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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채두봉(釵頭鳳) 본문

🌱 Ador 사색. 도서.

詩 채두봉(釵頭鳳)

Ador38 2019. 4. 24. 10:00

사람에겐 생노병사(生老病死)라는 네 가지의 육체적 고액이 있는바 거기에 다시 

네 가지의 정신적 고통을 더해 팔고(八苦)라고 한단다.

 

애별리고(愛別離苦) - 사랑하는 이와 헤어지는 괴로움

원증회고(怨憎會苦) - 미운 이와 함께 해야 하는 괴로움

구부득고(求不得苦) -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괴로움

오음성고(誤陰盛苦) - 머무르지 못하는 괴로움.

 

송대의 시인 육유는 20세 때 지혜롭고 시문에 능한데다가 얼굴까지 어여쁜 외사촌여동생 당완과 

결혼했다. 죽마고우로 자란 그들의 금슬은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자아낼 정도로 좋았다. 

하지만 육유의 어머니는 당완이 밖으로 나다니며 남자들과 학문을 토론하는 것을 싫어해 

틈만 나면 트집을 잡아 며느리를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후에는 아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이혼을 강요했다.

 

당완과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육유는 아내와 함께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으며, 

친척들과 친구들도 번갈아 타일렀지만 독한 어머니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효’와 ‘사랑’의 갈림길에서 육유는 결국 ‘효’를 택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통탄하며 

당완과 이 년 만에 헤어졌다. 그 후, 육유는 왕씨 성의 여자와 재혼하였고, 

당완도 조사정이란 남자에게 시집갔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 정은 오히려 점점 더해만 갔다. 

시간이 흘러 10년 후인 1155년의 어느 화창한 봄날, 

소흥(紹興) 근처의 심원(沈園)에 놀러간 육유는 우연히 당완과 조사정 부부를 만났다. 

둘의 눈이 허공에서 서로 마주치는 순간, 마음속 깊은 구석에 숨겼던 지난 기억들이 

다시 아련하게 떠올랐다.

 

희비가 교차된 짧은 해후를 마치고 조사정과 함께 떠나는 당완의 뒷모습을 보며 

육유는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서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갑자기 붓을 들어 벽면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유명한 <채두봉(釵頭鳳)>이란 사(詞)이다.

 

 

釵頭鳳(채두봉) 비녀머리의 봉황 陸游(육유 1125-1210)

紅酥手黃呻酒 그대는 부드러운 섬섬옥수로 나에게 황주를 부어주었지

滿城春色宮墻柳 성안에 넘친 봄빛 실버들로 늘어질 때

東風惡歡情薄 동풍이 사나워 인연이 깨졌으니

一懷愁緖 幾年離索 그리움과 한에 사무친 가슴 외로운 나날로 몇 해를 보냈던고

錯 錯 錯 아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여(어긋났어라)

春如舊人空瘦 봄은 예나 다름이 없건만 그대는 보람 없이 여위어만 가네

淚痕紅悒鮫靑透 연지 묻은 손수건 눈물에 젖고

桃花落閑池閣 복사꽃 떨어지고 연못의 누각은 한가하네

山盟雖在錦書難託 굳은 사랑의 맹세 변함없건만 정을 담은 글도 전하기 어렵구나

莫 莫 莫 아서아서 아서라

 

錯 錯 錯이나 莫 莫 莫그리고 아래 답시의 難 難 難과 瞞 瞞 瞞은 한가지의 뜻만이 아니므로 

기 적당히 해석하면 될 것인데 이청조의 심심멱멱냉냉청청과는 또 다른 맛 같다. 

하여간 육유의 절절한 마음을 담은 이 사는 곧바로 주위에 알려졌으며, 

이를 전해들은 당완이 눈물로 얼룩진 답사를 하였으니......

 

 

채두봉에 부쳐. 唐琓(당완)

世情惡人情薄. 세상살이 고달프고 인정도 삭막 합니다.

雨送黃昏花易落. 빗줄기 황혼역의 꽃잎을 쉬이 떨어 트리드니.

曉風乾 淚痕殘. 새벽 마른 바람이 불어와 눈물 자욱 남기네요.

欲箋心事獨語斜欄 그대에 전하고픈 마음 난간에 기대어 홀로 되뇌니.

難 難 難 ! 어려워 어려워 어려워라

人成個今非昨 서로가 헤어져 오늘은 어제가 아닌 것을

病魂常似秋千索 괴로운 마음은 언제나 시름은 끝이 없네,

角聲寒夜闌珊 뿔피리 소리 끓어지니 패옥소리 밤을 설치고 다니네.

怕人詢問咽淚裝歡 행여나 물어 볼까 두려워 눈물 화장 삼키고 기쁜 척 합니다.

瞞 瞞 瞞 ! 자꾸만 흐르는 눈물 감추고 또 감춥니다...!

 

당완은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려 시름시름 앓다가 이듬해에 죽고 말았으니 

겨우 30대 초반의 나이였다.

 

육유는 금나라를 물리치고 나라를 구하는데 정열을 바쳤는데 노인이 되어 다시 심원을 찾아 

많은 절창을 남기기도 했다. 일생에 걸쳐 무려 2만 여수의 시를 남겼다니...

失戀이 그 원동력 아니었을지.....

 

천년후의 만생이 덧붙인다.

 

...........

 

동영상

 

    제비꽃 작사 조동진 작곡 조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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