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9.05 03:00 | 수정 : 2016.09.05 08:40
입력 : 2016.09.05 03:00 | 수정 : 2016.09.05 08:40
[수사 받는 투자자문사 대표 '청담동 주식부자'… 왜?]
- "3000명 1000억원대 피해" 주장
"테슬라 국내 총판권 따오겠다" "상장하면 1000배 수익 대박"
1년 가입비 1000만원 유료회원 "추천받아 샀는데…" 반토막
- 두 얼굴의 사나이?
"웨이터서 수천억 자산가 됐다" 흙수저 성공 신화로 고객 끌어
SNS엔 외제차·고급빌라 사진
"적금이나 보험은 뭐하러 들어요? 당장 해약하고 대출해서라도 장외(場外) 주식 사세요. 저를 믿으시라고요."
서울에 사는 김모(43)씨는 지난해 한 인터넷 방송에서 '청담동 주식 부자'로 알려진 유사(類似) 투자자문사 대표 이희진(30)씨의 말을 듣고 솔깃했다. 이씨는 "이 주식은 상장만 하면 100배, 1000배 수익도 낼 수 있다. 투자했는데 가격이 내려가면 제가 2배로 환불해 드린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김씨는 고급 투자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입비로 1000만원가량을 내고 유료 회원이 됐다. 그러나 결과는 악몽 같았다. 대출을 받고 보험을 해약해 마련한 6억5000만원으로 이씨가 추천한 비상장(非上場) 주식을 샀는데, 거의 모든 종목에서 주가가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김씨는 "추천해주는 종목마다 손해를 봤는데도 이씨는 장기 보유하라고 하고, 새 돈을 가져와 다른 종목을 사라고 계속 부추겼다"며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돈을 되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는 나이트클럽 웨이터와 막노동을 전전하던 '흙수저'였지만, 주식 투자로 수천억대 자산가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증권가의 스타'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증권 관련 케이블방송에서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인기를 얻은 뒤 2014년 유사 투자자문사인 '미라클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유료 회원 수천 명을 상대로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사라고 권유해 왔다.
이씨는 자신의 SNS에 청담동 200평대 고급 빌라 내부 수영장 사진과 함께 부가티,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같은 수퍼카 앞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리면서 10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끌어모았다. 또 케이블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유명인 행세를 해왔다.
이씨가 SNS에 올린 '부가티 베이론' 차량은 가격이 30억여원에 달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이 차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 이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부가티 베이론의 후속 모델인 부가티 치론을 계약하러 일본으로 갔던 과정을 중계하기도 했다.
이씨의 '성공 신화'는 지난달 이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진정이 금융감독원에 잇따라 접수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와 SNS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면서 '이씨의 실상 알리기'에 나섰다.
피해자들은 "이씨가 법조계 로비 의혹과 도박 혐의 등으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가 구속된 뒤에도 '(장외 주식인)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계속 주식을 사들이라고 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로부터 국내 총판권을 따온다며 전기차 업체에 투자하라고 했다"
같은 피해 경험을 쏟아내고 있다. 피해자 모임 대표인 박모씨는 "지금껏 파악된 피해자만 3000명 정도에, 피해 규모는 1000억원대에 달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서울남부지검에 이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씨는 친동생과 함께 회사를 여러 곳 차리고 헐값에 미리 사들인 장외 주식을 회원들에게 추천한 뒤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씨의 회사·집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하고, 이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씨는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자, 회사 이사직을 사임하고 방송 활동도 중단했다. 이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서) 인터뷰를 자제하고 있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고급 투자 정보를 미리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가입비로 1000만원가량을 내고 유료 회원이 됐다. 그러나 결과는 악몽 같았다. 대출을 받고 보험을 해약해 마련한 6억5000만원으로 이씨가 추천한 비상장(非上場) 주식을 샀는데, 거의 모든 종목에서 주가가 반 토막이 났기 때문이다.
이씨의 '성공 신화'는 지난달 이씨에게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진정이 금융감독원에 잇따라 접수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피해자들은 인터넷 카페와 SNS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면서 '이씨의 실상 알리기'에 나섰다.
금감원은 지난달 17일 서울남부지검에 이씨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이씨는 친동생과 함께 회사를 여러 곳 차리고 헐값에 미리 사들인 장외 주식을 회원들에게 추천한 뒤 비싸게 팔아 차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이씨의 회사·집 등 10여곳을 압수 수색하고, 이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