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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값도 안돼.. 해외 쇼핑축제에 2兆 빠져나간다

Ador38 2017. 11. 26. 22:25

한국의 반값도 안돼.. 해외 쇼핑축제에 2兆 빠져나간다

김충령 기자 입력 2017.11.26. 18:52



지난 24일 오후 2시, 직장인 정민수(33)씨는 노트북을 켜고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제조업체의 홈페이지를 뒤졌다. 정씨의 눈이 멈춘 곳은 청소기 제조업체 다이슨 홈페이지.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청소기 'V6 HEPA'의 가격이 299.99달러(32만6000원)로 떨어지더니 다시 추가로 189.99달러(20만6500원)까지 내려왔다. 정씨는 바로 결제 버튼을 눌렀다. 이 제품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약 64만원. 정씨는 "배송비(약 4만원)가 추가돼도 한국에서 사는 것의 40%도 안 된다"고 했다.


◇한국서 10~30% 할인할 때 미국·중국서는 80~90% 할인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제' 등 해외 쇼핑 축제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는 동안, 한국인의 해외 직구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속적인 내수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은 이들에 필적할 쇼핑 축제를 정착시키지 못하고, 해외 유통업체들에 속절없이 돈을 내주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관 주도 쇼핑 축제'를 만들긴 했으나, 업체마다 할당하듯 이뤄지는 '억지 할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3년 10억4000만달러(1조1300억원)로 처음 10억달러를 돌파했던 한국인의 해외 직구액은 지난해 16억3400만달러로 3년 만에 57%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9억7400만달러어치를 직구했다. 블랙프라이데이·광군제 등 해외 쇼핑 축제가 하반기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올해 직구액은 사상 처음 20억달러(2조1730억원)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직구 급증은 파격적인 가격 덕분이다. 미국·중국 등의 제조·유통업체들은 쇼핑 축제 기간 제품값을 10분의 1까지도 내린다. 한 직구 대행업체 관계자는 "국내 유통업체도 파격적인 세일행사를 펼친다고 하지만, 막상 할인 폭은 30% 미만이고 대부분 한참 전에 만든 상품"이라며 "직구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미국·중국은 유통업체가 주도


한국에서 미국·중국 쇼핑 축제 때 같은 대규모 할인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대표 유통 채널인 백화점의 운영 구조 탓이 크다. 한국의 백화점은 제조업체의 물품을 사다가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체가 물건을 팔 공간을 빌려주는 일명 '특정매입' 구조로 운영된다.


 '내 물건'이 아니다 보니 할인을 하고 싶어도 한계가 있다.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해 블랙프라이데이 수요를 예측하고 준비하지만, '연중 소폭 할인'을 하는 한국 유통업체는 연말 대규모 할인 행사를 준비할 노하우도 없다.


제조업체도 적극적이지 않긴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중국 등 큰 시장과 달리 2~3개 업체가 과점(寡占)하는 업종이 많은 한국 시장에서 제조업체는 자신이 일부러 가격을 파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해외 쇼핑 축제를 벤치마킹해 2015년부터 9~10월 정부 주도 대규모 세일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체와 제조업체가 협력해 재고를 소진하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정부가 유통업체에 할당을 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할인을 요구하니 시즌이 한참 지난 이월상품을 중심으로 할인하니 소비자들이 만족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셜미디어(SNS)상에는 "인터넷 직구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관심을 가지는 행사", "정가 부풀려서 1년 내내 세일하면서 또 세일을 하냐"는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매시장의 국경이 사라진 상황에서 유통·제조업체가 합심해 폭발력 있는 할인 이벤트를 내놓지 못한다면 집토끼(국내 내수 소비)를 앉아서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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