의 마지막을 두려움 없이 바라보기도 한다.

사전 의사결정은 기록으로 남겨 둔다. 결정은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설명을 듣고, 가족과 논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또 기록 후에도 환자의 상황에 따라 결정을 바꿀 수 있다.

■ 의료진과 협력하라

집에서 환자를 돌볼 때는 의료진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의식이 변하거나 처방된 진통제의 용량으로 통증이 완화되지 않을 때, 환자가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할 때는 즉시 의사나 간호사와 연락해야 한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기 어려워하거나 평소 통증이 느끼던 부위가 아닌 다른 부분에 심한 압박감이나 통증을 호소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환자가 심하게 우울해하거나 자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족들이 환자를 돌보는 것을 당황해하거나 슬퍼하거나 두려워할 때는 완화치료센터 등의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까?' 말기 환자 가족들이 처음 대면하는 고민이다. 환자의 심리적 충격 또는 치료 의지가 약해질 것을 우려해 알리기를 꺼리는 가족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산대병원 완화치료센터 김대숙 팀장은 "대부분의 암 환자는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원한다"며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하며 치료 방법 등을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도 병이나 진통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 가장 흔한 오해가 진통제의 복용법이다. 말기 암 환자의 경우 아플 때만 진통제를 먹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복용해 다음 진통을 예방한다. 진통제의 내성이 두려워 의사의 처방을 따르지 않으면 통증을 조절하기 힘들다.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약이나 다른 이들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전문적인 호스피스 교육도 늘고 있다. 사진은 동래여성인력개발센터의 호스피스 양성과정 수업 모습. 부산일보DB
말기 환자와 그 가족은 임종 현상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임종이 가까워지면 숨을 불규칙적으로 쉬거나, 손발이 차가워지고 식은땀을 흘린다. 또 피부색이 퍼렇게 변하기도 한다. 음식에 대한 관심을 잃고 묽은 음식조차 삼키기 힘들어한다.

임종 현상이 나타나면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도록 하고, 하고 싶은 말을 환자에게 한다. 환자에게도 하고 싶은 말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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