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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된 연매출 83조 롯데그룹, 분쟁 이후가 ‘진짜 위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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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된 연매출 83조 롯데그룹, 분쟁 이후가 ‘진짜 위기’

Ador38 2015. 8. 3. 22:24

 

‘구멍가게’된 연매출 83조 롯데그룹, 분쟁 이후가 ‘진짜 위기’

기사입력 2015-08-03 14:27:00 기사수정 2015-08-03 15:50:03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좌)과 신동빈(60) 회장. 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이 두 부자간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News1
© News1


롯데그룹이 70여년간 역사 가운데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그룹의 치부들이 속속 드러나면서 분쟁이 종결된 후에도 위기가 오래 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베일에 싸여 있는 기업 지배구조, 오너 마음대로 경영하는 독단적인 황제경영, 가족간에 자극적인 폭로까지 나오는 진흙탕 싸움 등 TV에서 나오는 막장 드라마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이번 상황으로 인해 롯데그룹의 부실한 위기관리 능력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연매출 83조원에 임직원 10만명, 80여개의 계열사를 갖고 있는 대기업 그룹 집단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눈꼴사나운 행태에 '구멍가게'라는 비아냥까지 나올 정도다.

◇베일에 싸인 지배구조…일본 기업인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특히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일본 롯데홀딩스 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구조는 일본 비상장 기업이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감춰져 있다.

한국 롯데의 사실상 지주사인 호텔롯데는 2013년 공모사채 발행을 추진했다가 금융당국이 한국을 비롯한 일본쪽의 지배구조 자료 제출을 요청하자 이를 취소하기도 했다. 그만큼 지배구조에 대해 공개를 꺼리는 것이다.

게다가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집단 중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곳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일가의 보유주식은 그룹 주식 전체의 2.41%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얽히고 설킨 순환출자를 통해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아울러 이번 분쟁을 통해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것은 일본 롯데임이 부각되고, 오너가 역시 일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들 사이에 '롯데=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었다.

국민들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어를 거의 못한다는 점, 신격호 총괄회장 역시 녹취 파일에서는 일본어로 대화하고 있다는 점,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는 일본 주주들이 쥐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일본 기업의 일", "신동빈 회장 귀국이 아니라 방한"이라고 비꼬고 있다.

◇"A, B 잘라라"…독단적인 밀실 황제경영

이런 상황에서 밀실 황제식 경영의 문제점도 그대로 드러났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요 임직원 10여명을 갑자기 불러 모아 손가락으로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이름을 가리키며 해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롯데그룹에도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을 해임하라는 지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등기임원이사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절차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 같은 신 총괄회장의 구두지시는 법적 절차와는 관계없이 그동안 롯데그룹의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관행을 보여준 것이다.

이는 수많은 롯데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가 얼마 되지 않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일본 롯데그룹 계열사 37곳 중 상장사는 하나도 없다. 한국 롯데그룹은 그나마 9개 회사가 상장해 있지만 그룹규모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다. 오너,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기업공개를 싫어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롯데 계열사는 기업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힘든 곳으로 꼽힌다"며 "자료, 특히 지배구조 관련 자료를 요청하면 '차라리 보고서를 안 쓰면 안되겠냐'는 답이 돌아올 정도"라고 말했다.

◇신동주 공세에 롯데그룹 어설픈 대응, 위기 키워

이번 분쟁에서 롯데그룹의 어설픈 위기 관리 능력도 입에 오르고 있다. 앞뒤 안맞는 해명, 불확실한 정보 등으로 의혹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우선 신격호 총괄회장의 건강에 대해 롯데그룹의 입장은 시시각각 바뀌었다. 분쟁이 일어나기 직전까지만 해도 롯데그룹은 몇몇 언론사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찾아 다니며 일일이 주요사안을 챙길 정도로 건강하다는 '언론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27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한 직후에는 "고령으로 불편한 총괄회장을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이 압박했다"는 식으로 해명했다. 즉 아들에게 휘둘릴 정도로 건강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서, 육성, 영상 등이 공개되면서는 대놓고 '판단력이 흐려진' 총괄회장 대신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꾸민 일이라고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스스로 판단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신동빈 회장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롯데그룹이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은 어쨌든 문서, 영상 등의 증거를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반면 롯데그룹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해명 등을 내놓으면서 '신동주 전 부회장의 말이 맞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그룹의 창업주이자 아직 일선에서 물러나지도 않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행보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은 한국 롯데그룹과 관련이 없는 인사이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은 한국 롯데에서 엄연히 총괄회장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으로 가서 신동빈 회장 등을 해임하려 했음에도 그룹에서는 전혀 몰랐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 그룹 대외협력 담당자는 "위기가 터지면 감추려고 하는 것보다 언론 등에 솔직히 말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경우가 많았다"며 "무엇보다 지금까지 롯데 분쟁을 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보다 능숙하게 상황을 이끌어 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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